전 세계 반도체 기업과 연구소는 양산되고 있는 실리콘 반도체의 효율 향상에 한계를 느끼고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스핀 메모리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스핀 메모리의 작동원리에 대한 연구는 상당 부분 진전이 있었고 최근에는 적합한 소재를 찾기 위한 노력이 한창인데, 국내 연구진이 스핀 메모리의 소재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반데르발스 자성체의 정보저장 안정성이 다른 소재보다 10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 화제입니다.
- 스핀 메모리(spin memory)
전자의 스핀 특성을 이용한 차세대 메모리로써, 대표적으로 2018년 삼성전자에서 양산을 시작한 STT-M램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2개의 강자성체가 핵심 소재 구조로, 두 강자성체의 스핀 방향이 평행 정렬과 반평행 정렬일 때 각각 '0'과 '1'에 해당하는 정보를 갖게 됩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스핀융합연구단 최준우 박사팀이 반데르발스 자성체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안정성을 나타내는 '교환 바이어스' 특성이 일반 자성체보다 10배 이상 크고, 근본적으로 다른 물성을 가짐을 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교환 바이어스(Exchange Bias)란 인접한 반강자성체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강자성체의 스핀들이 특정한 방향으로 정렬됨을 선호하게 되는 성질을 말하는데요. 해당 연구는 'Nano Letters'에 게재됐습니다.
반데르발스 자성체 만의 자성 특성
반데르발스(van der Waals) 자성체란 물질의 층과 층 사이가 결합력이 약한 '반데르발스'결합으로 이뤄진 자성체로, 3차원의 입체 구조를 갖는 일반 물질과는 달리 층간 결합력이 약해 단일 원자층으로 쉽게 분리시킬 수 있어 평면 형태로도 만들 수 있어 2차원 물질이라고도 불립니다. 2017년에는 반데르발스 물질 중 외부의 자성을 유지하려는 특성인 강자성을 나타내는 물질들이 새로이 발견돼 이를 활용해 자성의 스핀 방향을 정보로 저장하는 차세대 스핀 반도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활발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반데르발스 자성체들은 철, 코발트 등의 기존 자성체와 비교해 원자층 단위로 분리된다는 구조적 특성 외에 눈에 띄게 다른 자성 특성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최준우 박사 연구팀은 대표적 반데르발스 자성체인 'Fe3GeTe2'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두께가 두꺼워 짐에 따라 교환 바이어스의 크기가 약해지는 기존 자성체들과는 달리 두께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며 그 교환 바이어스의 크기(정보저장 안정성)가 10배 이상 클 수 있음을 찾아냈습니다. 또한, 이러한 특이한 자성 특성이 반데르발스 물질이 갖는 내재적 성질인 약한 층간 상호작용 때문인 것을 밝혔습니다.
교환 바이어스는 2018년부터 양산되고 있는 차세대 스핀 메모리의 핵심 동작 원리로, 스핀 정보의 안정적인 저장에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는 큰 교환 바이어스를 갖는 반데르발스 자성체를 활용해 차세대 스핀 메모리의 정보 저장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KIST 최준우 박사는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향후 반데르발스 자성체와 다른 성질의 반데르발스 물질들의 접합구조를 활용해 우수한 성능을 가진 스핀 반도체 신소재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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