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 움직이는 블랙홀 발견
이리저리 움직이는 블랙홀 발견
  • 함예솔
  • 승인 2021.05.04 14:40
  • 조회수 14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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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도 우주에서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을까요?

초거대질량 블랙홀, 움직일 수 있을까? 출처: Wikimedia Commons
초거대질량 블랙홀, 움직일 수 있을까? 출처: Wikimedia Commons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강해 빛을 포함해 그 어떤 것도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블랙홀은 두 종류로 구분되는데요. 이는 질량에 따라 달라집니다. 별이 일생을 마치고 죽었을 때 만들어지는 '항성질량 블랙홀(stellar black hole)'은 태양 질량의 5~30배에 해당합니다. 반면 '초거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은 태양의 질량보다 10만 배~500억 배 무겁습니다. 

 

초거대질량 블랙홀은 대부분 은하 중심에 존재하는데요. 대표적으로 태양의 질량보다 430만 배 무거운 우리은하 중심의 궁수자리 A* 블랙홀과 그것보다 천 배 정도 무거운 M87 중심의 블랙홀이 있습니다. 참고로 M87의 블랙홀은 지난 4월 과학자들을 통해 그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는데요. M87 블랙홀 영상은 전 세계의 전파망원경을 하나로 묶어 지구 크기의 망원경 성능을 내도록 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EHT)'을 통해 얻을 수 있었습니다.

EHT 국제 공동 연구팀이 공개한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의 편광 영상.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EHT 국제 공동 연구팀이 공개한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의 편광 영상.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초거대질량 블랙홀이 우주를 이리저리 돌아다닐 수 있다고 이론을 세웠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움직이는 블랙홀을 포착해내는 건 어렵다고 입증된 바 있었습니다. 그런데 '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Center for Astrophysics Harvard & Smithsonian)에서는 지금까지 중에 초거대질량 블랙홀이 움직이는 가장 명확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천체물리학 센터의 천문학자 도미닉 페스(Dominic Pesce)는 “우리는 대부분 초거대질량 블랙홀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보통 그곳에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합니다. 이어 “이 블랙홀들은 너무 무거워서 움직이는 것이 어렵다”며 “볼링공을 차는 것이 축구공을 차는 것보다 얼마나 더 어려운지 생각해보아라”며 “이 경우 볼링공은 우리 태양의 수 백 만배 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상당히 강한 발차기가 필요할 것이다”라고 설명합니다. 

 

페스와 그의 동료들은 초거대질량 블랙홀과 은하의 속도를 비교하며 5년 간 이 희귀한 현상을 관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하는데요. 그는 “우리는 블랙홀의 속도는 그들이 속해있는 은하의 속도와 같을까?;라고 물었다”며 “우리는 은하와 블랙홀이 같은 속도를 가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만약 그렇지 않다면 블랙홀이 교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연구진은 연구를 위해 처음에 10개의 멀리 떨어진 은하와 그 중심부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을 조사했습니다. 그들은 특히 블랙홀을 향해 안쪽으로 회전하는 나선형 구조인, 그들의 응축원반(accretion disks) 내에 물을 포함한 블랙홀을 연구했는데요. 물이 블랙홀 주위를 공전할 때 그것은 메이저(maser)라 알려진 레이저 같은 전파를 만들어냅니다. 참고로 메이저는 레이저와 마찬가지로 입자수 뒤바뀜과(population inversion)과 자극 방출(stimulated emission)을 이용해서 생성된 마이크로파 영역의 빛을 말합니다.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ry, VLBI)라고 알려진 기술을 사용해 무선 안테나 결합 네트워크로 연구할 때 메이저는 블랙홀의 속도를 매우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기술은 연구팀이 10개의 초거대질량 블랙홀 중 9개가 정지해 있다고 판단하는데 도움을 줬지만, 한 개는 눈에 띄었는데요.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은하 J0437+2456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은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Sloan Digital Sky Survey (SDSS)
은하 J0437+2456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은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Sloan Digital Sky Survey (SDSS)

지구에서 2억 3천만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블랙홀은 J0437+2456라는 은하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질량은 태양의 약 3백만 배에 달합니다. 

 

하지만, 블랙홀의 움직임에 대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연구팀은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했던 미국국립전파천문대(National Radio Astronomy Observatory) 전파천문학자인 짐 콘돈(Jim Condon)은 “우리는 두 개의 초거대질량블랙홀이 병합(merging)의 여파를 관찰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며 “이러한 병합의 결과로 인해 신생 블랙홀이 반동할 수도 있고 우리는 블랙홀이 반동하거나 다시 정착되는 동안 지켜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블랙홀 쌍성계의 병합을 묘사한 그림. 출처:  LIGO/A. Simonnet.
블랙홀 쌍성계의 병합을 묘사한 그림. 출처: LIGO/A. Simonnet.

하지만 또 다른 흥미로운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블랙홀은 쌍성계(binary system)의 일부일 수도 있습니다. 페스는 “정말 풍부하게 존재해야 한다는 모든 기대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쌍성계 초거대질량블랙홀의 명확한 사례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가 은하 J0437+2456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그러한 쌍성계에 있는 블랙홀 중 하나이며 나머지 블랙홀은 메이저 방출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전파 관측으로부터 숨어져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특이한 움직임의 진짜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관찰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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