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공성 물질(MOF) 변형기술 개발..“금값” 팔라듐 재활용 길 열려
다공성 물질(MOF) 변형기술 개발..“금값” 팔라듐 재활용 길 열려
  • 함예솔
  • 승인 2021.04.22 09:11
  • 조회수 157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보다 비싼 팔라듐 등과 같은 고가의 촉매 소재를 재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고가의 소재를 여러 번 사용할 수 있어 공정비용을 절감하고, 한정된 귀금속 광물자원 소모를 줄일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UNIST 화학과 나명수 교수·백승빈 연구교수·충북대 화학과 김민 교수 공동 연구팀은 금속-유기물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 MOF)를 변형하는 합성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골격체 구조를 의도적으로 끊어 새로운 금속 이온을 끼워 넣는 기술입니다. 이 합성 기술로 팔라듐이나 코발트 금속 등을 MOF에 끼워 넣으면 재활용 가능한 촉매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앙게반테케미(Angewandte Chemie) 표지 그림. 출처: UNIST
앙게반테케미(Angewandte Chemie) 표지 그림. 출처: UNIST

이 기술로 합성된 팔라듐 촉매는 5번 이상 재사용을 해도 유사한 성능을 유지했습니다. 팔라듐은 의약품, 화장품과 같은 고부가가치 화합물 합성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촉매물질인데, 차량용 배기가스 감축 촉매 수요가 늘면서 최근 가격이 금값의 1.5배로 폭등한 귀금속입니다.

 

고활성 금속 넣어 재활용 가능한 촉매로 쓴다


연구진이 변형한 MOF는 MOF-74다. MOF는 금속과 유기물이 결합해 다공성 구조 골격을 이루는 물질입니다. 구멍이 많아 촉매 지지체나 가스 저장 소재로 주목받는다. MOF-74는 MOF 중 합성이 쉽고 매우 안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 물질 골격구조에 고활성 촉매 금속인 백금이나 팔라듐을 끼워 넣는 변형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었습니다.

 
연구팀은 금속과 유기물 분자 간의 화학결합이 끊긴 '결함 구조'를 인위적으로 만든 뒤 절단 부위에 아민 작용기(-NH2)를 붙이는 방식을 썼습니다. 참고로 작용기(functional group)란 유기물에 특정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원자 그룹을 말합니다. 

 

결함을 유도하는 동시에 아민 작용기를 포함하는 유기리간드를 첨가해 이러한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절단 부위의 작용기를 추가적으로 변형하면 작용기에 팔라듐이나 코발트, 구리 금속 이온을 붙이는 게 가능합니다. 유기물의 양 끝에 금속 이온이 붙어 있는데 그 중 한쪽만 결합이 끊어져 입체 구조는 유지됩니다.

결함자리를 가진 DEMOF-I (또는 DEMOF-II) 합성 및 기능화 전략
결함자리를 가진 DEMOF-I (또는 DEMOF-II) 합성 및 기능화 전략. 출처: UNIST

팔라듐이 끼워진 MOF-74는 스즈키-미야우라 반응의 촉매로써 70~99 %의 효율을 보였습니다. 스즈키-미야우라 반응은 의약품 제조 등 고부가가치 화합물 제조에 널리 쓰이는 화학반응으로 팔라듐 촉매를 씁니다. 일반적인 팔라듐 촉매는 재사용이 불가능(균일촉매)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MOF-74 촉매(불균일촉매)는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실험 결과 5번을 재사용한 뒤도 유사한 성능을 유지했습니다. 

  • 스즈키-미야우라 반응

유기붕소 화합물과 유기할로젠 화합물을 탄소-탄소 교차 짝지움 (cross coupling)을 통해 효율적으로 결합시키는 반응입니다. 방향족 화합물의 합성법으로서 자주 이용되는 반응 중의 하나인데요. 이 연구의 성과로 일본 화학자인 스즈키 아키라가 201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습니다. 

  • 불균일 촉매

반응물, 생성물과 섞이지 않으며 불균일 혼합물을 이루는 촉매화학반응 후 생성물과 촉매의 상(주로 고체)이 달라 촉매를 쉽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분리된 촉매를 재생 후 재사용합니다. 

나명수 교수. 출처: UNIST
나명수 교수. 출처: UNIST

 

나명수 교수는 "구조 내 결함을 유도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MOF 내 작용기를 원하는 데로 집어넣어 추가적 기능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크다"며 "제조기술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치솟고 있는 팔라듐 귀금속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 제조기술로써도 가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재웅 연구원(제1저자)와 백승빈 연구교수(공동교신저자). 출처: UNIST
임재웅 연구원(제1저자)와 백승빈 연구교수(공동교신저자). 출처: UNIST

이번 연구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화학분야 권위학술지인 앙게반테케미(Angew. Chem. Int. Ed.) 표지논문(Front Cover)으로도 선정돼 4월 19일 온라인 공개됐습니다.


##참고자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남도 보령시 큰오랏3길
  • 법인명 : 이웃집과학자 주식회사
  • 제호 : 이웃집과학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병진
  • 등록번호 : 보령 바 00002
  • 등록일 : 2016-02-12
  • 발행일 : 2016-02-12
  • 발행인 : 김정환
  • 편집인 : 정병진
  • 이웃집과학자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6-2024 이웃집과학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ontact@scientist.town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