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자연계 효소 원리를 이용한 신개념 산업용 촉매 개발
KAIST, 자연계 효소 원리를 이용한 신개념 산업용 촉매 개발
  • 이웃집과학자
  • 승인 2021.06.09 16:10
  • 조회수 2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 연구팀이 자연계 효소와 같이 원하는 반응물만 선택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신개념의 고성능 산업 촉매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습니다.

 

촉매는 기초 유분 생산에서부터 다양한 화학 제품 제조까지 대부분의 석유화학 공정에서 사용되는 물질로 공정의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높이기 위해서 원하는 생성물만 만들어지는 높은 선택성을 갖는 촉매 개발이 필수적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촉매 중 가장 높은 선택성을 보이는 촉매는 효소입니다. 효소는 천연 고분자인 단백질이 반응이 일어나는 활성점을 3차원적으로 둘러싸고 있는 구조를 갖는데, 단백질의 구조 및 활성점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특정 반응물만 선택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조절해 높은 선택성을 갖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효소의 단백질과 유사한 고분자를 이용해 금속 활성점과의 상호작용을 조절한 새로운 개념의 촉매 설계 방법을 제시했는데요.

 

고분자는 일정 단위체의 반복적인 화학 결합을 통해 만들어지는 높은 분자량의 거대분자이며 합성에 사용한 단위체에 따라 고분자의 작용기를 쉽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금속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작용기를 포함한 고분자를 합성하고 팔라듐 금속 입자를 포함한 촉매를 만들었습니다. 금속과 강하게 상호작용을 하는 고분자는 효소와 같이 금속 주위를 고분자가 3차원적으로 둘러싸는 형태를 보이는 한편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고분자는 금속을 둘러싸지 못하고 금속 표면이 노출된 형태가 됐습니다. 

그림 1. 금속-고분자 상호작용에 따른 아세틸렌 및 에틸렌 수소화 반응 모식도강한 금속-고분자 상호작용 촉매에서는 고분자 막이 에틸렌의 접근은 막으면서 아세틸렌은 접근할 수 있도록 하지만 약한 금속-고분자 상호작용 촉매에서는 에틸렌과 아세틸렌 모두 금속에 접근할 수 있다.
그림 1. 금속-고분자 상호작용에 따른 아세틸렌 및 에틸렌 수소화 반응 모식도강한 금속-고분자 상호작용 촉매에서는 고분자 막이 에틸렌의 접근은 막으면서 아세틸렌은 접근할 수 있도록 하지만 약한 금속-고분자 상호작용 촉매에서는 에틸렌과 아세틸렌 모두 금속에 접근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렇게 합성된 촉매를 이용해 석유화학의 에틸렌 생산 공정에서 매우 중요한 아세틸렌 부분 수소화 반응에 적용했는데요. 에틸렌은 플라스틱, 비닐, 접착제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이용하는 기본 핵심 원료이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나프타를 분해하여 생산합니다. 

 

나프타분해시설에서 생산되는 에틸렌에는 불순물인 미량의 아세틸렌이 함께 포함돼 있는데, 이 아세틸렌이 화학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촉매에 치명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소화 반응을 통해 제거해 주는 공정이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이 공정에서 핵심은 99% 이상의 에틸렌은 소모하지 않으면서 1% 미만의 아세틸렌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것입니다.

 

연구진이 개발한 신규 촉매를 이 공정에 적용한 결과, 강하게 상호작용해 3차원 구조를 형성한 촉매는 고분자가 아세틸렌에만 접근해 높은 선택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약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고분자가 금속 표면을 덮지 못한 촉매에서는 아세틸렌과 에틸렌에 모두 접근해 낮은 선택도를 보였습니다.

그림 2. 금속-고분자 상호작용에 따른 에틸렌 선택도금속-고분자 상호작용이 강한 촉매일수록 금속 표면에 생성된 고분자 막이 아세틸렌만 선택적으로 금속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므로 높은 에틸렌 선택도를 보인다.
그림 2. 금속-고분자 상호작용에 따른 에틸렌 선택도금속-고분자 상호작용이 강한 촉매일수록 금속 표면에 생성된 고분자 막이 아세틸렌만 선택적으로 금속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므로 높은 에틸렌 선택도를 보인다.

또한 강하게 상호작용을 하는 고분자일수록 비활성화를 일으키는 탄소 침적물인 코크의 생성을 차단하고 금속 입자의 뭉침 현상을 억제해 장기간 반응에서도 높은 활성과 선택도를 유지했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최민기 교수는 "자연계 효소의 원리를 모방해 고분자와 금속 사이의 상호작용을 조절하고 원하는 반응물만 선택적으로 전환할 수 있으면서도 매우 우수한 안정성을 가지는 촉매 설계 방법은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가 없던 새로운 개념이다ˮ라며, "향후 높은 선택도가 필요한 다양한 화학반응에 폭넓게 응용 및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ˮ라고 전했습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현경림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에 지난 5월 17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습니다. (논문명: Tailoring a Dynamic Metal-Polymer Interaction to Improve Catalyst Selectivity and Longevity in Hydrogenation),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LG화학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습니다.

 

□ 연구개요

 

  1. 연구 배경

촉매는 화학반응의 활성화 에너지를 낮추어, 촉매 표면에 흡착된 반응물을 생성물로 빠르게 전환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물질로 정유, 화학산업의 다양한 공정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화학반응 경로 중 반응물을 선택적으로 원하는 생성물로 전환시키는 고선택성 촉매를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석유화학 산업에서 이용되는 화학 촉매들은 알루미나, 실리카, 제올라이트와 같이 딱딱한 무기물 표면에 금속을 올린 구조이다. 이러한 무기물은 열화학적 안정성이 높아 다양한 반응 조건에서도 촉매가 안정하게 이용될 수 있지만 촉매의 선택도를 높이기 위한 섬세한 조절이 불가능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촉매 중 가장 효율이 좋은 촉매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효소이다. 효소는 반응물을 전환하는 활성점을 천연 고분자인 단백질이 3차원적으로 둘러싼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 단백질의 구조에 따라 오직 원하는 반응물만이 활성점에 접근하여 생성물로 전환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효소의 원리와 같이 금속과의 상호작용을 조절할 수 있는 고분자를 이용하여 원하는 반응물만 선택적으로 반응시킬 수 있으면서도 높은 장기 안정성을 보이는 금속 촉매를 개발하였다.

 

2. 연구 내용

고분자는 일정 단위체의 반복적인 화학 결합을 통해 만들어지는 높은 분자량의 거대분자이며 합성에 사용한 단위체에 따라 고분자의 구조나 작용기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본 연구팀은 이러한 고분자의 특성을 이용하여 금속과 상호작용력이 다른 작용기를 갖는 고분자를 합성하고 팔라듐 입자를 담지한 촉매를 만들었다. 팔라듐 금속과 강하게 상호작용을 하는 고분자는 금속 표면 위를 덮으면서 3차원적인 구조를 형성하였고,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고분자에서는 표면을 덮지 못하여 노출된 구조를 보였다. 이렇게 합성된 촉매를 이용하여 석유화학의 에틸렌 생산 공정에서 매우 중요한 아세틸렌 부분 수소화 반응에 적용하였다. 아세틸렌 부분 수소화 반응은 에틸렌에 포함되어 있는 미량의 불순물인 아세틸렌을 수소화하여 에틸렌의 수율을 높이고 이후 에틸렌의 중합 공정에 사용되는 촉매를 보호하는 중요한 공정이다. 이 반응에서 핵심은 과량으로 존재하는 에틸렌의 수소화 반응은 억제하면서 아세틸렌만을 선택적으로 수소화하는 것이다. 금속과 강하게 상호작용하여 3차원 구조를 만든 촉매의 경우 고분자가 아세틸렌만 금속 표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 높은 선택도를 보이는 반면, 약하게 상호작용하여 표면이 드러난 촉매에서는 아세틸렌과 에틸렌 모두 표면에 접근하여 반응하기 때문에 낮은 선택도를 보였다. 또한 강하게 상호작용을 하는 촉매일수록 비활성화를 일으키는 코크 생성이나 소결 현상이 억제되어 장기 안정성도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3. 기대 효과

본 연구는 자연계의 효소가 높은 선택도를 나타내는 원리를 이용하여 원하는 반응물만 선택적으로 전환할 수 있으면서도 매우 우수한 안정성을 가지는 금속 촉매 설계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는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가 없던 새로운 개념으로, 향후 높은 선택도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화학반응에 폭넓게 응용 및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남도 보령시 큰오랏3길
  • 법인명 : 이웃집과학자 주식회사
  • 제호 : 이웃집과학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병진
  • 등록번호 : 보령 바 00002
  • 등록일 : 2016-02-12
  • 발행일 : 2016-02-12
  • 발행인 : 김정환
  • 편집인 : 정병진
  • 이웃집과학자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6-2024 이웃집과학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ontact@scientist.town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