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키는 우주방위대 (中)
지구를 지키는 우주방위대 (中)
  • 김명진 | 우주위험감시센터
  • 승인 2021.07.08 23:50
  • 조회수 7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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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말에 열렸던 2021년 행성방위학회(글 참고 :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지킬 수 있을까?)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소행성의 위협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지구 근처 공간에 존재하는 소행성을 찾아내고 추적해서 궤도를 파악하고 물리적 특성을 규명하는 일이다. 1998년부터 시작된 우주방위(Spaceguard) 프로젝트, 즉 1km 보다 큰 근지구소행성의 90% 이상을 발견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한 것은 바로 NEOO라고 불리는 NASA에서 주관하는 근지구천체 관측프로그램(NEOO: Near-Earth Object Observations Program)1)이다.

 

NEOO 프로그램의 다음 목표는 분명하다. 바로 확장된 우주방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다. 미의회는 지난 2005년 향후 15년 이내에 140미터 급 근지구소행성의 90% 이상을 발견하는 새로운 우주방위 목표를 세웠다2). NASA NEOO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는 근지구소행성 탐사 프로젝트 중 가장 뛰어난 발견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CSS(Catalina Sky Survey: 카탈리나 전천탐사)와 Pan-STARRS(Panoramic Survey Telescope and Rapid Response System)다. 이 2개의 탐사 프로젝트에서 발견되는 근지구소행성의 개수는 전체 발견되는 개수 중 90%(2020년 기준3))가 넘을 정도로 탁월한 성능을 자랑한다. 아래 그림은 2021년 7월 2일까지 발견된 근지구소행성의 각 관측 프로그램별 발견 현황이다. 초록색으로 표시된 CSS와 보라색으로 표시된 Pan-STARRS가 근지구소행성 발견의 대부분을 기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 근지구소행성의 관측 프로그램별 발견 현황. 출처: NASA/JPL
그림 1. 근지구소행성의 관측 프로그램별 발견 현황. 출처: NASA/JPL

CSS는 NASA의 재정지원으로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달 및 행성 연구소(LPL: Lunar and Planetary Lab)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3대의 망원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1998년 미국 애리조나 카탈리나 산맥 비글로우(Bigelow) 산에 위치한 0.7미터 슈미트 망원경으로 처음 근지구소행성 탐사를 시작하였으며4) 2021년 7월 현재까지 발견한 근지구소행성은 모두 12,375개에 달한다. 이는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전체 근지구소행성 중 47%가 넘는 비율이다. 또한 300개가 넘는 혜성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현재 CSS 프로그램은 탐사 전용 망원경이 2대, 추적 전용 망원경 1대로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카탈리나 산맥의 가장 높은 레몬(Lemmon)산 천문대에 위치한 1.5미터 망원경(국제소행성 센터 관측소 코드 G96)은 CSS의 주요 탐사 장비로 사용되고 있다. 1억 천만 화소(10,560 × 10,560)가 넘는 CCD를 사용하여 5평방도의 넓은 시야를 이용하여 하룻밤에 약 1,000 평방도에 달하는 하늘의 영역을 관측한다. 30초 노출의 한계 등급은 약 21.5등급으로 보름달 기간 4-5일을 제외한 매일밤 운영된다.

그림 2. CSS의 1.5미터 망원경. 출처: CSS 홈페이지
그림 2. CSS의 1.5미터 망원경. 출처: CSS 홈페이지

또다른 레몬산천문대에 설치된 1미터 망원경(국제소행성 센터 관측소 코드 I52)은 추적 전용 망원경이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2014년부터 운영되기 시작하였으며 0.3 평방도를 갖는 2K × 2K CCD 카메라를 이용하여 주로 기 발견된 근지구소행성의 추적 관측을 실시한다. 한계 등급은 약 22등급이며 평균적으로 하룻밤에 약 40-80개의 근지구천체에 대한 후속관측이 진행된다. 이 망원경은 애리조나 대학 캠퍼스에서 원격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림 3. CSS의 1미터 망원경. 출처: CSS 홈페이지
그림 3. CSS의 1미터 망원경. 출처: CSS 홈페이지

레몬산 천문대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비글로우(Bigelow)산 천문대에는 최초 CSS 프로그램이 시작할 때부터 활용되고 있는 0.7미터 슈미트 망원경(국제소행성 센터 관측소 코드 703)이 있다. 여기에는 1.5미터 망원경에 설치된 것과 동일한 1억 첫만 화소(10,560 x 10,560)의 CCD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다. 하지만 초점비 f/1.8의 슈미트망원경이므로 19.4평방도의 매우 넓은 시야를 가지고 하룻밤에 약 4,000평방도의 영역에 대한 탐사 관측을 수행한다. 30초 노출 영상의 한계등급은 약 19.5등급이다.

그림 4. CSS의 0.7미터 망원경. 출처: CSS 홈페이지
그림 4. CSS의 0.7미터 망원경. 출처: CSS 홈페이지

한 편, Pan-STARRS(Panoramic Survey Telescope and Rapid Response System) 프로젝트는 하와이 마우이섬 할레아칼라(Haleakalā)산 정상에 위치한 2대의 1.8미터 망원경으로 구성되어 있다5). Pan-STARRS1이라고 불리우는 첫 번째 망원경(국제소행성 센터 관측소 코드 F51)은 2006년 6월 첫 관측(first light)을 시작하였으나 가동 초기에 여러 가지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2010년 5월에서야 정상 운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첫 번째 그림인 년도별 근지구소행성의 관측 프로그램별 발견 현황에서도 Pan-STARRS 프로젝트에 의한 발견은 2010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을 알 수 있다. 2021년 7월 현재까지 발견한 근지구소행성은 모두 7,137개인데, 이는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전체 근지구소행성 중 27%에 달하는 비율이다. 특히 CSS 망원경보다 큰 구경 덕분에 CSS의 한계 등급보다 1등급 어두운 천체까지 발견이 가능하다.

그림 5. Pan-STARRS 망원경. 출처: Pan-STARRS 홈페이지
그림 5. Pan-STARRS 망원경. 출처: Pan-STARRS 홈페이지

Pan-STARRS 탐사 프로젝트의 두 번째 망원경인 Pan-STARRS2(국제소행성 센터 관측소 코드 F52)는 2013년 첫 관측을 시작했으며 2014년도부터 정상 운영 중이다. 하와이 마우이섬 할레아칼라산 정상의 Pan-STARRS1 망원경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으며 두 개의 관측 시설은 전력, 냉각시스템, 네트워크 등을 공유한다. Pan-STARRS 망원경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세계 최대 면적의 카메라 시스템이다. GPC(GigaPixel Camera)라고 불리는 이 카메라는 미국 MIT 링컨 연구소(Lincoln Laboratory)에서 개발하였다. 600x600 픽셀을 갖는 CCD 칩을 8x8 형태로 배열하여 무려 14억 화소(Pan-STARRS2 카메라는 15억 화소6))를 자랑하며 시야는 약 7평방도다.

그림 6. Pan-STARRS 프로젝트 카메라 시야. 출처: Kaiser 외 (2010)
그림 6. Pan-STARRS 프로젝트 카메라 시야. 출처: Kaiser 외 (2010)

Pan-STARRS 프로젝트를 통하여 관측한 데이터는 2번 공개(2016년 12월 첫 번째 데이터 출시, 2019년 1월 두 번째 데이터 출시7))되었는데 2019년 1월 28일 공개된 두 번째 데이터의 크기는 1.6페타바이트로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천문학 데이터다. Pan-STARRS 프로젝트의 전천 탐사를 통하여 근지구소행성 뿐만 아니라 혜성, 소행성대 소행성, 목성형 트로이 소행성군, 태양계 외곽천체 등의 발견개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8). 뿐만 아니라 기존의 소행성 탐사 프로그램들이 가지고 있던 관측 편향성(bias)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즉 궤도 경사각이 작은 천체들과 근일점 거리가 짧은 혜성들이 더 많이 발견된다는 점을 개선하였고, 이는 태양계 역학연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2017년 최초의 인터스텔라(interstellar) 천체인 오무아무아(1I/2017 U1 'Oumuamua)가 Pan-STARRS1 망원경에 의해 2017년 10월 19일에 발견되기도 하였다.


한국천문연구원 김명진 박사.
한국천문연구원 김명진 박사.

 

글: 김명진(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이학 박사)

現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선임연구원
前 한국천문연구원 행성과학그룹 박사후연구원

 


 1) 근지구천체 관측프로그램

 2) Public Law No: 109-155 (12/30/2005)

 3) 2020년 발견된 근지구소행성은 모두 2,958개. 이 중 CSS에서 1,547개, Pan-STARRS에서 1,154개를 발견함. 이 두 개의 탐사 프로젝트를 통해서 발견된 근지구소행성은 전체 발견된 것 중 91.3%에 해당함

 4) 1998년 스티브 라슨(Steve Larson) 박사는 그 때 당시 학부생이었던 팀 스파(Tim Spahr)와 칼 헤르젠로더(Carl Hergenrother)와 함께 0.7미터 슈미트 망원경과 사진건판을 이용하여 소행성 탐사 관측을 처음 시작함. CSS의 전신인 이 때 이름은 비글로우 전천탐사 프로그램(Bigelow Sky Survey). 출처 : https://catalina.lpl.arizona.edu/about/history

5)  최초 Pan-STARRS 프로젝트의 목표는 4대의 1.8미터 망원경을 건설하는 것이었으나 예산 등의 문제로 현재는 2대만 가동 중임

6) Pan-STARRS2 카메라는 외곽부가 다소 개선되었음. 출처 : https://amostech.com/TechnicalPapers/2018/Featured-Presentations/Chambers.pdf

7) Pan-STARRS 프로젝트 데이터 공개

8) 2021년 7월 현재까지 발견한 소행성 전체 개수는 모두 353,855개. 이 중에서 PS1이 344,687개를 PS2가 9,168를 발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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