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음극 2.6배 늘리는 신개념 공정으로 차세대 음극소재 상용화 성큼
배터리 음극 2.6배 늘리는 신개념 공정으로 차세대 음극소재 상용화 성큼
  • 이웃집과학자
  • 승인 2021.07.15 12:00
  • 조회수 8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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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용하는 전자기기의 배터리를 완충하면 100%로 표시되지만 이는 이론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중 10~30% 정도가 사라져 있는 수치입니다. 이는 배터리의 생산 및 안정화 공정에서 첫 충전시 리튬이온의 일정량이 영구적으로 손실되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리튬의 초기 손실만 막아내더라도 전기차의 주행거리나 스마트폰의 사용 시간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이민아 박사, 에너지소재연구센터 홍지현 박사,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정향수 박사 공동연구팀이 리튬 배터리의 흑연-실리콘 복합음극 제작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전처리 용액을 개발해 실리콘 함량을 50% 이상으로 늘림으로써 기존 대비 2.6배 이상의 용량을 갖는 음극 소재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상용화된 리튬 배터리는 대부분 음극 소재로 흑연을 사용하고 있는데, 실리콘은 흑연보다 에너지 저장능력이 5~10배 높아 차세대 음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리콘은 흑연에 비해 3배가량 많은 양의 리튬을 소모하기 때문에 흑연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흑연과 실리콘을 혼합한 흑연-실리콘 복합전극이 실질적인 차세대 음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흑연-실리콘 복합음극은 실리콘의 함량이 높을수록 용량은 커지지만 초기 손실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실리콘 함량을 15%이상으로 늘리지 못하고 있으며, 실리콘 함량을 50%로 했을 때는 전체 리튬의 40%가 초기에 손실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손실될 리튬을 음극에 미리 추가로 공급해주는 사전리튬화 방법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이민아 박사팀은 전극을 특수한 용액에 담갔다 빼는 공정을 개발하여 실리콘 전극의 초기 리튬 소모를 차단한 바 있는데요. 연구진은 해당 공정을 상용화 가능성이 큰 흑연-실리콘 혼합소재에 적용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실리콘과 흑연은 리튬을 저장하는 화학적 원리가 달라 기존의 실리콘 소재용 전처리 용액을 사용할 경우 흑연구조 내부로 용액 내의 리튬이온이 아닌 다른 물질이 함께 들어가 흑연의 구조가 파괴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전극 파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용액 내 분자들의 상호작용의 세기를 조절, 새로운 조성의 용액을 개발하여 실리콘과 흑연이 혼합된 전극에서도 안정적으로 손실될 리튬을 공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전리튬화 용액 분자 구조 및 사전리튬화로 증가된 배터리의 에너지밀도 복합음극에 안정적으로 리튬을 삽입하기 위해 최적화한 사전리튬화 용액의 용매화 구조. 성공적인 사전리튬화의 결과 처리전에 비해 배터리의 에너지가 40% 향상됨. 출처 : KIST
사전리튬화 용액 분자 구조 및 사전리튬화로 증가된 배터리의 에너지밀도 복합음극에 안정적으로 리튬을 삽입하기 위해 최적화한 사전리튬화 용액의 용매화 구조. 성공적인 사전리튬화의 결과 처리전에 비해 배터리의 에너지가 40% 향상됨. 출처 : KIST

흑연-실리콘 전극을 해당 용액에 1분 정도 담구면, 실리콘의 비율을 50%까지 올려도 초기 리튬 소모 현상을 완전히 차단, 첫 충전 시 1% 이하의 리튬을 소모하여 100%에 가까운 높은 초기효율을 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개발한 전극은 기존 흑연만을 사용한 음극에 비해 약 2.6배 높은 용량을 가지며, 250회 충·방전하는 내구성 시험 후에도 87.3%의 용량이 유지되는 우수한 수명 특성을 보였습니다.

 

KIST 이민아 박사는 “본 연구를 통해 기존 15% 이내에 머물던 흑연-실리콘 복합음극 내의 실리콘 함량을 50% 이상으로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보다 높은 용량을 지니는 배터리 생산이 가능하다.”라며 “향후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동연구자인 KIST 홍지현 박사는 “KIST 내부 연구원들의 활발한 협력 연구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있었기에 우수한 성과를 얻는 것이 가능했다.”라며 “안전하고 대량 양산에 적합한 기술로 실제 산업화도 가능할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 한국연구재단 개인연구사업(중견연구, 신진연구) 및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수행되었으며,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F:15.419, JCR 분야 상위 6.621%) 최신 호에 게재되었습니다.

논문명 : Weakly solvating solution enables chemical prelithiation of graphite-SiOx anodes for high-energy Li-ion batteries

 

#용어 설명

1. 효율

리튬이온전지에서는 충전 과정에서 리튬과 전자가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고, 방전 과정에서는 음극에서 양극으로 돌아간다. 충전 시에 음극으로 이동시켜준 리튬의 양에 대비해서 방전시에 양극으로 되돌아간 리튬의 양을 효율이라 정의한다. 리튬이온 전지에서는 첫 번째 충방전 과정중에 음극 표면을 안정화하는 과정에서 리튬이 영구적으로 소모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소모되는 리튬의 양은 음극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그 양이 많을수록, 즉, 초기효율이 낮을수록, 이후 사이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리튬의 양이 줄어들어 전지의 용량이 크게 제한된다.

2. 흑연/실리콘 산화물 복합음극

실리콘(3580mAh/g)과 실리콘 산화물(~1500mAh/g)은 상용 흑연(372mAh/g)에 비해 용량 측면에서 우수한 반면, 낮은 효율과 낮은 수명 특성 등의 단점을 가지고 있다. 효율과 수명이 우수한 흑연 전극을 실리콘계 소재와 복합화하여 사용함으로써 각각의 장단점을 상호보완하는 방향으로 차세대 음극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3. 사전리튬화

배터리 안에서 용량으로써 사용되지 못하고 영구적으로 소모될 리튬의 양을 감안하여, 배터리를 조립하기 이전에 추가로 리튬을 공급해주는 기술.

4. 공동삽입현상

리튬 등의 이온이 흑연 층 사이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용매 분자가 리튬과 함께 들어가는 현상으로, 흑연의 층상 구조를 박리시켜 영구적으로 소재를 망가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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