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용 파이프(가교 폴리에틸렌 파이프)1는 내열성 및 내구성이 높아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난방용 파이프를 제조할 때 발생하는 약 10%의 불량품, 스크랩(부산물)과 사용 후 폐기물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나, 열경화성 수지이기 때문에 재가공이 어려워 대부분을 매립 혹은 소각 합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홍순만 박사팀은 산·학·연 협력 연구를 통해 친환경 초(아)임계2 유체 공정을 적용한 폐 난방용 파이프의 재활용 기술 개발에 성공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연속식 이축3 압출 공정에 친환경 초(아)임계 기술을 접목해 선택적 탈 가교 반응을 통해 재생 폴리에틸렌 생산에 성공했습니다. 초(아)임계 유체는 기체의 확산성과 액체의 용해성을 동시에 가지므로 난방용 파이프 소재인 가교 폴리에틸렌 사이의 결합에 침투하여 빠른 탈 가교 반응을 유도합니다. 또한 높은 열과 압력을 동시에 적용하여 가교 폴리에틸렌의 분자 사슬을 선택적으로 절단할 수 있기 때문에 폴리에틸렌 고유의 물리·화학적 특성은 보전하는데요.
이렇게 생산한 재생 폴리에틸렌은 신재 폴리에틸렌과 유사한 분자량과 물성(분자량 Mw 180,000 이상)을 가져 건물 경량화 및 층간소음 방지용 슬라브 볼과 전선 보호용 CD(Combine Duct)관 제품으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습니다. 또한, 폐 난방용 파이프를 수거해 활용함으로써 원가 절감이 가능합니다.
이번 연구성과로 소각처리되던 폐 난방용 파이프를 재활용함으로써 이산화탄소 저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를 통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한 초(아)임계 유체를 이용한 공정은 인체 및 대기에 해로운 VOC4를 유발하는 유기용매 대신 물이나 알코올과 같은 저독성 용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 후 추가적인 분리 공정이 없이 용매를 회수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기도 합니다.
KIST 홍순만 박사는 “본 기술은 원천기술로서 전량 폐기되고 있는 열경화성 플라스틱의 재활용은 물론, 재생 플라스틱의 급격한 물성 저하를 극복할 수 있는 원료(단량체) 재생기술로 확장 적용이 가능하다”라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전지구적 극복과제인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및 미세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이번 개발의 의의를 밝혔습니다. 기술개발에 참여한 ㈜동명 배성규 품질개발실장은 “향후 스케일업 및 제품 양산화 공정을 거쳐 사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1] 가교 폴리에틸렌(PEX, Cross-Linked Polyetheylene) : 폴리에틸렌의 내열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분자구조를 변형시킨 개질 폴리에틸렌 수지의 일종
[2] 초(아)임계 유체: 초임계 유체는 액체와 기체가 구분되는 임계점 이상의 온도 및 압력에서 존재하는 물질의 상태를 의미하며, 용해 능력은 액체에 가깝고 확산성은 기체에 가까운 성질을 가진다. 한편, 임계점을 넘어가지는 않았으나 임계점에 근접했을 때를 아임계라 한다.
[3] 이축 압출 공정: 플라스틱을 가열하면서 압출(성형)하는 스크루가 두 개로 구성된 공정
[4] VOC(Volatile Organinc Compounds) : 휘발성유기화합물. 대기 중에서 질소산화물(NOx)과 함께 광화학반응으로 오존 등 광화학산화제를 생성하여 광화학스모그를 유발하기도 하고, 벤젠과 같은 물질은 발암성물질로 인체에 유해하며, 스티렌을 포함한 대부분의 VOC는 악취를 일으키는 물질로 분류함.
#용어설명
1. 가교 폴리에틸렌 (Cross-linked Polyethylene)
가교(Cross-linking) 공정이란 강도 및 내열성 상승 등을 목적으로 선형 고분자 사슬 사이에 추가적인 화학 결합을 도입하여 망상구조(network structure)를 형성하는 공법을 말한다. 따라서, 가교 폴리에틸렌이란 내열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분자구조를 변형시킨 개질 폴리에틸렌 수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2. 탈 가교 (Decross-linking)
선형 고분자 사이에 공유 결합을 도입하여 형성된 망상구조의 가교 고분자를 원래의 분자구조인 선형으로 되돌려 열가소성 수지로 환원하는 과정을 말한다.
3. 폴리에틸렌 (Polyethylene)
우수한 가공성으로 활용도가 높아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합성수지로 밀도와 구조적 특징에 따라 HDPE(High Density Polyethylene), LLDPE(Linear Low Density Polyethylene), LDPE(Low Density Polyethylene) 등으로 구분된다. 폴리에틸렌의 종류에 따라 사용 용도가 달라진다.
4. 초임계 유체(Supercritical Fluid)
초임계 유체는 액체와 기체가 구분되는 임계점 이상의 온도 및 압력에서 존재하는 물질의 상태를 의미하며, 기체와 액체의 장점을 동시에 가진다. 초임계 상에서 용해 능력은 액체에 가깝고 확산성은 기체에 가까운 성질을 가지므로 확산이 빠르고 용해도가 커서 여러 가지 화학 반응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초임계 유체를 활용한 예시로는 커피에서 카페인을 추출하거나 유해 물질을 분해하는 공정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