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체육대회에도 비가 오는 이유?
기상청 체육대회에도 비가 오는 이유?
  • 이웃집과학자
  • 승인 2021.12.08 07:00
  • 조회수 60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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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7일 tvN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에는 ‘과알못’을 위한 책 한 권이 소개되었습니다. 국립 과천 과학관 연구사 강성주 박사가 추천하는 이 책은 과학이라는 분야는 마냥 어렵고 이해할 수 없다고 여기는 이들의 편견을 확실하게 깨줍니다. 과학의 높은 진입 장벽을 쉽게 통과할 해답을 ‘농담’에서 찾아내는 오후 작가의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입니다.

tvN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에 소개된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tvN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에 소개된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일상에서 발견한 과학을 소개하는 이 책에서는 ‘기상청 체육대회에도 비가 오는 이유’에 대해서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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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청, 구라청, 중계청...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기상청은 아마 공공기관 중 시민들에게 가장 욕을 많이 먹는 곳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날씨를 사전에 알고 대처하기 위해 관측소도 만들고, 라디오존데(하늘로 날려 기상을 관측하는 장비)도 날리고, 위성도 띄우고, 수치 예보 모델도 만들고, 백만 명의 계산원 대신 슈퍼컴퓨터도 돌립니다. 그런데 왜, 무엇 때문에 기상청은 날씨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할까요?

날씨 기사에 꼭 하나씩 등장하는 댓글들
날씨 기사에 꼭 하나씩 등장하는 댓글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선 먼저, ‘수치 예보 모델’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관측한 정보를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게 하려면 우선 수치화를 거칩니다. 시간과 공간을 가로세로로 잘라 격자 모양으로 만든 후, 격자마다 기온, 풍향, 풍속, 압력, 습도 등을 숫자로 입력해줘야 합니다. 지표면 또는 바다를 맞대고 있는 격자에도 각각의 필요 정보를 추가로 입력합니다. 컴퓨터는 격자 간의 상호작용을 온갖 법칙과 방정식에 적용해봅니다. 그리고 각 격자가 10분 후에(시스템에 따라 시간은 다르다) 어떻게 변할지 예측값을 내놓습니다. 이 과정을 끊임없이 되풀이하면 하루 뒤, 이틀 뒤, 일주일 뒤의 날씨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측소가 지구 전역에 존재하지 않아서 어떤 격자는 추측지를 입력할 수밖에 없는데요. 추측치는 당연히 오차가 있고, 오차가 있는 자료로 예측을 하면 당연히 또 다시 오차가 발생합니다. 격자를 아무리 촘촘히 나눠도 빈틈은 생깁니다. 전 지구 모델의 수평 격자는 10km입니다. 한반도만 떼서 보는 모델에서는 1.5km까지 나뉘죠. 과거에 비하면 엄청나게 세밀해진 것이지만 10km 안에서 얼마나 많은 차이와 변화가 일어날까요?

가로, 세로, 수직으로 나뉜 수많은 격자가 상하좌우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후 어떻게 변할 것인지 예측을 하는 것이 수치예보 모델이다. 그림은 단순화한 것으로, 실제로는 훨씬 촘촘하다. K. Cantner, AGI.ⓒ
가로, 세로, 수직으로 나뉜 수많은 격자가 상하좌우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후 어떻게 변할 것인지 예측을 하는 것이 수치예보 모델이다. 그림은 단순화한 것으로, 실제로는 훨씬 촘촘하다. K. Cantner, AGI.ⓒ

또한 모델 외부의 요소가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고도 80km 이상이나 땅속의 변화도 작지만 날씨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먼지나 빛도 날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요. 얼마나 사소한 것까지 날씨에 영향을 끼치느냐면, 비행기가 지나가도 작은 구름이 생기고 강수량이 늘어납니다. 미세먼지도 대류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고, 바다에 떠 있는 크릴새우도 해류의 움직임에 영향을 줍니다.

 

현재 우리가 관측하는 기상 정보는 전체 정보의 1% 수준입니다. 모든 정보를 알 수 없다면, 예보가 맞든 틀리든 그 답은 언제까지나 근사치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틀릴 수밖에 없죠.

 

기상청은 최근 정확도가 떨어진 것이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합니다. 비가 내리는 패턴의 변화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텐데요. 과거의 여름을 떠올려보세요. 장마가 와서 오랫동안 비가 내리고 이후 무더위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현재 여름은 장마는 사라지고, 비가 스콜처럼 갑자기 퍼붓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그칩니다. 기후 변화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패턴을 무너뜨려서, 앞으로 일기예보는 한층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은 기상 관측이 쉽지 않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은 기상 관측이 쉽지 않다

특히 한국은 유독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해양 기후의 특성이 있으면서도, 편서풍대에 위치해 대륙의 영향 역시 많이 받는데요. 한반도에 한해 1.5km 격자를 쓰는 것도 작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지만, 관측 자체가 그 정도로 세밀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예보의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정리하자면, 일기예보는 관측 자료에도 오차가 있고, 그 자료를 풀어내는 방정식 역시 정확하지 않다는 것. 그러니 결과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미래에는 날씨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하고 싶지만, 비행기가 지나가면 생기는 구름조차 변수가 되는 세계에서 그 모든 초깃값을 우리가 정확히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일기예보가 지금의 정확도에 이른 것만도 인류의 무지막지한 성취나 다름없습니다.

참고 자료: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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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훈 2021-12-11 17:50:58
기상청 체육대회에 비가 오는 이유는 기상청 직원들이 현명하기때문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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