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만에 전기차 충전" 가능할까?
“15분 만에 전기차 충전" 가능할까?
  • 이웃집편집장
  • 승인 2022.07.18 00:59
  • 조회수 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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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EV) 배터리를 15분 만에 충전할 ‘양극 소재’ 기술이 나왔습니다. 기존 음극 소재를 그대로 쓰면서 고속충전에 따른 수명 저하도 줄일 수 있는 획기적 방식입니다.

 

UNIST 교원창업기업인 에스엠랩(SMLAB, 대표 조재필)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고속충전 특성을 개선할 수 있는 ‘단결정 양극 소재’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양극 소재의 형상과 표면구조를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도 수명 특성이 30% 이상 향상됐는데요. 이 소재는 현재 고객사 검증을 완료해 에스엠랩의 양산로에서 시범 생산 중입니다.

 

전기자동차(EV)에 사용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에 급속 충전을 반복하면 양극과 음극에서 부반응이 일어나 수명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죠. 급속 충전 시 리튬이온은 음극의 흑연 입자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고 전해액과 반응해 손실이 일어나는데요. 양극에서도 빠른 속도로 리튬이온이 드나들게 되는데, 이런 충‧방전이 반복되면 부피가 팽창하면서 양극 구조를 붕괴해 리튬이온 출입을 어렵게 만듭니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배터리 셀(cell) 온도를 높이고, 이에 따라 전해액과 양극과 음극의 소재 표면에서 분해도 가속화되므로 수명 저하로 이어지는데요. 이를 해결하는 기술로는 주로 음극 소재의 개선이 제안됐습니다. 흑연 대신 리튬을 사용하거나 흑연과 실리콘을 사용해 충전 시간을 단축하려는 시도였습니다.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속도가 흑연보다 리튬금속이나 실리콘에서 더 빠르기 때문입니다. 

 

에스엠랩에서 개발한 고속충전 기술은 음극에 흑연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양극 소재의 형성과 표면구조를 변화시켜 고속충전 특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이번에 개발한 양극 소재는 니켈(Ni) 97%, 코발트(Co) 2% 미만 함량의 단결정 NCA(M) 소재(NiCoAlMn)다.

Ni97% NCA(M) 소재(단결정 소재)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출처 : UNIST
Ni97% NCA(M) 소재(단결정 소재)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출처 : UNIST

조재필 에스엠랩 대표는 “기존에 사용되는 고속충전용 양극 소재는 다결정이고 니켈 함량이 80% 정도에, 비싼 코발트 함량이 5% 이상”이라며 “니켈 함량을 97%까지 높이고, 코발트 함량은 2% 미만으로 줄여 가격경쟁력을 높인 단결정 양극 소재는 이번에 처음으로 보고됐다”고 말했습니다.

 

에스엠랩은 자체 운용 중인 파우치형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설비를 이용해 고속충전 평가를 진행했는데요. 양극은 187Wh/kg의 에너지 밀도를 가지는 1Ah 셀로 단위면적당 용량 4.07mAh/㎠, 25℃ 조건을 주고, 음극에는 흑연만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 15분 동안 충전(90%)과 방전(0%)을 300회 반복한 뒤에도 수명 특성이 85%까지 유지됐습니다. 반면, 동일한 조성의 다결정 소재는 225회 충‧방전 반복 시 수명 유지율이 40%로 급격히 저하됐습니다.

니켈(Ni) 함량 97% NCA(M) 소재의 15분 급속 충전 시 수명 유지율. 출처 : UNIST
니켈(Ni) 함량 97% NCA(M) 소재의 15분 급속 충전 시 수명 유지율. 출처 : UNIST

이 결과를 통해 다결정 소재에 빠른 속도로 리튬이온이 들어가고 나오면서 다결정의 표면구조 붕괴가 가속화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결정 구조는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입자가 뭉쳐 큰 입자 하나를 구성하므로, 빠른 속도로 리튬이온이 드나들 때 표면구조가 무너지면서 뭉쳐진 입자도 깨트리게 되는 것입니다.

기존 공침법으로 합성한 다결정 및 단결정 양극 소재의 특성 비교. 압연 후 다결정 소재는 입자 붕괴로 전해액 분해 반응을 가속하고 가스를 발생시킨다. 반면, 단결정은 입자 붕괴 현상을 최소화해 가스 발생과 불필요한 반응이 억제된다. 출처 : UNIST
기존 공침법으로 합성한 다결정 및 단결정 양극 소재의 특성 비교. 압연 후 다결정 소재는 입자 붕괴로 전해액 분해 반응을 가속하고 가스를 발생시킨다. 반면, 단결정은 입자 붕괴 현상을 최소화해 가스 발생과 불필요한 반응이 억제된다. 출처 : UNIST

 

조재필 대표는 “고속충전 시 배터리의 수명 개선을 위해 양극 소재의 형상을 ‘단결정’으로 만들고, 높은 전류가 걸릴 때 발생하는 높은 저항 문제는 망간 원소(Mn)와 극소량의 첨가제들을 도핑해 완전히 극복했다”며 “특히 단결정 표면에서 리튬이온이 최대한 많이 이동하도록 특정 결정면 방향으로 향하게 한 부분은 양극의 형상과 표면구조가 고속 충‧방전 특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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