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만 찾아내는 형광분자
면역세포만 찾아내는 형광분자
  • 이웃집편집장
  • 승인 2022.07.20 23:43
  • 조회수 1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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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장영태 부연구단장(POSTECH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B세포를 식별할 수 있는 새로운 형광분자 ‘CDyB’를 개발하고, B세포만 형광색으로 칠해 반짝이게 하는 요인이 B세포에 존재하는 수송체 단백질인 ‘SLC35C2’에 있음을 밝혔습니다. 추가로 B세포가 성숙할수록 해당 수송체의 유전자 발현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CDyB의 염색이 진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요. 향후 면역 세포 연구 및 질병 진단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최근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인해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죠. 백신은 인위적으로 특정 병원균에 대한 면역 획득을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특정 병원균에 대한 항체 생성을 유도하죠. 백신에 의한 면역 획득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면역 세포 중 하나가 B세포인데요. B세포는 항체를 생성하는 능력을 지녀 외부로부터 침입해온 병원균들을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B세포와 같은 면역 세포를 살아있는 상태로 관찰·연구할 수 있는 기법이 부족한데요.  

 

특히 면역치료 및 세포의 이상을 조기에 파악하려면 B세포와 T세포1) 구분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생김새와 크기가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항체를 이용하는 면역염색법으로 구분합니다. 하지만, 항체가 크기 때문에 세포막 투과율이 떨어져 세포를 고정하거나 구멍을 내는 투과화 과정이 필수적인데요. 이에 살아있는 상태에서 세포를 관찰하기 어려웠습니다. 또 경우에 따라 여러 종류의 항체 조합이 필요한 데 항체가격이 비싸 연구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투과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높은 저분자 형광 화합물들을 활용하여 B세포만 선택적으로 염색하는 형광분자를 개발했습니다. CDyB는 추가적인 처리 없이 B세포를 선택적으로 염색할 수 있어 전처리 과정으로 인해 죽은 세포만 관찰할 수 있던 기존의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CDyB의 염색 기전. CDyB는 B세포를 선택적으로 식별할 수 있다. 이는 B세포 내 소포체와 골지체(세포 소기관의 일종)에 위치하는 SLC35C2을 통해서 그 내부에 형광을 띤 CDyB가 축적됨으로써 강한 형광 신호를 나타낸다. 출처 : IBS
CDyB의 염색 기전. CDyB는 B세포를 선택적으로 식별할 수 있다. 이는 B세포 내 소포체와 골지체(세포 소기관의 일종)에 위치하는 SLC35C2을 통해서 그 내부에 형광을 띤 CDyB가 축적됨으로써 강한 형광 신호를 나타낸다. 출처 : IBS

형광분자 CDyB는 B세포의 생체마커와의 교차검증을 통해서 B세포만 선택해서 염색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SLC-CRISPRi 기법2)을 통해 B세포 내 존재하는 수송체 단백질 ‘SLC35C2’가 없으면 식별하지 못하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최종적으로 CDyB는 수송체 단백질의 기질로 작용하는 ‘수송체 의존적인 선택성 기전(GOLD)3)’을 통해 작용함을 알아냈습니다. 나아가 B세포가 성숙할수록 CDyB의 염색 정도가 강해지는 현상도 발견했습니다.

B세포의 발달상에 따른 CDyB의 염색 강도 변화. B세포가 성숙할수록 SLC35C2 유전자 발현량이 증가하게 되고, 이에 의존적인 CDyB의 염색은 발현량에 비례해서 강해진다. 즉, B세포가 성숙할수록 CDyB의 신호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출처 : IBS
B세포의 발달상에 따른 CDyB의 염색 강도 변화. B세포가 성숙할수록 SLC35C2 유전자 발현량이 증가하게 되고, 이에 의존적인 CDyB의 염색은 발현량에 비례해서 강해진다. 즉, B세포가 성숙할수록 CDyB의 신호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출처 : IBS

2021년에 연구진이 개발한 최초의 B세포 선택적 형광분자 ‘CDgB’와 이번에 개발한 ‘CDyB’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 B세포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CDgB와 CDyB는 형광의 색과 염색기전이 다릅니다. CDgB는 초록색 형광을 내며 세포막 유동성이 T세포보다 큰 B세포에 더 빠르게 염색되고, B세포 중에서는 미성숙 B세포에 더 강하게 염색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반면 CDyB는 노란색 형광을 내며, 수송체 단백질이 B세포가 성숙할수록 증가하여 성숙한 B세포에 더 진하게 염색됨을 확인했습니다. 두 형광분자의 조합은 연구뿐만 아니라 면역질환 진단분야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교신저자인 장영태 부연구단장은 “연구진이 보유한 독자적인 형광화합물 연구 플랫폼을 활용하여 다양한 세포군으로 연구의 영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구 성과는 종합화학 분야의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에 7월 5일 온라인 게재됐습니다.

논문명 : A SLC35C2 Transporter-Targeting Fluorescent Probe for the Selective Detection of B Lymphocytes Identified by SLC-CRISPRi and Unbiased Fluorescence Library Screening

 

[1] B세포는 바이러스, 세균 등 외부 항원이 들어왔을 때 항체를 분비하여 항원을 저해하는 역할을, T세포는 항원이 들어왔을 때 사이토카인(cytokine)과 같은 특정 물질을 분비하거나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들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2] SLC-CRISPRi: 유전자 편집기술인 CRISPR을 활용하여 수송체 (SLC, solute carrier)의 유전자 발현을 무작위적으로 저해하여 특정 수송체가 결핍된 상태를 만드는 기법

[3] GOLD(gating-oriented live-cell distinction) : 수송체 의존적으로 세포 선택성을 보이는 염색 기전을 일컫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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