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차량 배기열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밝혔습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와 정연식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한밭대학교 오민욱 교수팀,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교(TU Delft) 프랭크 홀만(Frank Hollmann) 교수팀과의 협력을 지속해 왔습니다. 상온용 열전소재 기반 열전 촉매반응과 산화환원 효소반응을 접목하는 작업을 진행했는데요. 지난 22일 드디어 폐열로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열전효과란 물질의 양 끝에 온도 차가 존재할 경우 그 내부에 전위차가 생겨 전기가 발생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윤재호, 장한휘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6월 29일 호에 게재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70%의 에너지가 사용되지 못한 채 폐열(Waste heat)로 사라집니다. 1차 에너지 소비를 기준입니다. 열전(Thermoelectric) 소재는 열을 직접 전기로 변환할 수 있는 소재인데요. 다양한 환경에서 버려지는 폐열을 회수해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열전발전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물질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다만,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저온 폐열은 열전소재를 이용해 충분한 발전 효율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한계죠.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 에너지가 아닌 화학 에너지에 주목했습니다. 화학 에너지는 전기 에너지보다 안정적이기 때문에 보관과 운송이 간편합니다. 연구팀은 상온용 열전소재인 비스무트 텔루라이드(Bismuth telluride)가 섭씨 10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물과 산소로부터 과산화수소를 생성한다는 점, 이러한 현상이 열전소재가 만들어내는 전위차에 비례한다는 점을 실험으로 입증했습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저온 폐열을 사용하는 비스무트 텔루라이드의 열전 촉매반응을 생체촉매인 퍼옥시게나아제(Peroxygenase) 활성에 적용했습니다. 퍼옥시게나아제는 과산화수소를 이용해 고부가가치 화학원료로 쓰이는 반응성 산소화 화학종을 생성할 수 있는 효소입니다. 유기합성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비활성 탄화수소의 선택적 옥시관능화(oxyfunctionalization)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열전소재가 과산화수소를 실시간으로 공급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그 결과 퍼옥시게나아제가 지속적으로 탄화수소의 옥시관능화 반응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차량의 대전 시내 주행 중에 발생하는 배기열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화학물질 합성에 성공했는데요. 이를 통해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의 실용화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폐열을 고부가가치 화학물질 생산에 이용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발견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열전소재의 반응 메커니즘을 더 자세하게 밝혀 성능을 높이고, 다양한 생체촉매와 접목 및 규모 확대를 통해, 산업적 파급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