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소속 바이오분자 및 세포 구조 연구단이 인슐린유사성장인자 복합체의 3차원 분자구조를 규명했습니다.
인슐린유사성장인자(Insulin-like Growth Factor, IGF)는 인슐린과 유사한 분자구조를 가진 호르몬입니다. 신체의 유지와 신진대사에 관여합니다. 특히 태아 및 소아·청소년기 성장에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인슐린유사성장인자가 부족할 경우 성장기 청소년은 성장이 느려지고 체구가 발달하지 않으며 전체적인 신체 발육이 고르지 않게 됩니다. 성인의 경우 골밀도와 근육강도가 떨어집니다.
반대로 인슐린유사성장인자의 과잉은 거인증 혹은 말단 비대증을 유발하니다. 다양한 성인병의 위험도 또한 증가시킵니다. 인슐린유사성장인자는 신체의 발달을 촉진시키는 작용 외에도 인슐린과 협동하여 혈당을 조절합니다. 종양 발생에도 관여합니다. 인슐린유사성장인자의 작동 원리를 밝히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인 이유입니다.
때문에 기초과학연구원의 이번 규명은 의미가 큽니다. 바이오분자 및 세포 구조 연구단은 인슐린유사성장인자 복합체의 3차원 분자구조를 규명하고, 인슐린유사성장인자 복합체의 조립 과정과 인슐린유사성장인자의 활성화 메커니즘까지 제시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성장과 대사에 관한 다양한 질병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진단·치료제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슐린유사성장인자는 다양한 조직 세포막에 분포하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수용체를 활성화시킵니다. 세포분열, 세포 증식·분화와 생존을 조절하는 원리입니다. 하지만 인슐린유사성장인자는 단독으로는 매우 불안정한데요. 체내반감기가 10분이 채 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혈중 인슐린유사성장인자의 70% 이상은 체내에서 12시간 이상 머무를 수 있도록 인슐린유사성장인자 결합단백질들인 IGFBP 단백질(IGF Binding Protein), ALS 단백질(Acid labile subunit)과 결합하여 안정한 삼중복합체 형태로 존재합니다.
IGFBP 단백질과 ALS 단백질은 인슐린유사성장인자와 결합하는 운반체 역할 뿐만 아니라 인슐린유사성장인자의 생물학적 작용을 조절합니다. 즉,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삼중복합체(IGF1/IGFBP3/ALS)는 생체 내에서 아주 정교하게 조립되고, 필요시에만 활성화돼 적절하게 성장 조절 효과를 나타낼 수 있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인슐린유사성장인자와 이들 결합단백질의 혈중 농도는 성장호르몬결핍증, ALS 결핍증과 같은 성장관련 질환을 평가하는데 검사항목으로도 이용됩니다.
연구진은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삼중복합체의 3차원 분자구조를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cryo-EM)을 활용해 규명했습니다. 각 구성요소 간의 상호작용도 밝혔습니다. 특히, 인슐린유사성장인자가 IGFBP 단백질에 둘러싸여 이중복합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말발굽 모양의 ALS 단백질이 이중복합체를 한 번 더 감싸는 안정된 구조로 인해 인슐린유사성장인자가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생화학적 실험 방법을 통해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삼중복합체의 순차적 조립과정과 삼중복합체로부터 인슐린유사성장인자가 분리되어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분자 메커니즘을 규명했습니다.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삼중복합체에 포함된 IGFBP 단백질이 생체 내 단백질분해효소에 의해 잘리면, IGFBP 단백질의 C-말단이 떨어져나가면서 불안정한 중간 삼중복합체가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이 인슐린유사성장인자가 활성을 나타내게 하는 핵심 과정임을 새롭게 발견했습니다.
김호민 CI는 "IBS 본원에 구축된 첨단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을 활용하여 고해상도 분자구조를 규명한 첫 연구 성과"라며, "인슐린유사성장인자 삼중복합체의 분자구조와 활성화 메커니즘은 향후 청소년기 성장 관련 연구 또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 관련 질환의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7.69)' 온라인 판 7월 30일 자에 게재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