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동안 주요 기업들은 제품 생산을 위해 중국(전자), 멕시코(의류) 그리고 베트남(신발) 등에 의존해왔습니다. 낮은 인건비를 통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러한 생산의 외주화 방식은 낮은 인건비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장점이 크지만 단점도 적지 않습니다. 가령 제품을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리드타임(Lead time)이 길어지는데다 직영이 아니기에 고용유연성이 낮고 외부 변수에 따른 공급망의 불안전성 이슈가 대두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품질이 균일하지 않거나 인건비가 물가 상승과 함께 올라갈 경우 기존의 장점마저 갉아먹는 형국이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스마트 팩토리의 시대가 앞당겨진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독일의 데이터 플랫폼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맞춤형 제품에 관한 수요, 간편한 운송 과정에 대한 생산자 및 소비자의 니즈가 스마트 팩토리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공급망의 단축은 핵심입니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생산되는 구조는 결국 공급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어 비용을 증대시킵니다. 운송비, 물류 보관비, 보험료, 인건비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제품이 생산된 이후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시간도 더 지체시킵니다.
2020년 팬데믹 이후 스마트 팩토리 전환 속도 빨라져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러한 추세를 더욱 촉진했습니다. 지난 2020년 4월 Thomas에서 북미 지역 거주자, 제조 및 운송 전문가 878명을 인터뷰한 결과 64%의 미국계 회사에서 제품을 소비자들의 집으로부터 가까운 곳에서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외로부터 항공이나 해운으로 조달되는 길이 막히자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물건을 조달하는 움직임이 자연스레 자리잡게 된 겁니다.
아디다스의 전 CEO인 Herbert Hainer에 따르면 스마트 제조는 온디맨드 제조 모델을 지향합니다. 가령 주문 하루 만에 맞춤 제작된 신발이 배송되는 식입니다. 이처럼 제품 리드타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과 별개로 이러한 트렌드는 맞춤(customization)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를 지속적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Nike는 과거 동아시아 국가로부터 미국으로 생산 거점을 옮긴 바 있습니다. Nike는 미국 Flextronics International과 제휴해 제품 생산 자동화와 맞춤 제작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또한 벨기에의 유럽 물류 캠퍼스와 제휴해 미래의 공급망을 향한 회사의 추진력을 가속화 하는 중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소비재 뿐만 아니라 산업재에서도 뚜렷합니다. KT의 경우 2020년부터 현대로보틱스와 손잡고 '5G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을 출시합니다.
KT의 기업전용 5G와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과 연동한 겁니다. 산업 현장에서 사람이 수행하기 어려운 고속, 고중량, 고위험 공정을 수행하는 게 핵심입니다.
'5G 스마트팩토리 산업용로봇'은 현재 제공 중인 산업용 로봇의 설비 관리, 생산현황 관리, 이벤트 관리 등 기본기능 외에도 ▲로봇 등 장비를 통한 공정단위 생산관리, ▲로봇 장애진단과 수명예측 등 로봇유지 관리, ▲로봇 상태·생산 분석 및 리포트 기능을 제공합니다.
현대로보틱스의 로봇관리시스템과 생산관리시스템 주요 기능을 KT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팩토리 메이커스'와 연동해 고도화 하는 부분이 핵심입니다. 또한 초고속·초저지연의 5G 네트워크 유지를 위해 상용망 트래픽에 영향을 받지 않고 보안성이 뛰어난 KT 기업전용 5G가 이용됩니다.
같은 해 UNIST에서는 지역 제조업체의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위해 '제조 빅데이터 분석 기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을 벌였습니다. UNIST와 울산의 중견기업 ㈜한국몰드, ㈜KPX케미칼이 손잡았고 품질 불량 감소와 생산량 증대를 위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글로벌 뉴스와이어 분석에 따르면 스마트 제조 시장의 2023년 시장 규모는 479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62조 3840억 원 수준입니다. 스마트 기술이 산업과 접목돼 기업의 생산 공정은 물론, 시장 규모 자체를 증대시킨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