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극복을 위한 또 하나의 퍼즐 '아프다(APDA)'
치매 극복을 위한 또 하나의 퍼즐 '아프다(APDA)'
  • 함예솔
  • 승인 2022.08.20 05:29
  • 조회수 288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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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라는 용어(dementia)는 하나의 특정 질병이 아닙니다. 광범위한 증상을 가리킵니다. 치매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기억 상실과 사고력 감소인데요. 추가적으로 언어 구사력이 저하되거나 눈이 잘 안 보이고 추론과 판단, 집중 및 주의력이 현저히 감소하게 됩니다. 한국의 경우 등록 치매 환자수는 2020년 46만 1천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한국의 등록 치매 환자 수. 출처: 스태티스타

 

가장 비근한 유형의 치매는 전체 사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입니다. 이외에 혈관성 치매와 루이소체 치매(DLB)가 존재합니다.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은 미국에서만 약 610만 명으로 추산됐습니다. 약 30년이 지나면 알츠하이머병 환자 수는 1,200만 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미국의 치매 환자 중 알츠하이머병 질환자 수 추이와 전망. 출처: 스태티스타
미국의 치매 환자 중 알츠하이머병 질환자 수 추이와 전망. 출처: 스태티스타

 

알츠하이머 질환의 사망률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합니다. 75~84세 질환자의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10명 수준입니다. 65~74세 질환자의 24.9명보다 4배 가까운 수치입니다. 사망 위험을 수반하는 알츠하이머 질환은 엄청난 간병 비용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국내외 연구진은 이러한 알츠하이머 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APDA 세포를 3D 형상화한 이미지. 출처: KAIST
APDA 세포를 3D 형상화한 이미지. 출처: KAIST

국내 연구진이 노화 및 치매 뇌에서 별아교세포의 발생을 최초로 관찰하고 그 원인을 규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신경 세포의 연결점인 시냅스의 숫자 및 기능 유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이는 노화에 따른 인지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새로운 원인을 제시해 뇌 기능 회복에 활용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줄 수 있습니다.

KAIST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와 이은별 박사, 정연주 박사 연구팀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은 노화된 뇌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종류의 별아교세포를 발견했습니다. 이들이 세포 내 단백질 항상성이 손상돼 시냅스 생성 및 제거와 같은 기본적 능력이 결여돼 있음을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노화 관련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공개됐습니다.

정원석 교수 연구팀은 이전 연구를 통해 비신경세포인 별아교세포가 신경세포의 시냅스를 만들 수도 또는 제거할 수도 있음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별아교세포의 기능이 노화 과정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시냅스(synapse)란 뉴런(신경세포) 간 또는 뉴런과 다른 세포 사이의 접합 관계나 접합 부위를 말합니다. 뉴런이 모여 있는 곳, 즉 뇌와 척수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연구팀은 노화된 뇌에서 별아교세포의 기능 변화를 이해하고자 단일 세포RNA 시퀀싱을 수행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에 노화 및 질병 뇌에서 존재한다고 알려진 염증성 별아교세포가 아닌 새로운 종류의 별아교세포가 존재함을 발견했습니다.

 

그림 2. APDA 세포와 근접하게 위치하고 있는 나뭇가지 형태 가시들을 관찰한 결과
APDA 세포와 근접하게 위치하고 있는 나뭇가지 형태 가시들을 관찰한 결과

흥미롭게도 이들은 뇌에서 단기 기억을 저장한다고 알려진 해마에서만 노화 과정에서 선택적으로 생겨났습니다. 이들 세포 내에는 불필요한 단백질을 제거하는 기전으로 알려진 자가포식(autophagy) 과정에서 생겨나는 오토파고좀(autophagosome)이 무분별하게 축적돼 있었습니다. 오토파고좀은 자가포식 과정에서 생겨나는 주머니 형태의 세포 소기관으로 세포내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자가포식소체를 가리킵니다. 이 같은 특징을 나타내기 위해서 연구진들은 중의적인 표현으로 새로 발견한 별아교세포를 '아프다(APDA: AutoPhagy-Dysregulated Astrocyte)' 세포로 이름 붙였습니다.

별아교세포는 미세한 잔가지들을 통해서 수만 개의 시냅스를 감싸고 있습니다. 글루타메이트(glutamate) 및 가바(GABA)와 같은 신경 전달 물질 및 다양한 이온들의 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놀랍게도 APDA 세포들에서는 다양한 단백질들이 본래 위치에서 벗어나 오토파고좀에 갇혀 있는 현상이 발견됐으며 이로 인해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만들거나 제거하는 능력이 모두 상실돼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자가포식 작용이 비정상적으로 조절되고 있음에 착안해 자가포식 작용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기전을 연구한 결과, 노화가 진행될수록 해마에 존재하는 별아교세포에서만 엠토르 (mTOR: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단백질 합성의 신호체계)와 프로테아좀 (proteasome: 단백질 분해 효소 복합체) 활성도가 크게 감소했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이 두 기전은 원래 자가포식 작용을 제어하는 기전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다른 세포보다도 별아교세포에서 엠토르와 프로테아좀 기능이 감소함에 따라 자가포식 작용이 무분별하게 발생함을 밝힌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렇게 만들어진 오토파고좀들이 원래는 리소좀(lysosome)에 의해 분해돼 제거되나, APDA 세포들은 리소좀의 활성마저도 감소해 있었습니다.

이로써 세포 내 단백질 항상성을 조절하는 중요한 세 가지 기전(엠토르, 프로테아좀, 리소좀)들이 모두 해마에 존재하는 별아교세포에서 노화에 따라 선택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APDA 세포가 생겨났습니다. 연구진은 실제 노화가 일어나지 않은 9개월령 쥐에게서도 엠토르 및 프로테아좀을 약물로써 감소시켰을 때 인위적으로 노화된 뇌에서 발견되는 APDA 세포를 만들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APDA 세포의 주변에 있는 시냅스들이 제대로 배열돼 있지 못하고 또한 그 숫자가 감소해 있음을 발견했는데요. 이를 통해 노화된 뇌에서 발생하는 시냅스 손상 및 뇌인지 기능 저하가 비정상적인 기능을 가진 APDA 세포에서 기인 할 수 있음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연구진은 치매 모델 쥐에서는 이 같은 APDA 세포가 정상 쥐의 노화 과정에서 보다 훨씬 더 빨리 해마에서 생겨남을 발견해 이들이 치매에서 나타나는 인지 기능 저하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줬습니다.

현재 노화된 뇌나 퇴행성 뇌 질환에서 교세포의 연구는 주로 염증성 교세포와 이들의 역할에 집중됐습니다. 연구팀의 이번 발견은 노화 및 치매 뇌에서 염증성 별아교세포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비정상적 별아교세포가 존재함을 밝힌 첫 번째 연구 결과이며, 이들이 시냅스의 항상성을 무너뜨릴 수 있음을 제시합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현재 노화를 극복하기 위해 엠토르를 전체적으로 억제하려는 현재 패러다임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APDA 세포의 생성을 촉진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하며, 향후 연구에서는 노화 극복 방안이 세포 특이적으로 세분화돼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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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현 2022-10-20 04:15:28
나이가 늙어갈수록 젊ㅇ느층의 도움이 필요하겠죠!
성의있는 봉사활동이라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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