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 통한 유전자 전사 조절 원리
RNA 통한 유전자 전사 조절 원리
  • 함예솔
  • 승인 2022.09.12 01:15
  • 조회수 3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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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화학과 강진영 교수 연구팀이 유전자 전사조절의 기초 원리를 규명했습니다. RNA를 통한 RNA 합성효소의 조절 메커니즘을 알아내고자 RNA 합성효소와 RNA 합성효소를 조절하는 바이러스 유래 RNA인 HK022 putRNA의 결합 구조를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으로 분석한 결과입니다. 

 

연구 배경은?

전사(transcription)는 DNA에 저장된 유전정보를 RNA로 옮기는 생명활동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재생산하는데 핵심적인 생화학 반응입니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숙주(host) 세포 내에서 자신의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발현하기 위해 숙주의 전사 과정을 조작하는 다양하고도 영리한 전략을 취하는데요. 1970년대 홍콩에서 발견된 HK022 박테리오파지는 역사적으로 전사 연구에 많이 활용된 람다파지와 같은 속(family)에 속합니다. put(polymerase-utilization)이라고 명명된 RNA를 사용하여 숙주의 RNA 중합효소가 자신의 유전체를 전사할 때 전사 중지나 종결이 일어나지 않게 합니다. putRNA는 다른 단백질 인자 없이 RNA 만으로 전사 중인 RNA 중합 효소와 결합하여 전사를 조절한다는 점에서 특이하고 흥미로운 전자조절인자입니다. 

HK022 putRNA가 두 개의 스템-루프(stem-loop)구조를 가지고 숙주인 대장균(E.coli)의 RNA 중합효소(RNA polymerase)의 아연결합부분(zinc binding domain, ZBD)에 결합할 것이라는 가설이 이전의 돌연변이 실험을 통해 제시된 바 있으나 실제로 putRNA와 RNA중합효소 결합 복합체의 3차원 구조는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이에 본 연구팀에서는 HK022 putRNA와 RNA중합효소 복합체를 제작하고 이를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으로 관찰하여 HK022 putRNA가 어떻게 전사를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는지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바이러스 유래 RNA와 대장균 RNA 중합효소가 결합한 복합체의 초저온 전자현미경 구조. 출처: KAIST
바이러스 유래 RNA와 대장균 RNA 중합효소가 결합한 복합체의 초저온 전자현미경 구조. 출처: KAIST

HK022 putRNA는 RNA 합성효소와 결합해 RNA 합성이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되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서 본 연구팀은 putRNA와 RNA 합성효소의 결합 복합체(put-associated RNA polymerase elongation complex, putEC)의 세 가지 구조를 초저온 전자현미경으로 규명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활성을 가진 putRNA를 제작하기 위해 연구진은 장애물 단백질을 RNA 합성에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초저온 전자현미경 촬영 결과 예상하지 못했던 세 종류의 복합체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putEC의 제작 과정. 출처: KAIST
putEC의 제작 과정. 출처: KAIST

연구팀은 이들 복합체의 구조를 통해 putRNA가 이전 연구에서 예측된 대로 RNA 합성효소와 안정적으로 결합하고 있지만 예측과 달리 예상보다 더 많은 염기쌍(base pair)을 사용해 RNA 이중나선(double helix) 뿐 아니라 삼중나선(triple helix)을 형성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putRNA가 RNA 합성효소와 결합하면 RNA 합성효소가 RNA 합성을 잠시 멈출 때 갖는 구조의 변화를 방해해서 RNA 합성을 지속하도록 한다는 가설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시그마 단백질(σ70)은 RNA 합성효소가 전사를 시작할 때 필요한 전사 개시인자입니다. RNA 합성이 안정되면 RNA 합성효소에서 떨어졌다가 특정 DNA 서열(–10-유사 서열)이 있으면 전사 과정 중이라도 다시 RNA 중합효소와 결합해 RNA 합성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관찰된 시그마 결합-putEC 구조를 통해 시그마가 RNA 합성효소와 결합하여 RNA 합성이 잠깐 멈추면 putRNA가 더 잘 접힌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규명한 putRNA의 구조 비교. 출처: KAIST
이번 연구를 통해 규명한 putRNA의 구조 비교. 출처: KAIST

이 연구의 교신저자인 강진영 교수는 "RNA 합성효소는 세포 내에 저장된 유전 정보를 처음으로 꺼내어 생명활동에 활용하는, 세포 내에서 제일 중요한 단백질 중 하나"라며 "이번 연구는 이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RNA를 통한 전사 조절의 기초적인 원리를 설명한 것으로, RNA를 통한 RNA 합성효소 조절의 다양한 전략을 밝혀줄 시작점이며, 더 나아가 유전자 발현을 조작할 수 있는 RNA의 개발을 도울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ˮ고 밝혔습니다.

KAIST 화학과 황승하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8월 15일 출판됐습니다.

출처: Structural basis of transcriptional regulation by a nascent RNA element, HK022 putR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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