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날 더 빨리 닳는 배터리, 원인 규명한다
추운날 더 빨리 닳는 배터리, 원인 규명한다
  • 한다영
  • 승인 2022.09.14 02:22
  • 조회수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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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우면 스마트폰 배터리가 유독 빨리 닳아버립니다. 이유가 뭘까요. 배터리 내부저항이 증가해 배터리 용량이 감소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분자 수준에서는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진 않았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액의 구조. IBS 연구진은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탈용매화 과정의 시작 구조인 리튬이온 용매 구조와 리튬염이 리튬이온으로 분리되는 이온해리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기존 통념과 달리 리튬이온 용매 구조가 환경에 따라 다양할 수 있음을 밝혔다. 출처: IBS

이런 가운데 기초과학연구원 조민행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장 연구팀이 저온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액의 용매 구조를 상세히 밝혀냈는데요. 이를 통해 배터리 성능 저하 원인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크게 양극과 음극, 분리막, 전해액으로 구성됩니다. 음극에서 리튬원자는 리튬이온(Li+)과 전자로 분리되고, 전자는 배선을 따라 이동합니다. 이것이 전기를 공급하는 전류입니다. 이때 리튬이온은 전해액을 통해 양극으로 이동하고, 양극에서 다시 전자와 결합합니다. 온도가 떨어지면 리튬이온이 전해액에서 전극으로 이동하는 '탈용매화(desolvation) 과정'이 발생하는데요. 여기에서 배터리의 내부저항이 증가합니다. 내부저항이란 뭘까요. 도선을 포함한 전기장치들은 회로 내에서 전류가 흐를 때,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를 갖는데 이를 저항이라고 합니다. 내부저항은 전원장치(전압과 전류를 공급하는 장치) 내부에 존재하는 저항을 가리킵니다.

탈용매화 과정의 초기 구조인 리튬이온 용매 구조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탈용매화 과정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저온에서의 배터리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걸음입니다. 리튬이온 용매 구조는 리튬이온이 전해액에 녹을 때(용매화) 리튬이온과 주변의 음이온 혹은 용매 분자들이 이루는 구조를 말합니다. 지금까지는 리튬이온 용매 구조는 리튬이온을 중심으로 4개의 분자가 있는 4배위의 정사면체 구조(tetrahedral structure)를 이룬다는 것이 정설이었습니다.

 

특히 '아XX' 배터리 아웃 넘 심해... 출처: pixabay
추운 날 유독 심한 배터리 방전. 출처: pixabay

하지만 최근 리튬이온 용매 구조가 정사면체라는 정설로 설명할 수 없는 실험결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르샤틀리에 원리에 의하면 온도, 압력 등 주변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 화학 평형 상태를 이루기 위해 이를 상쇄시키는 방향으로 화학반응이 일어납니다. 만약 주변 온도가 낮아진다면 주변 온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화학반응이 진행돼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따르면 리튬이온 용매 구조가 정사면체일 때 리튬염의 이온화(화합물이 이온으로 분리)는 열을 흡수하는 흡열반응이기에, 전해액의 온도가 내려가면 이론적으로는 이온화를 진행하지 않는 방향으로 반응이 일어나야 합니다. 즉, 전해액의 온도가 내려가면 이론적으로는 이온화도(리튬염이 이온화된 비율)가 감소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이온화도가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납니다.

이런 모순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연구진은 저온 상태의 리튬이온 구조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연구진은 저온 장치가 장착된 푸리에 적외선 분광기(FTIR) 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기(FTIR)를 사용해 상온(26.85℃, 300K)부터 영하 33.15℃(240K)까지 온도를 변화시켜봤습니다. 여기서 적외선 분광기란 적외선 간섭무늬를 푸리에 변환하여 적외선을 파장에 따라 분해하는 장비를 가리킵니다. 적외선은 분자의 진동 주파수 영역을 포함하기에 분자의 구조적 특징을 연구하는데 자주 이용됩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준비를 통해 리튬이온 용매 구조와 이온화 과정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리튬이온 용매 구조는 정사면체에 국한되지 않고 용매 환경에 따라 3배위, 4배위, 5배위 등 다양한 구조를 가진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정사면체 구조로는 이해되지 않았던 실험들을 설명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은 것이죠.

연구를 이끈 조민행 단장은 "이번 연구는 기존 리튬이온 용매 구조에 대한 지배적인 통념이 실제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연구"라며 "저온에서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는 새로운 배터리를 설계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를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후속 연구로 전해액에 첨가제가 있는 상황까지 반영하여 리튬이온 용매 구조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Letters(IF 6.888)' 8월 18일자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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