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 10만 층 쌓아 만든 가장 완벽한 흑연
그래핀 10만 층 쌓아 만든 가장 완벽한 흑연
  • 이웃집과학자
  • 승인 2022.10.31 01:08
  • 조회수 3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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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핀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출처: fotolia
그래핀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출처: fotolia

그래핀을 10만 겹 이상 쌓아 만든 가장 완벽한 흑연이 만들어졌습니다. 

 

UNIST 신소재공학과 펑 딩(Feng Ding) 교수(IBS 다차원탄소재료 연구단 그룹리더)는 중국 북경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완벽한 단결정 흑연을 합성했는데요. 일반 흑연보다 열이나 전기의 전도성이 뛰어난 데다 얇고 유연합니다. 붙이거나 접을 수 있는 배터리와 휴대전화 같은 차세대 전자기기에 쓰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흑연은 판상형 물질인 그래핀이 켜켜이 쌓여 있는 형태죠. 이 그래핀 층들을 서로 고정하는 힘은 스카치테이프로 떼어낼 수 있는 수준으로 약한 특성이 있습니다. 실제 스카치테이프로 흑연에서 그래핀 분리해낸 과학자들은 노벨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 때문에, 역으로, 즉 그래핀을 쌓는 방식으로는 고품질 흑연을 합성하기가 어려운데요. 층 사이가 잘 고정되지 않아 그래핀들이 쉽게 다결정 형태로 으스러지기 때문입니다. 결정이 여러 개로 분리된 형태인 다결정은 단결정보다 품질이 좋지 않습니다. 

단결정 흑연 합성이 어려운 이유. 그래핀을 쌓는 방식으로 흑연을 만들면 결정이 결정립계(Grain Boundary)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다결정 구조가 돼 으스러지기 쉽다. 그래핀 층간의 결합력은 약하고 기판은 편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 : UNIST
단결정 흑연 합성이 어려운 이유. 그래핀을 쌓는 방식으로 흑연을 만들면 결정이 결정립계(Grain Boundary)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다결정 구조가 돼 으스러지기 쉽다. 그래핀 층간의 결합력은 약하고 기판은 편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 : UNIST

반면 연구팀이 이번에 합성에 성공한 흑연 필름은 천연흑연 또는 기존 인조 흑연과 달리 완벽한 단결정 형태입니다. 흑연 필름의 면적이 1제곱 인치(inch2)에 이를 만큼 큰 크기입니다. 지금까지 단결정 그래핀이 적층된 형태로 인공적으로 합성된 흑연의 크기는 밀리미터(㎜) 수준이었습니다. 

 

또 내부 불순물도 0에 가까우며, 그래핀 층간의 간격도 이제껏 나온 어떤 흑연보다도 조밀합니다. 그래핀이 조밀할수록 강도 등이 뛰어납니다. 두께는 35마이크로미터(㎛) 정도로, 그래핀을 10만 층 쌓아 올린 두께입니다. 

개발한 합성법과 합성된 흑연의 실제 사진. (a) 완벽하게 편평하게(ultraflat) 니켈 기판 뒤에서 고체 상태 원료인 탄소가 공급된다. 기판 위에서 그래핀 조각 들이 합성되고 조각들이 서로 합쳐져 단층 그래핀이 된다. 단층 그래핀이 동일 합성 방식으로 쌓인다. 실제 그래핀이 쌓여 있는 상태를 전자 현미경으로 촬영한 모습은 오른쪽 빨간색 상자로 표시됐다. (b) 단결정 그래핀으로 이뤄진 흑연의 전자 현미경 사진. 냉각 과정에서 주름이 생겼다. (c) 합성 종료 후 기판은 화학적으로 제거 했을 때 생긴 완벽한 흑연 필름의 모습이다. 출처 : UNIST
개발한 합성법과 합성된 흑연의 실제 사진. (a) 완벽하게 편평하게(ultraflat) 니켈 기판 뒤에서 고체 상태 원료인 탄소가 공급된다. 기판 위에서 그래핀 조각 들이 합성되고 조각들이 서로 합쳐져 단층 그래핀이 된다. 단층 그래핀이 동일 합성 방식으로 쌓인다. 실제 그래핀이 쌓여 있는 상태를 전자 현미경으로 촬영한 모습은 오른쪽 빨간색 상자로 표시됐다. (b) 단결정 그래핀으로 이뤄진 흑연의 전자 현미경 사진. 냉각 과정에서 주름이 생겼다. (c) 합성 종료 후 기판은 화학적으로 제거 했을 때 생긴 완벽한 흑연 필름의 모습이다. 출처 : UNIST

공동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쓰는 기체가 아닌 고체 상태 탄소원료를 활용하는 새로운 합성법으로 이러한 흑연을 합성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 합성법은 원료가 기판 뒤에서 공급되는 방식인데요. 기판으로는 특수 니켈 필름을 썼다. 관찰 가능한 결합이나 결정립계가 없는 단결정 형태이며 니켈 필름의 표면 전체도 흑연을 올려 단결정 형태로 합성하는 데 유리한 편평한(ultraflat) 모양입니다. 두께 또한 균일합니다. 

 

펑 딩 교수는 “인조 흑연 합성 기술이 나온 지 100년이 지났지만, 이 정도로 완벽한 수준의 흑연 필름이 유의미한 크기로 합성된 적이 없었다”라며 “이번에 합성된 흑연은 차세대 전자기기의 재료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10월 27일(목) 공개됐습니다.

논문명: Continuous epitaxy of single-crystal graphite film by isothermal carbon diffusion in nick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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