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뽑지 않고 혈당 측정
피 뽑지 않고 혈당 측정
  • 함예솔
  • 승인 2022.10.31 21:58
  • 조회수 4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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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나왔습니다. 피부 내에 측정 장치를 삽입하고 ‘전자기파’를 이용해 혈당 변화를 측정하는 기술인데요. 영구적으로 쓸 수 있고 정확도도 높습니다. 혈당 측정을 위해 매일 수차례 바늘로 찔러 채혈하는 당뇨병 환자의 고통을 줄일 획기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UNIST 전기전자공학과 변영재 교수팀이 피를 내지 않고 혈당을 측정하는 ‘체내삽입형 전자기파 기반 혈당측정 시스템’를 개발했는데요. 이 시스템의 센서는 면봉의 1/5 정도의 크기를 갖고 있으며, 피부 속 세포와 세포 사이를 채우는 세포의 조직액인 간질액(interstitial fluid)의 혈당 변화를 감지합니다. 기존 연속혈당측정장치의 단점인 짧은 사용 기간을 극복했을 뿐 아니라, 혈당을 반영하는 정확도도 높아 상용화 가능성이 큽니다.

 

당뇨병

식량 증산 및 기술발전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 바뀌고 있죠. 이제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이 아니라 맛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먹는 시대가 됐습니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많은 사람이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아프지 않게 살기를 원하죠. 하지만 현대사회는 음식을 쉽게 구하고 섭취할 수 있는 환경인 데다가 과도한 영양 섭취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는 몸의 균형을 깨트려 각종 질병을 초래하고 있으며, 만성질환 중 하나인 당뇨병도 그 대표적인 질병입니다.

 

당뇨병은 공복 시 혈액 내 당분 수치가 정상(100mg/dL)보다 높은 126mg/dL 이상으로 유지되는 질환이다. 세계당뇨협회(IDF, 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약 4억 명 이상이 당뇨병에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발병률도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죠. 이러한 당뇨병 환자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심하면 수십 번씩 자신의 혈당수치를 측정해야 합니다. 현재 혈당측정기들은 대부분 채혈을 수반하고, 전기화학적 방식인 1회용 스트랩을 사용해 혈당을 측정합니다. 매일 수차례 진행하는 채혈은 고통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채혈을 통한 혈당측정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효소나 형광을 기반으로 하는 혈당측정기술도 개발됐습니다. 그러나 혈액 내 포도당이 포도당 산화효소와 반응하면서 나오는 과산화수소가 산소로 바뀔 때 내놓는 전자(전류)를 측정하는 ‘효소 기반 방식’은 피는 안 뽑아도 되지만, 효소 수명이 짧아 시간이 지나면 정확성이 낮아지는데요. 혈액 내 포도당 수치가 달라지면 빛에 반응하는 파장도 달라지는 점에 착안한 ‘형광 기반 방식’도 시간이 지나면 발광량이 감소하여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변영재 교수팀은 수명에 제한이 없는 ‘전자기파’를 이용해 반영구적인 체내삽입형 혈당측정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효소 기반 센서처럼 매주 교체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며, 연속혈당측정(CGMS) 이용단가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현재 5%에 지나지 않는 CGMS의 보급률을 높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체내삽입형 전자기파 기반 혈당측정방식(a) 센서가 삽입될 위치는 보통 상완(윗팔)이나 복부가 선택된다. 이런 부분은 큰 움직임이 없고 다른 장기와도 거리가 있어서 센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층 중에서도 피하지방(2번 위치)에 자리하면서 체내 간질액의 혈당 변화를 추적하게 된다.(b) 체내삽입이 가능한 전자기파 기반 센서의 형상. 체내에 삽입해도 거부반응이 없도록 폴리올레핀 계열의 포장재를 사용했다. (C) 센서는 길이 30㎜, 원형 둘레 4㎜ 크기의 작은 원통형 막대로 동전보다 작다.(d) 혈당 변화에 따라 센서가 가진 공진주파수가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포도당 수치는 f1에서 f2, f3으로 낮아진다. (오른쪽) 이에 따라 공진주파수의 모양이 이동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왼쪽). 출처 : UNIST
체내삽입형 전자기파 기반 혈당측정방식(a) 센서가 삽입될 위치는 보통 상완(윗팔)이나 복부가 선택된다. 이런 부분은 큰 움직임이 없고 다른 장기와도 거리가 있어서 센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층 중에서도 피하지방(2번 위치)에 자리하면서 체내 간질액의 혈당 변화를 추적하게 된다.(b) 체내삽입이 가능한 전자기파 기반 센서의 형상. 체내에 삽입해도 거부반응이 없도록 폴리올레핀 계열의 포장재를 사용했다. (C) 센서는 길이 30㎜, 원형 둘레 4㎜ 크기의 작은 원통형 막대로 동전보다 작다.(d) 혈당 변화에 따라 센서가 가진 공진주파수가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포도당 수치는 f1에서 f2, f3으로 낮아진다. (오른쪽) 이에 따라 공진주파수의 모양이 이동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왼쪽). 출처 : UNIST

또 피부를 절개해 피하지방에 심은 ‘이식형’라는 부분도 강점인데요. 주변의 온도와 습도, 움직임 등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아 혈당 측정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센서는 길이 30㎜에 원형 둘레 4㎜ 크기로 설계됐으며, 생체적합성이 뛰어난 폴리올레핀 계열의 포장재로 감싸고 있습니다. 변영재 교수는 “이식형의 장점 덕분에 혈당 측정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어 FDA 기준을 만족할 것”이라며 “한 번만 이식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저전력으로 구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기능을 사용하는 장치나 스마트폰으로도 언제든 혈당을 확인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스템의 센서는 혈당 성분이 가진 고유한 유전율이 전자기파에 의한 변화와 연동됩니다. 센서가 작동하면 주변에 발생한 전자기파 영역은 유전율 변화를 감지하는데요. 제1저자인 김성문 UNIST 전기전자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만약 혈당이 높아지면 유전율이 낮아지는데, 이때 센서의 주파수는 높아진다”며 “이 점을 이용하면 실시간 혈당 측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시스템을 동물 몸에 부착하여 실제로 혈당 측정이 가능한지 검증했습니다. 그 결과, 정맥에 직접 포도당을 주사하거나(IVGTT) 구강으로 포도당을 주입해 소화시킨 경우(OGTT) 모두 혈당과 주파수가 같은 경향성을 보였습니다. 

중동물을 통한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 장면강아지의 입으로 포도당을 주입하면서 혈당 변화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1)은 포도당을 넣은 주사기이고, (2)는 체내삽입된 센서에서 주파수 등을 확인하는 인터페이스 보드이며, (3)은 인터페이스 보드에 전력을 공급해주는 배터리다. 출처 : UNIST
중동물을 통한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 장면강아지의 입으로 포도당을 주입하면서 혈당 변화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1)은 포도당을 넣은 주사기이고, (2)는 체내삽입된 센서에서 주파수 등을 확인하는 인터페이스 보드이며, (3)은 인터페이스 보드에 전력을 공급해주는 배터리다. 출처 : UNIST

변 교수는 “새로 개발한 장치는 시간이 지나도 성능 감소가 없는 ‘전자기파’를 사용해 사실상 수명이 영구적”이라며 “향후 센서 내부에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칩을 적용하는 등 연속혈당측정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됐습니다.

논문명: Subcutaneously implantable electromagnetic biosensor system for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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