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 혈류 속도를 한 장의 사진으로 측정
뇌혈관 혈류 속도를 한 장의 사진으로 측정
  • 함예솔
  • 승인 2022.12.21 12:00
  • 조회수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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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용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 단 한 장의 사진 촬영으로 뇌혈관 내 혈류 속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승아 교수(연세대학교) 연구팀이 모바일용 롤링 셔터 카메라를 활용해 레이저 스페클[1] 패턴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혈류 속도와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광영상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는데요.

[1] 레이저 스페클(laser speckle) : 레이저 빛을 생체 조직과 같은 산란이 일어나는 물체에 조사할 때 레이저 빛과 입자의 상호 작용에 의해 생성되는 반점 모양의 간섭무늬

 

혈류는 심혈관 건강, 조직 관류 등 인체의 생리학적 상태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바이오마커입니다. 이는 전신 경화증, 교모세포종, 패혈성 쇼크,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예측하는 데 이용되고 있죠. 피부 바로 아래의 혈류는 비침습적 광학 이미징 기법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높은 출력과 시간적 일관성을 갖는 레이저를 활용하여 다양한 혈류 이미징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뇌혈관 질환의 기전을 연구하고 진단하기 위해 다양한 비침습적 광학 이미징 기법들이 사용되어 왔지만, 기존의 방식은 뇌혈관과 같은 다중 산란[2] 환경에서 혈류 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빠른 혈류에 의한 스페클 변화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초고속 카메라로 스페클 사진을 1초에 최소 10,000장씩 수만 장을 촬영한 후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2] 다중 산란 : 생체 조직 같은 복잡한 구조에서 빛은 여러 번 무작위하게 진행 방향을 바꾸는 다중 산란을 겪는다.

 

이에 연구팀은 스마트폰 등에 활용되는 롤링 셔터 카메라의 짧은 행간 촬영 시간 간격(약 10마이크로초)을 활용하면 초고속 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한 장의 사진으로 스페클 패턴의 시간 상관 값을 계산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이미징 시스템에 타원형 조리개를 사용하여 수직 방향으로 긴 레이저 스페클 패턴을 생성하고,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스페클 패턴을 롤링 셔터 카메라로 촬영할 경우 혈류 속도가 빠를수록 측정된 길이가 짧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모델을 바탕으로 쥐의 대뇌에 레이저광을 조사하여 촬영한 스페클 사진을 정량적 혈류 맵으로 변환하고, 대뇌 혈관의 혈류 속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관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롤링 셔터 카메라를 사용한 혈류 속도 측정 원리- 쥐 대뇌에 형성된 레이저 스페클 패턴을 롤링 셔터 카메라와 타원형 조리개를 포함한 이미징 시스템으로 촬영하면 한쪽으로 길어진 스페클 패턴들이 형성됨. - 작은 window에서 행 간격에 대한 스페클 패턴의 광도 상관을 계산하고, 수학적 모델에 피팅하여 역상관 시간을 추정하기를 모든 window에 대해 반복하여 혈류 속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함.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연세대학교 이승아 교수
롤링 셔터 카메라를 사용한 혈류 속도 측정 원리- 쥐 대뇌에 형성된 레이저 스페클 패턴을 롤링 셔터 카메라와 타원형 조리개를 포함한 이미징 시스템으로 촬영하면 한쪽으로 길어진 스페클 패턴들이 형성됨. - 작은 window에서 행 간격에 대한 스페클 패턴의 광도 상관을 계산하고, 수학적 모델에 피팅하여 역상관 시간을 추정하기를 모든 window에 대해 반복하여 혈류 속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함.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연세대학교 이승아 교수

 이런 연구성과는 초고속 카메라로 수만 장의 사진을 촬영하지 않고도 혈류 속도와 정적 산란[3]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데요. 고가의 초고속 카메라를 사용한 이미징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비용을 절감하면서, 향후 뇌혈관 질환을 사전에 감지하는 진단 기기의 상용화 단계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3] 정적 산란 : 피부 조직에 의해 산란된 빛은 혈류에서 산란된 성분과는 다르게 시간에 따라 바뀌지 않으며 이는 스페클 통계 분석의 에르고딕성 가정을 깨뜨린다. 

쥐 대뇌에서의 혈류 속도 및 정적 산란의 정량적 측정                 쥐 대뇌 부위별 스페클 패턴을 관찰하면 혈류 속도가 빠를수록 스페클 패턴의 길이와 역상관 시간이 짧아짐을 확인할 수 있음. 또한 동맥과 정맥에서는 정적 산란이 거의 나타나지 않은 반면 조직과 모세 혈관에서는 정적 산란이 많이 나타남을 확인함.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연세대학교 이승아 교수
쥐 대뇌에서의 혈류 속도 및 정적 산란의 정량적 측정 쥐 대뇌 부위별 스페클 패턴을 관찰하면 혈류 속도가 빠를수록 스페클 패턴의 길이와 역상관 시간이 짧아짐을 확인할 수 있음. 또한 동맥과 정맥에서는 정적 산란이 거의 나타나지 않은 반면 조직과 모세 혈관에서는 정적 산란이 많이 나타남을 확인함.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연세대학교 이승아 교수

이승아 교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정적 산란이 혈류 속도 측정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확하게 모델링하여 피부 조직 아래에 깊숙이 위치한 혈관에서도 혈류 속도를 측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옵티카(Optica)’에 10월 31일 게재됐습니다.

논문명 : Single-shot temporal speckle correlation imaging using rolling shutter image sens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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