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87 블랙홀 그림자와 제트 '최초 동시 포착'
M87 블랙홀 그림자와 제트 '최초 동시 포착'
  • 이웃집과학자
  • 승인 2023.04.27 00:43
  • 조회수 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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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이 M87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그림자와 강력한 제트를 최초로 동시에 포착했습니다. 더불어 사상 최초로 M87 블랙홀의 부착원반의 모습도 확인했는데요. 해당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한국 시각으로 4월 27일자에 게재됐습니다.

GMVA+ALMA로 관측한 M87 블랙홀. 블랙홀의 부착원반 구조(좌측 확대 이미지)와 함께 블랙홀로부터 분출되는 제트를 확인할 수 있다. ©Nature
GMVA+ALMA로 관측한 M87 블랙홀. 블랙홀의 부착원반 구조(좌측 확대 이미지)와 함께 블랙홀로부터 분출되는 제트를 확인할 수 있다. ©Nature

국제공동연구진은 국제 밀리미터 초장기선 간섭계(Global Millimeter VLBI Array, 이하 GMVA)와 칠레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 이하 ALMA), 그린란드 망원경(Greenland Telescope, 이하 GLT)을 함께 이용했습니다. 덕분에 기존 EHT(사건지평선망원경, Event Horizon Telescope) 블랙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물리 현상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들을 흡수하는데 이 물질들은 블랙홀 중심부에 부착원반[1] 구조를 이루고 있을 것으로 예측 됐었습니다. 블랙홀 부착원반 존재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는 알려졌으나 부착원반의 구조를 분해해 영상화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번 관측으로 부착원반에서 나온 빛이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를 만들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 할 수 있었습니다. M87과 같은 무거운 타원 은하의 블랙홀들이 주변의 물질들을 천천히 흡수한다는 기존의 예측 또한 증명됐습니다.

 

국제공동연구진은 EHT 관측에서 사용한 빛 파장대(1.3mm)보다 긴 3.5mm의 파장대에서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를 발견했습니다. 관측한 고리 구조의 크기는 EHT로 관측한 고리 구조에 비해 약 50% 크게 나타났습니다. 1.3mm 파장대에서 관측한 EHT 이미지에서는 블랙홀 주변의 광자 고리만 나타났지만 더 긴 파장대에서 관측한 GMVA+ALMA 이미지에서는 광자 고리 이외에 블랙홀보다 규모가 큰 바깥쪽 부착원반의 플라즈마에서 나온 빛이 함께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기존 EHT와 이번에 GMVA+ALMA로 관측된 고리 구조의 차이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 (좌측) GMVA+ALMA로 3.5mm에서 관측한 고리 구조. 파장이 길기 때문에 광자 고리(점선으로 표시)보다 바깥쪽의 부착원반(실선으로 표시)에서 나온 빛이 더 강해서 EHT로 관측된 고리 구조에 비해 약 50% 크게 나타났다. ※ rs: 슈바르츠실츠 반지름. (우측) 지난 2019년 4월 공개된 사건의지평선망원경(EHT)으로 1.3mm의 파장대에서 관측한 M87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 관측된 고리 구조의 크기는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예측하는 광자 고리(점선으로 표시)의 크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장이 짧기 때문에 부착원반에서 나온 빛은 약하고 광자 고리 구조가 더 두드러진다. 출처 : 한국천문연구원
기존 EHT와 이번에 GMVA+ALMA로 관측된 고리 구조의 차이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 (좌측) GMVA+ALMA로 3.5mm에서 관측한 고리 구조. 파장이 길기 때문에 광자 고리(점선으로 표시)보다 바깥쪽의 부착원반(실선으로 표시)에서 나온 빛이 더 강해서 EHT로 관측된 고리 구조에 비해 약 50% 크게 나타났다. ※ rs: 슈바르츠실츠 반지름. (우측) 지난 2019년 4월 공개된 사건의지평선망원경(EHT)으로 1.3mm의 파장대에서 관측한 M87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 관측된 고리 구조의 크기는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예측하는 광자 고리(점선으로 표시)의 크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장이 짧기 때문에 부착원반에서 나온 빛은 약하고 광자 고리 구조가 더 두드러진다. 출처 :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은 최초로 M87 블랙홀의 그림자와 제트[2]도 동시에 포착했습니다. 해당 결과는 블랙홀이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제트를 만들어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들의 진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데요.

 

이번 발견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에 참여하는 ALMA의 역할이 컸습니다. ALMA는 이미지의 감도와 남북 방향 분해능을 크게 향상해 사상 최초로 3.5mm의 파장대에서 고리 구조의 발견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한편 한국 연구진은 초장기선 간섭계 데이터의 오차 제거와 데이터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과정에 참여해 연구에 기여했습니다.

블랙홀의 부착원반과 제트를 나타낸 상상도. 원반 형태를 이루며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물질들인 부착원반과 제트의 형태를 이루며 블랙홀로부터 분출된 제트를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한국천문연구원
블랙홀의 부착원반과 제트를 나타낸 상상도. 원반 형태를 이루며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물질들인 부착원반과 제트의 형태를 이루며 블랙홀로부터 분출된 제트를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한국천문연구원

공동연구진은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천문연이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하와이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 GMVA, ALMA를 활용해 M87 블랙홀을 한 달간 네 차례 집중적으로 추가 관측할 예정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M87에서 관측되는 강한 제트의 형성 원인과 블랙홀 주변의 플라즈마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계속 연구할 것입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한국측 책임자인 박종호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수십 년간 예측만 무성했던 블랙홀 부착원반을 사상 최초로 직접 영상화해 존재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블랙홀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결과”라고 말했으며 “블랙홀이 주변의 물질을 어떤 방식으로 흡수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막대한 에너지를 분출시켜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 밝혔습니다. 김재영 경북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부 천문대기전공 교수는 “이전의 EHT 영상이 블랙홀 자체의 실존을 증명했다면, 이번 영상은 블랙홀 바로 주변의 복잡한 천체물리학적 과정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발표에 대해 국제공동연구진의 주요 인사인 대만중앙연구원 천문천체물리연구소 소속 케이치 아사다(Keiichi Asada) 박사는 “이번 관측의 배경에는 성능이 향상된 ALMA와  GLT 망원경의 역할이 컸다. 그리고 최첨단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관측된 고리 구조가 블랙홀의 부착원반이라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용어설명

[1] 부착원반

블랙홀 혼자서는 아무런 빛을 내지 않는다. 블랙홀은 근처의 기체들을 중력으로 끌어들이는 부착으로 빛을 내게 된다. 조금이라도 회전하고 있는 기체들은 부착되어 회전이 빨라지면서 부착원반을 형성하게 된다.

[2] 제트

제트는 기체와 액체 등 물질의 빠른 흐름을 말하는데, 노즐 같은 구조를 통과하며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질이 방출되어 만들어진다. 블랙홀 주변의 강력한 자기장, 부착원반(또는 여기서 나오는 방출류)과 블랙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강력한 제트 방출 현상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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