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필요성
최근 실생활에서 신분 증명, 신용 거래 등의 분야에서 QR 코드와 같은 전자 데이터 형태의 개인정보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자 데이터의 활용이 증가함에 따라, 개인정보 도용 및 침해로 인한 피해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필요에 따라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암호화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데요. 그러나 기존의 정보 암호화 기술은 자외선이나 고온의 열과 같은 별도의 에너지원이 필요해 실생활에서의 활용에 제약이 있었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학교 고승환 교수 연구팀이 체온에 반응해 정보를 사라지거나 나타나게 하는 정보 패턴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는데요.
기존 기술의 제약을 극복하고자 상전이[1]를 통하면 투명해지는 성질의 액정탄성체[2]를 활용, 이 탄성체의 위상[3]을 국소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레이저의 높은 해상도를 활용해 부분적으로 위상을 제어해 투명도를 조절함으로써 QR코드와 같은 정보 패턴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상전이 온도를 사람 체온 수준으로 낮춰 탄성체가 피부 체온에 닿으면 투명해지는 현상으로 정보 패턴이 사라지게 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부분적으로 빛에 반응해 구동하도록 설계함으로써 피부에 부착하지 않고도 원격으로 정보 패턴을 암호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더불어 정보 패턴을 제작하고 암호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작된 정보 패턴을 완전히 지우고 다시 새로운 정보 패턴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는데요. 이는 한 명의 소유자에게 제한된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이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승환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에 대해 “정보 패턴 제작 및 체온을 통한 암호화를 통해 차세대 웨어러블 ID 카드로써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온을 통해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의 개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3월 26일 게재됐습니다.
논문명: Phase patterning of liquid crystal elastomers by laser-induced dynamic crosslinking
#용어설명
[1] 상전이 : 물질이 온도, 압력 등 일정한 외적 조건에 따라 한 상에서 다른 상으로 바뀌는 현상
[2] 액정탄성체 : 기계적, 열적 자극에 따라 분자 정렬이 바뀌는 액정과 같은 성질을 가진 탄성체로, 상전이가 온도에 도달하면 투명해진다.
[3] 액정탄성체의 위상 : 분자의 정렬 상태에 따라 특정 지어지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