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처럼 잘 늘어나면서 금속만큼 전기가 잘 통하는 첨단 바이오 신소재가 개발됐습니다. 뇌주름과 같이 소재의 표면적을 증가시킨 독특한 나노구조를 통해 내구성 높은 신축성 전극 소재입니다.
한국연구재단은 가천대 이태일 교수, 경희대 오진영 교수,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원 최원진 박사, 한국기술교육대 채수상 교수 국제 공동 연구팀이 잘 섞이지 않는 두 물질인 고무와 금속을 속도론적[1] 방법으로 뇌주름 형상의‘금속-탄성체 나노 구조체’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전자피부, 웨어러블 로봇 등 착용형 전자기기 개발이 활발한데요. 피부를 닮은 전자피부나 촉각센서, 잘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기가 통하면서도 유연한 소재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이런 신축성 전극 개발에서 금속 물질과 고무와 같은 탄성체 간 반발력에 의해 서로 섞이지 않아 재료적 한계가 있었죠.
공동연구팀은‘속도론적 방법’이라는 새로운 접근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열역학적으로 섞이기 싫어하는 금속과 탄성체를 섞어서 각각의 물질 고유 특성을 유지하는 나노구조체 신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고무 탄성체 기판 위에 금속 박막을 증착[2]하는 시스템에서, 고무와 금속 각각 물질들의 증착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화학 반응을 통제했습니다. 고무 분자들의 이동속도와 증착되는 금속 원자들의 증착 속도 간의 상대적 차이를 조절, 나노니들[3]형태의 금속구조체들이 매우 조밀하게 연결된 금속-탄성체 나노상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이렇게 고무 탄성체 기판 표면에 형성된 ‘금속-탄성체 나노상’은 기판과 계면 사이의 큰 기계적 불안정성을 유도해 증착이 끝난 후, 수 시간에 걸쳐 마치 뇌주름과 같은 형태의 표면 주름이 형성되는 것도 관찰했습니다. 표면적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는 동시에 ‘금속-탄성체 나노상’내부의 특이한 나노구조를 통해, 기계적·화학적·열적 측면에서 기존 재료에서 보기 힘든 정도의 높은 내구성을 보였습니다.
채수상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에 대해 “기존 신축성 전극이 가질수 없었던 매우 뛰어난 내구성을 바탕으로 차세대 웨어러블 의료 및 전자기기나 VR과 같은 응용 분야의 전극소재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4월 9일 게재됐습니다.
논문명: Kinetically controlled metal-elastomer nanophases for environmentally resilient stretchable electronics
#용어설명
[1] 속도론적 : 화학 반응에 있어서 열역학이 에너지의 변환과 흐름에 관련된 원리를 설명한다면, 화학 반응속도론은 반응의 경로, 반응 속도 등에 대해 탐구한다.
[2] 증착 : 금속을 고온으로 가열 및 증발시킨 뒤, 그 증기로 금속을 박막으로 밀착시키는 방법이다.
[3] 나노니들(nano needle) : 머리카락 굵기보다 얇은 미세바늘로 화학물질을 전달, 이동시키는 기술로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