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대한민국 평균 기온 -20도? 대서양 해류 붕괴 논란 진짜일까?
10년 뒤 대한민국 평균 기온 -20도? 대서양 해류 붕괴 논란 진짜일까?
  • 이민환
  • 승인 2024.09.13 14:03
  • 조회수 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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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서양의 중요한 해류 시스템인 AMOC이 2030년대 후반부터 2095년대 사이에 붕괴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가 나왔다. 해류 흐름의 붕괴는 지구 전체의 기후를 혼란에 빠뜨리는 '행성 규모의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해수 순환 시스템이 무너지면 '빙하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덴마크 코펜하겐 연구팀도 지난해 논문을 통해 탄소 배출량이 줄어들지 않을 경우 AMOC가 붕괴하기 시작해 2095년 내에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과학 크리에이터 지식인미나니, 이민환
과학 크리에이터 지식인미나니, 이민환

이 논란의 논문과 대서양 해류 멈춤 사건을 알아보기 위해 필자인 나는 (과학 유튜버 지식인미나니) 서울대학교 급격한 기후변화 연구센터에 직접 왔다.

덴마크 코펜하겐 연구팀 AMOC 논문
덴마크 코펜하겐 연구팀 AMOC 논문

오지훈 연구원은 AMOC에 대해 "AMOC는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처럼 지구의 열을 분배하는 해양 순환 시스템입니다. 따뜻한 표층 해류가 저위도에서 고위도로 열을 전달하고, 고위도에서는 해수가 침강하여 심해로 내려갑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최근 해양의 전반적인 온도는 상승하고 있지만, 북대서양의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온도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해류 순환이 약화되어 저위도의 따뜻한 열을 고위도로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AMOC의 약화가 이미 진행 중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신예철 연구원에게 AMOC의 '티핑 포인트'(갑작스러운 변화를 일으키는 임계점)에 대해 묻자, 그는 "티핑 포인트는 시스템이 스스로 다른 안정된 상태로 전환되는 시점을 의미합니다. 에어컨을 끄는 순간부터 실내 온도가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고 새로운 상태에 머무르는 것과 비슷합니다"라고 비유했다.

최근 발표된 논문들에 대해 신 연구원은 "AMOC의 티핑 포인트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까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는 데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지만, 관측 데이터는 위험이 생각보다 더 크고 임박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렇다면 만약 해류 순환이 느려지고 온도가 하강한 채로 멈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지훈 연구원은 "티핑 포인트를 지났다 하더라도 영화 '투모로우'와 같은 급격한 재앙이 즉시 나타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반구 전반의 온도가 하락하고, 극심한 한파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라고 전망했다. 또한 "동아시아 지역, 특히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정도는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라고 덧붙였다.

오 연구원은 이어서 "기후 모형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관측한 결과, 티핑 포인트와 관련된 지표로 계산해보았을 때 이미 티핑 포인트를 넘어섰거나 매우 가까운 시일 내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국종성 교수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국종성 교수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의 국종성 교수는 "티핑 포인트가 오기 전에 탄소 중립을 실현하면 상황을 되돌릴 수 있지만, 일단 넘어선다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빨리 탄소 중립을 시행하여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국가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데 있어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국민이 기후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인류가 대서양의 해류와 온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시작한 지는 불과 50년 남짓이다. 지구 규모의 사건이 일어날지 아닐지 결론 내리기에는 아직 충분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여러 연구에서 대서양 해류의 약화와 해수 온도의 이상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후 변화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개인과 사회 차원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작은 실천이 모여 지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참고자료

[1] Ditlevsen, P., Ditlevsen, S. Warning of a forthcoming collapse of the 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Nat Commun 14, 4254 (2023). https://doi.org/10.1038/s41467-023-39810-w

[2] René M. van Westen et al. ,Physics-based early warning signal shows that AMOC is on tipping course.Sci. Adv.10,eadk1189(2024). DOI:10.1126/sciadv.adk1189

[3] Maya Ben-Yami et al. ,Uncertainties too large to predict tipping times of major Earth system components from historical data.Sci. Adv.10,eadl4841(2024). DOI:10.1126/sciadv.adl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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