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공격하는 CAR-T 세포, 이제는 고형암도 정조준한다
암세포 공격하는 CAR-T 세포, 이제는 고형암도 정조준한다
  • 이웃집과학자
  • 승인 2024.09.27 22:35
  • 조회수 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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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혈액암에 대한 면역치료법으로 알려진 ‘CAR-T 세포 치료법’을 전체 암의 90%를 차지하는 고형암에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융합의과학과 홍창완 교수 연구팀이 CAR-T 세포의 항암 면역반응에서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에 반응하는 Nrf2 전사인자의 역할을 규명하고, 기존 혈액암뿐만 아니라 고형암에도 적용 가능한 CAR-T 세포 치료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란 세포 내에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입니다.

 

연구팀은 활성산소에 반응해 항산화 기능을 활성화하는 Nrf2 전사인자가 CAR-T 세포의 암세포 공격 기능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기존 CAR-T 세포 치료는 혈액암에서 큰 성과를 거뒀었는데요. 그러나, 고형암의 경우 면역억제 환경으로 인해 효과가 제한적이었습니다. 연구팀은 Nrf2 전사인자를 억제함으로써 항암 면역세포인 CD8+ T 세포와 CAR-T 세포의 활성이 유지되고, 이를 통해 고형암에서도 항암 효과가 크게 향상됨을 확인했습니다.

Nrf2 제어 CAR-T 세포의 항암 면역반응. 고농도 활성산소의 종양미세환경에 노출된 기존의 CAR-T 세포에서 항산화 인자로 알려진 Nrf2가 오히려 세포의 활성을 저해해 최적의 항암 효능을 보이지 못한 반면, Nrf2를 제어한 CAR-T 세포는 고농도 활성산소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강력한 항암 면역반응을 유도했다. 출처: 부산대학교
Nrf2 제어 CAR-T 세포의 항암 면역반응. 고농도 활성산소의 종양미세환경에 노출된 기존의 CAR-T 세포에서 항산화 인자로 알려진 Nrf2가 오히려 세포의 활성을 저해해 최적의 항암 효능을 보이지 못한 반면, Nrf2를 제어한 CAR-T 세포는 고농도 활성산소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강력한 항암 면역반응을 유도했다. 출처: 부산대학교

CAR-T 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특별히 제작된 T 세포입니다. ‘CAR’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의 약자로, CAR-T 세포는 T 세포에 이 수용체를 인공적으로 도입한 것입니다. 이 수용체는 암세포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입니다. CAR-T 세포 치료는 환자의 혈액에서 T 세포를 추출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CAR를 도입하고, 이를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렇게 변형된 CAR-T 세포는 암세포를 찾아내 공격할 수 있어 기존의 치료법이 잘 듣지 않는 암에도 효과가 좋은 새로운 면역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CAR-T 세포를 이용한 항암 면역치료는 특히 혈액암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며 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전체 암종의 10%에 해당하는 혈액암에만 효과적이라는 한계가 있었죠. 나머지 90%를 차지하는 고형암에 대한 CAR-T 세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고형암 특유의 면역억제 환경으로 인해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종양미세환경에서 CAR-T 세포의 항암 작용을 방해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활성산소입니다. 활성산소는 세포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산소 분자로, 적정 수준에서는 세포 신호 전달과 면역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생성되면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를 촉진하고 면역세포의 활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는 대표적인 항암 면역세포인 CD8+ T 세포의 활성을 억제해 암 치료의 효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고형암에서는 이러한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생성되는데, 이는 면역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거나 변형시켜 암세포가 면역체계의 공격을 피하게 만듭니다. 이 때문에 고형암에서 CAR-T 세포의 효과를 높이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죠.

 

이번 연구에서 홍창완 교수팀은 활성산소에 반응해 항산화 기능을 활성화하는 Nrf2 전사인자가 오히려 CAR-T 세포에서는 활성을 저해해 CAR-T 세포의 종양 살상 기능이 약화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반대로 Nrf2가 억제되면 고형암의 종양미세환경 내에서 CD8+ T 세포의 활성이 유지됐으며, CAR-T 세포 또한 그 활성이 유지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Nrf2 발현 억제를 통한 활성 유지는 CAR-T 세포의 항암 효능을 고형암에서 현저히 향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홍창완 교수는 “이번 연구는 CAR-T 세포 치료의 적용 범위를 혈액암에서 고형암으로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며, “앞으로 Nrf2를 표적으로 하는 CAR-T 세포 치료제가 개발돼 더 많은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는 '셀(Cell)' 자매지인 '몰리큘라 테라피(Molecular Therapy)' 온라인판 8월 22일자로 게재됐습니다.

 

   - 논문 제목: Targeting ROS-sensing Nrf2 potentiates anti-tumor immunity of intratumoral CD8+ T and CAR-T cells (활성산소 반응 Nrf2 제어가 종양 내 CD8+ T 세포와 CAR-T 세포의 항암 면역반응을 향상시킨다)

   - 논문 링크: https://doi.org/10.1016/j.ymthe.2024.08.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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