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마스크 착용에 따른 피부염증 원인균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방법을 새롭게 제시했습니다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서휘원 박사 연구팀은 마스크 착용 시 번식하는 다양한 세균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분석하여 피부염증 억제하는 세균과 물질을 최초로 규명하였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연구성과는 병원성 세균에 의한 피부감염증 치료 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마스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지만 동시에 환경오염, 피부질환과 같은 마스크 사용에 따른 이차적인 문제도 나타났죠.
마스크네(Maskne)는 마스크(Mask)와 여드름(Acne)의 합성어로 마스크로 인해 생긴 여드름을 일컫는 신조어입니다. 마스크 착용 시 피부가 마스크와의 접촉으로 인해 생긴 접촉성 피부염, 마스크 안쪽의 높은 온도, 습도 등 미세환경 변화로 인한 피부 장벽 손상, 그리고 이런 요인들이 합쳐져 생긴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 등이 마스크네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마스크 착용 시간과 빈도가 늘어나면서 마스크에 번식하는 미생물로 인한 오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병원처럼 다양한 세균에 노출된 환경에서는 10분 정도만 사용해도 마스크가 세균에 오염되며, 일상생활에서 2시간가량 착용한 마스크에서는 피부 병원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마스크 사용으로 인한 세균 오염이 피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실제 마스크에서 오염균을 분리하여 진행한 연구는 부족했습니다. 그마저도 마스크 세균 오염에 관한 연구들은 단순히 공기가 충분한 상태에서 배양된 세균에 국한되어, 산소가 부족한 모낭이나 깊숙한 피부층에 생존하면서 다양한 피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혐기성 세균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단순 마이크로바이옴 패턴 분석에 그쳐 마스크 오염 세균과 피부질환의 연관성을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20대~50대 남녀 40명의 마스크, 피부,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여 마스크에서 번식한 병원균이 피부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마스크에서는 200여 종의 세균이 분리되었는데, 이 중 70% 이상이 피부에서 유래한 세균이었으며, 약 4% 정도가 구강 세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약 33.5%가 동물 피부에 농포, 결절과 같은 피부염증을 유발하였으며, 황색포도상구균이 가장 높은 병원성을 보였습니다.
마스크에서는 병원균의 성장을 촉진하는 균과 성장을 억제하는 균도 발견됐습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촉진균인 여드름균(Cutibacterium acnes)의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냈으며, 억제균 중 가장 뛰어난 효과를 나타낸 균은 주로 구강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Streptococcus parasanguinis’ 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촉진균이 피부염증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임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나아가 촉진균을 억제하면 효율적으로 피부 병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햤는데요. 다양한 병원균을 직접 제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항생제 사용 등이 필요하지만 촉진균을 억제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마스크에서 분리된 피부 공생 세균이 생산하는 물질 중 페닐락틱산(phenyllactic acid)이 피부 병원균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는 낮지만, 촉진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높아 기존 치료제 부작용을 극복할 새로운 치료제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연구책임자인 류충민 박사는 “병원균을 직접적인 방법이 아닌 간접적으로 억제하여 여드름 및 아토피 등 세균성 피부질환을 개선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는 6월 20일 미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npj Biofilms and Microbiomes' 온라인 판에 게재됐습니다.
논문명 : Facemask acne attenuation through modulation of indirect microbiome interactions
#용어설명
1. 마스크네(Maskne)
장기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피부 문제를 총칭하는 용어로, 주로 마스크와 접촉하는 얼굴 부위에 나타나는 여드름, 발진, 건조함, 홍조 등의 증상을 포함한다.
2.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미생물의 유전정보를 의미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체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 간의 인과관계가 밝혀지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3. 병원균 성장촉진균(Pathogen helper)
환경이나 체내에서 병원균 주변에 서식하면서 병원균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병원균의 성장 또는 병원성을 높이는 세균을 의미한다.
4. 혐기성 세균(Anaerobic bacteria)
혐기성 박테리아는 산소가 없거나 매우 적은 환경에서 살아가고 번식할 수 있는 미생물로서 산소를 사용하지 않고 에너지를 얻는 특별한 대사 과정을 가지고 있다.
5.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황색포도상구균은 사람의 피부와 점막에 흔히 존재하는 그람 양성 구균으로, 포도송이 모양의 군집을 형성하며, 정상 세균총의 일부이지만, 기회가 주어지면 다양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이다. 항생제 내성 균주의 출현으로 인해 의학적으로 중요한 관심을 받고 있으며, 특히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은 심각한 의료 관련 감염의 주요 원인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