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 아기가 탑승하면 아기 부모뿐만 아니라 다른 승객들, 심지어 승무원들까지도 긴장하게 되는데요. 아기의 울음이 언제 터질지 몰라 불안한 마음 때문일 겁니다. 이웃님 중에서도 비행기에서 아기들이 우는 모습을 목격하신 분들 계실텐데요. 우는 것이 잦다고는 하지만, 아기들은 왜 비행기에서 그렇게 고통스럽게 우는 걸까요?
아기가 비행기에서 고통스럽게 우는 이유는 많이 있을 겁니다. 가령, 배고프거나 피곤해서 혹은 비행기가 너무 불편하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압력차가 발생해서
그런데 무엇보다 아이가 비행기에서 우는 이유로 비행기의 높은 고도 때문에 발생하는 압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아기들이 이 압력을 견디기가 무척 힘들 수 있다는 건데요. 비행기가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에는 기압 차이가 생깁니다. 그때 아기의 귀에서 펑 소리가 나는 듯한 무서운 느낌이 들어 울음을 터트리게 되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어른과 아이의 귀는 해부학상 다르다고 하는데요. 이비인후과 의사인 Simon Baer박사는 "비행기에서 아기들이 우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아기의 귀 내부에서 압력을 균등화시키는 작업이 순탄치 않기 때문"이라며 "유아기의 유스타키오관은 성인의 것만큼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에 자료에 따르면, 유스타키오관은 귀 안쪽 공간과 코 뒤편을 연결해주는 작은 통로인데요. 연골과 뼈로 이뤄져있습니다. 유스타키오관은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침을 삼키거나 껌을 씹는 행동을 할 때 그 주변의 근육들이 움직이며 열리게 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닫힘과 열림을 반복하며 귀 안의 압력을 대기와 동일하게 조절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비행기에서 갑작스런 기압 변화가 생겼을 때 귀가 먹먹해지고 평소와 다른 느낌을 받게 됩니다. 성인들은 하품을 하거나 침을 삼키면서 유스타키오관을 열어 귀 속 중이의 압력을 균등화시켜줍니다. 아이들은 아직 이 부분이 미숙합니다.
특히, 아기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 보다 착륙할 때 더 고통을 호소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기압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할 때 압력의 균등화를 이뤄내기 더 어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기의 코를 꼬집어라
영유아의 아이들은 귀가 먹먹해졌을 때 유스타키오관을 열어줄 만한 행동을 의도적으로 행하기 힘들 수 있는데요. 스스로 유스타키오관의 기능을 제어할 수 없는 어린 아이들은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캐나다의 소아과협회 공식 저널인 <Paediatrics & Child Health>에 2007년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아기의 귀에서 압력을 균등화시켜주기 위해 발살바법(Valsalva maneuver)을 이용하면 됩니다. 발살바법은 코를 막고 숨을 크게 내쉬어 순간적으로 체내의 압력을 높이는 동작을 일컫는데요. 이밖에도 Simon Baer박사는 이에 더해 한 가지 팁을 더 알려줬습니다.
비행기가 상승하거나 하강하면서 기압이 달라질 때 아기가 깨어있다면, 우유병을 빨게 하라고 권합니다. 또한, 아기가 상기도 감염(upper respiratory tract infection)에 걸려있다면, 비행을 피하라고 조언하는데요. 이는 유아의 유스타키오관은 코 뒷면의 비인강과 더욱 가까이 붙어 있어 세균 침범이 쉽고, 중이염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Aviation, space, and environmental 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비행 후 약 22%의 아이들이 '항공성중이염(barotitis)'을 겪었다고 하는데요. 이전에 귀앓이를 했거나 코막힘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