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8일 중국 동부 출신의 65세 남성이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성이 '왕'씨인 것만 알려진 이 남성은 중증의 노래방 애호가였습니다. 평소 보통 어려움 없이 고음역대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쓰러진 날 당시 이 남성은 노래방에서 고음역대의 노래 10곡을 연속으로 불렀습니다.
노래를 부른 뒤 남성은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남성이 회고한 바에 따르면 남성은 이때 "나는 순간의 열기에 매우 흥분했으며 매우 높은 음으로 몇 곡을 부른 후 호흡에 곤란을 겪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남성은 약간의 불편함이라고 여기고 이를 무시했지만 집으로 돌아간 후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남성은 난창 병원으로 이송됐는데요. 진단 결과 남성의 왼쪽 폐가 '기흉'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을 진단한 중국 난창 병원의 의사는 "이 상태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환자가 고음으로 노래를 부를 때 높은 폐 압력이 발생해 환자의 폐가 붕괴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노래를 불러서 기흉이 발생한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부교수 Enid Neptune 박사는 "완전히 정상적인 폐는 외상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기흉이 발생할 수 없다"며 "이 남성은 폐에 이상이 있지만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흉?
폐는 공기를 흡입해 몸에 산소를 제공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폐가 공기를 흡입할 때 갈비뼈 사이에 있는 여러 근육이 작용하는데요. 이를 통해 흉부를 확장시킴으로써 흉강 내에는 폐 안에 공기를 끌어들이는 데 필요한 '음압'이 발생하죠. 때문에 갈비뼈가 골절되면 호흡이 어렵고 고통스러워집니다.
기흉은 흉막강 내에 공기가 가득찬 상태를 말합니다. '공기가슴증'이라고도 부르죠. 쉽게 말하자면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폐포가 파괴돼 폐에 구멍이 뚫린 상태입니다. 때문에 기흉에 걸리면 폐가 들어있어야 할 공간에 공기가 들어있어 빠져나가지 못한 공기가 폐를 누릅니다. 공기는 유입되는 반면 배출이 안 되는 상태죠. 공기의 양이 증가할수록 폐는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양쪽 폐와 심장이 한쪽으로 쏠립니다. 그 결과 호흡곤란을 포함한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흉은 크게 자연 기흉과 외상성 기흉으로 나뉩니다. 자연 기흉은 1차성과 2차성으로 나뉘는데요. 1차성 자연 기흉은 평소 건강하던 사람들에게 외적 요인 없이 발생하는 기흉입니다. 남성과 여성의 1차성 자연 기흉 발생 비율은 10:1이며 특히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을 가진 젊은 남성들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2차성 자연 기흉은 폐렴, 천식, 폐결핵 등 폐 질환을 앓는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기흉입니다. 2차성은 1차성과 다르게 40대 이후의 장년층에게 자주 나타납니다.
외상성 기흉은 외상을 입어 발생한 기흉을 말합니다. 외상성 기흉에는 의인성 기흉이 가장 흔하다고 합니다. 의인성 기흉은 치료나 수술 결과로 발생한 기흉을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의학의 발전으로 수술이 늘어나면서 침습적 시술도 증가했기 때문에 의인성 기흉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 손준광, et al. "증례: 근육 내 자극 요법 후 발생한 의인성 기흉 2 예." Tuberculosis and Respiratory Diseases 63.5 (2007): 444-448.
- D.P 라일 <미스터리 작가를 위한 법의학 Q&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