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NASA "하늘에서 태양 코로나 관측 성공"
천문연·NASA "하늘에서 태양 코로나 관측 성공"
  • 강지희
  • 승인 2019.09.19 20:00
  • 조회수 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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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룬에 실려 성층권으로 상승 중인 코로나그래프. 출처: KASI

한국천문연구원과 미 항공우주국 NASA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그래프가 코로나 관측에 성공했습니다. 관측 작업은 9월 18일(수) 22시경(현지 시각 9월 18일(수) 오전 7시경)부터 미국 뉴멕시코주 포트 섬너(Fort Sumner)에서 8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관측팀은 미국 NASA와 공동 개발한 태양 코로나그래프(coronagraph) 'BISTE'의 핵심기술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그래프란?

코로나는 태양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을 말합니다. 코로나의 온도는 섭씨 100만~500만 도입니다. 태양 표면 온도인 6,000도 보다 월등히 높은데요.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죠.

 

코로나는 달이 태양 전체를 가리는 개기일식 때 육상에서 관측 가능합니다. 다만, 개기일식은 지속 시간이 짧고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습니다. 때문에 인공적으로 태양면을 가리고 코로나를 관측하는 장비가 필요한데요. 그게 바로 코로나그래프입니다.

 

코로나 관측의 목적은 '태양풍'입니다. 코로나에서 방출되는 물질의 흐름인 태양풍은 지구 및 우주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태양풍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과학자들에게 코로나 관측으로 태양풍의 미스터리를 푸는 일은 곧 태양의 폭발과 지구 및 우주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는 일인 셈이죠.

 

대표적인 코로나그래프는 태양관측 위성 SOHO에 탐재된 LASCO입니다. 지난 20여년 동안 코로나 지역을 감시했습니다. LASCO는 훌륭한 과학적 성과를 이뤘지만 노후 때문에 조만간 운용을 마치게 될 예정입니다. 

 

이번 연구의 NASA 쪽 책임자이자 미국 메릴랜드 주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나치무트 고팔스와미(Natchimuthuk Gopalswamy)는 "태양풍이 어떻게 형성되고 가속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코로나그래프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천문연-NASA, 성공까지의 여정

2017년 천문연 연구진이 촬영한 개기일식 코로나. 출처: KASI
2017년 8월 NASA-천문연 연구진이 촬영한 개기일식 코로나. 출처: KASI

2016년 천문연과 NASA는 국제우주정거장용 코로나그래프 개발 추진에 합의했습니다. 천문연-NASA 공동 연구진은 2017년 이래로 코로나그래프 개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2017년 8월 공동 연구진은 코로나그래프의 핵심 이론인 '온도 및 속도 동시 측정' 기술을 지상에서 시험하기 위한 '필터휠 시스템'을 개발합니다. 그리고 당시 연구진은 미국 대륙을 관통하는 개기일식 기간에 코로나그래프의 '온도·속도 동시 측정' 기술을 지상에서 성공적으로 시험했습니다.

연구진이 개발한 코로나그래프. 출처: KASI
연구진이 개발한 코로나그래프. 출처: KASI

코로나그래프 개발 연구에서 천문연은 코로나그래프의 핵심 기술인 영상카메라, 제어시스템 및 핵심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습니다. NASA는 코로나그래프의 광학계, 태양 추적 장치를 개발하고 성층권 기구를 제공했습니다.

이번 고고도 성층권 기구 시험은 2단계 기술 검증 시험입니다. 태양 코로나그래프의 영상카메라, 제어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을 검증하는 시험이죠. 올해 8월 24일 NASA는 연구진이 개발한 코로나그래프를 뉴멕시코에서 풍선기구에 띄워 시험할 준비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NASA는 8월 26일 이전에 ‘BISTE’라는 이름을 가진 코로나그래프를 축구 경기장을 덮을 만큼 거대한 풍선 기구에 띄울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고고도 성층권기구시험에 쓰인 과학용기구 지상(좌)과 상공(우)에서의 모습 그림. 출처: KASI

코로나그래프 관측 시험은 쉽지 않았습니다. 기후 때문이었는데요. 올해 8월 29일 NASA와 천문연은 현지 시각 밤 10시 이후에 공동 개발한 코로나그래프를 벌룬에 띄워 태양의 코로나를 관측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기상 환경 때문에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기구에 연결된 관측장비의 모습. 출처: KASI
기구에 연결된 관측 장비의 모습. 출처: KASI

그러다가 9월 18일 NASA와 천문연이 다시 코로나 관측에 재도전합니다. 연구진은 현지 시각 밤 10시(미국 기준으로는 오전 7시) NASA 콜롬비아 과학기구 발사장에서 공동 개발한 코로나그래프를 대형 과학용 풍선기구에 탑재해 약 40km의 상공 성층권으로 띄웠습니다.

 

우주로 날아간 코로나그래프는 세계 최초로 외부 코로나(태양 표면으로부터 200~700만km) 지역의 온도 및 속도를 동시에 관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코로나그래프는 자외선 영역인 400나노미터 파장 영역을 중심으로 관측해, 지금까지 관측되지 않은 외부 코로나에 관한 정보와 코로나 전자의 온도·속도 등 다양한 물리량 정보를 얻었다고 합니다.

 

NASA 측 연구책임자인 고팔스와미(Natchimuthuk Gopalswamy) 박사는 "태양풍의 속도와 온도를 우주에서 측정해 왔지만 고고도 성층권 기구 시험은 태양으로부터 매우 가까운 곳에서 태양풍이 형성되는 상태의 속도와 온도를 원격 기술로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이 장비는 파커 태양 탐사선(Parker Solar Probe) 등 기존의 관측 연구와 협력해 더욱 정밀한 정보를 얻게 될 예정이다"라며 "과학계의 난제인 코로나 가열과 태양풍 가속 현상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중요한 결과 중 하나는 한미 양 기관의 성공적인 협동을 위한 경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한국 측 연구원들. 출처: KASI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한국 측 연구원들. 출처: KASI

천문연 측 연구책임자인 김연한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구 시험은 국제우주정거장용 코로나그래프 개발에 필요한 기술 검증을 목적으로 했다"며 "이번 성공적인 공동 개발을 통해서 연구진이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 관측 장비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이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의 여정은?

국제우주정거장. 출처: NASA
국제우주정거장. 출처: NASA

NASA-천문연 공동 연구진은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력과 과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국제우주정거장용 코로나그래프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연구진이 개발하는 코로나그래프는 2020~2021년 국제우주정가장에 설치될 예정입니다. 태양 코로나그래프 개발은 천문연이 NASA와의 공동개발 프로젝트로 이룬 세계적 수준의 우주 관측 기술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앞으로도 우주 분야 국제 공동 연구 참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우주개발 능력을 더욱 고도화해나갈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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