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이용하는 능력' 기원 밝혀줄 단서 발견
'손 이용하는 능력' 기원 밝혀줄 단서 발견
  • 강지희
  • 승인 2019.10.19 20:20
  • 조회수 3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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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손동작은 누가 만들었을까? 출처: pixabay
사람의 손동작은 누가 만들었을까? 출처: pixabay

인간만이 갖는 복잡한 물체의 조작 능력 즉 운동 솜씨에 대한 학문적 호기심은 철학 및 과학 등의 영역에서 오랫동안 논의돼 왔습니다. 최근 MRI와 같은 뇌영상화 기법들이 발전함에 따라 이를 뇌의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로 동작 수행 전후 비교 연구가 대부분이며 동작 수행 과정 중에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해 그 이유를 밝히려는 연구는 거의 없었는데요.

 

사람의 동작들은 뇌의 '대측성'에 영향을 받습니다.

대측성?

 

사람의 동작들은 신체의 좌측과 우측으로 구분돼 각각 반대편 뇌 영역의 통제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우뇌는 신체의 왼쪽, 좌뇌는 신체의 오른쪽 동작들을 담당하고 통제하는데요. 뇌의 이런 특징을 '대측성(Contralaterality)'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손을 이용해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인간만의 능력인 '손 조작 솜씨'를 대측성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의문을 품었습니다. DGIST 안진웅 책임연구원 연구팀도 의문을 갖고 연구에 임했는데요. DGIST는 지능형로봇연구부 안진웅 책임연구원, 이승현 연구원, 진상현 전임연구원 팀이 '손 조작 솜씨'를 설명할 단서를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습니다. 

 

어떻게 연구했는가

 

연구팀은 뇌혈류역학 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출해 인간의 운동 솜씨가 대뇌피질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규명했습니다.

 

뇌혈류역학?

 

머릿속(뇌)의 혈액순환 상태를 알아보는 분야를 말합니다.

뇌혈류역학 연구에서는 '초음파'를 가장 많이 활용합니다.

안진웅 책임연구원팀은 오른손을 주로 쓰는 정상인 15명을 대상으로 오른손과 왼손으로 복잡한 과제를 번갈아 수행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때 연구팀은 대뇌피질의 혈류 상태를 보여주는 신호를 검출해 평소 주로 사용하는 손(오른손)과 아닌 손(왼손)을 각각 사용할 때 나타나는 대뇌피질의 패턴을 관찰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손 조작 솜씨'가 뇌 어느 부분에서 시작되는지를 보여주는 단서를 찾는데 집중했죠.

대뇌피질?

 

대뇌의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세포층을 말합니다. 

대뇌피질은 평균 두께 2.5mm의 만두껍질 같은 형태를 갖는데요.

대뇌의 대부분의 활동은 이 대뇌피질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연구 결과 주로 사용하는 손(오른손)으로 복잡하고 섬세한 동작을 수행하면 이를 관장하는 좌뇌의 대뇌피질 혈류만 활성화됐습니다. 왼손은 주로 우뇌의 대뇌피질이 관장한다고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위의 그림에서처럼 익숙하지 않은 손(왼손)의 경우 우뇌의 대뇌피질과 좌뇌의 대뇌피질도 함께 활성화됐다고 합니다. 즉 연구팀은 왼손과 같이 평소 잘 쓰지 않는 손을 이용해 복잡한 동작을 수행하면 우리의 신체는 좌뇌와 우뇌를 함께 작동시킴을 발견했습니다.

복잡한 손 조작 수행 시 우세성 차이에 따른 대뇌 피질 패턴. 출처: DGIST
복잡한 손 조작 수행 시 우세성 차이에 따른 대뇌피질 패턴. 출처: DGIST

이번 연구는 인간의 손재주를 뇌의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한 연구입니다. 기존의 연구가 침팬지 같은 유인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과는 차이점을 보이죠. 인간을 대상으로 했단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연구는 향후 뇌질환 환자들의 재활, 치료 등 임상 연구에 적용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팀은 "인간의 뇌는 대측성을 갖고 있어 이를 근간으로 인간의 행동, 사고 등을 이해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인간만이 갖는 작업 솜씨가 대측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기존의 학설을 뛰어넘어 복잡한 동작(협응 동작, 세밀한 조작, 순서가 있는 동작 등을 포함)을 수행할 때 인간의 작업 솜씨가 발현되는데 이는 대측성이 아닌 솜씨와 직접 관련 있는 우세한 뇌영역이 대뇌 활동을 관장함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안진웅 책임연구원 연구진. 출처: DGIST
안진웅 책임연구원 연구진. 출처: DGIST

이번 연구를 주도한 DGIST 지능로봇연구부 안진웅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가 뇌질환 환자들의 작업 재활, 운동 신경조절 치료 등 임상 과정에 활용이 가능하다"며 "최근 딥러닝 등 뇌의 시각 피질을 모방한 인공 지능을 넘어 뇌의 운동 피질을 모방한 인공 지능 개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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