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가축으로 키우는 농장주들은 소에 날아드는 벌레들 때문에 골치를 앓습니다. 특히 말파리나 흡혈파리에 물리면 몸에 상처를 내 질병을 전염시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파리가 민첩한 탓에 잡기도 힘들죠.
그런데 일본의 아이치 농업 연구센터의 연구진이 흡혈파리 또는 말파리로부터 검은 소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습니다. 검은 소의 몸에 흰색 페인트칠을 해 얼룩말 무늬를 만드는 방법인데요. <PLOS ON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소의 몸에 얼룩말 줄무늬를 그리면 소에 달라붙는 말파리의 수가 감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얼룩말이 줄무늬를 가진 이유
얼룩말은 검은색 줄무늬와 흰색 줄무늬가 특징입니다. 2019년 <Royal Society B>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얼룩말의 줄무늬는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에 존재합니다. 얼룩말을 포함한 포유동물들은 피를 빨아먹는 흡혈파리의 표적이 되곤 하는데요. 얼룩말의 줄무늬는 흡혈파리를 쫓아낼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마네킹을 이용해 실험했습니다. 연구진은 마네킹을 세 가지 색(얼룩말 무늬색, 살구색, 갈색)으로 칠했습니다. 그 다음 접착제를 발라 흡혈파리들이 마네킹을 떠나지 못하도록 했죠. 그 결과 흡혈파리의 수는 얼룩말 무늬의 마네킹이 가장 적었습니다. 대신 갈색 마네킹에 달라붙은 흡혈파리가 많았습니다.
2019년 <PLOS ONE>에 게재된 논문의 연구진도 유사한 실험을 했습니다. 연구진은 말을 대상으로 실험했습니다. 연구진은 9마리의 말에 흰색, 검은색, 얼룩말 무늬 옷을 입혔습니다. 그 다음 16시간 동안 말에 앉은 말파리 수를 관찰했는데요. 실험 결과 얼룩말 무늬 옷을 입은 말에 앉은 말파리 수가 다른 말들보다 훨씬 적었다고 합니다.
소에 페인트칠을 해보니
연구진은 흰색 페인트로 검은 소의 몸에 얼룩말 무늬를 그렸습니다. 얼룩말 무늬를 새긴 검은 소를 실험군으로 설정했는데요. 연구진은 두 가지 대조군을 마련했습니다. 한 대조군은 검은 페인트로 줄무늬를 그린 검은 소였습니다. 다른 대조군은 아무런 줄무늬도 그리지 않은 검은 소였죠.
소가 파리를 쫓아내는 행동으로는 머리 세게 흔들기, 발 세게 구르기, 꼬리로 파리 내쫓기 등이 있습니다. 그 후 연구진은 검은 소에 앉은 흡혈파리들의 수를 관찰했는데요.
연구 결과 얼룩말 무늬를 가진 소들은 다른 소들보다 몸에 앉은 흡혈파리 수가 훨씬 적었다고 합니다. 위의 두 그래프 속 3개의 막대 그래프 중 맨 왼쪽이 얼룩말 무늬를 가진 소, 가운데가 검은 무늬를 가진 소, 맨 오른쪽이 아무 무늬도 없는 소의 실험 결과를 가리킵니다. 얼룩말 무늬를 가진 소는 아무 무늬가 없는 소보다 몸에 앉은 흡혈파리 수가 50% 적었습니다. 얼룩말 무늬를 가진 소는 파리를 쫓아내려는 행동 횟수도 적었습니다. 얼룩말 무늬를 가진 소는 아무 무늬가 없는 소보다 파리를 쫓아내려는 행동 횟수가 25% 적었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Katsutoshi Kino 박사는 "흡혈파리는 가축 생산에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심각한 해충"이라며 "우리는 얼룩말 줄무늬를 소에 새기면 흡혈파리에게 물어뜯기는 횟수가 50%나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충을 없애는 방법으로는 살충제 사용이 있다. 하지만 이는 해충들의 살충제 저항성이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우리의 연구는 살충제 사용의 대안을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 Kojima, Tomoki, et al. "Cows painted with zebra-like striping can avoid biting fly attack." PloS one 14.10 (2019): e0223447.
- Caro, Tim, et al. "Benefits of zebra stripes: Behaviour of tabanid flies around zebras and horses." PloS one 14.2 (2019): e0210831.
- Horváth, Gábor, et al. "Striped bodypainting protects against horseflies." Royal Society open science 6.1 (2019): 181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