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놓아도 "완충"되는 무선 충전기
어디 놓아도 "완충"되는 무선 충전기
  • 강지희
  • 승인 2019.10.21 18:00
  • 조회수 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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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XX' 배터리 아웃 넘 심해... 출처: pixabay
아, 충전해야되잖아... 출처: pixabay

4차 산업혁명과 5G 통신기술이 도입되면서 휴대기기의 데이터 소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기기의 전력 소모량 증가로 이어졌는데요. 사람들은 휴대기기를 더 자주 충전해야 했고 이에 '편리하고 제약이 적은 배터리 충전 방법'에 대한 수요가 필연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이를 만족시킬 기술로 '무선 전력전송 기술'을 이용한 충전 시스템이 크게 주목받고 있죠.

 

기존 무선 충전기가 상용화되면서 휴대기기와 충전기 사이에 전선(cable)이 사라졌습니다. 덕분에 이전보다 자유로운 전력 공급이 가능해졌죠. 하지만 전선을 없앴을 뿐 '제약 없는 충전'에 대한 모든 수요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는데요. 상용화된 무선 충전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휴대기기를 고정된 채로 유지시켜야 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또 무선 충전기에서 전자 기기가 조금이라도 빗겨나거나 둘 사이에 간격이 벌어지면 충전 효율이 매우 떨어집니다. 심한 경우 충전은 안 되고 휴대기기에 발열만 초래하는데요. 

자율배치 무선 충전 기술이 적용된 예.
자율배치 무선 충전 기술이 적용된 예. 출처: UNIST

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의 변영재 교수팀은 무선 충전 시 여러 개의 전자 기기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고 충전 면적도 넓힌 '대면적 자율배치 무선 충전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IEEE Transactions on Power Electronics>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전력을 주고받는 자기장 신호를 '공기' 대신 '페라이트(ferrite)'라는 물질을 통해서 보내는 게 핵심이라고 합니다.

  • 페라이트(Ferrite)?

산화철계의 자성체 세라믹의 총칭을 말합니다. Mn-Zn, Ni-Zn계 페라이트가 대표적이죠. 강자성체의 일종이지만 자화가 잔류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보자력은 낮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페라이트의 투자율(magnetic permeability)이 높고 자기저항(magnetic reluctance)은 낮은 성질을 이용했습니다. 

매질 바꿔 자기장 UP, 효율도 UP

구조 기반 성능 향상 기법.
구조 기반 성능 향상 기법. 출처: UNIST

기존 무선 충전 기술은 자기장을 보내는 매질로 '공기'를 이용합니다. 공기를 이용하면 충전용 전선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편리합니다. 하지만 전자 기기와 무선 충전기의 배치가 고정된다는 제약이 존재합니다. 둘의 배치가 조금이라도 빗겨나가거나 멀어지면 충전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충전이 중단되죠.

 

변영재 교수팀은 이런 제약들을 풀기 위해 자기장을 전파하는 매질을 바꿨습니다. 연구팀은 공기 대신 '페라이트'를 사용해 충전 기기에 전달되는 자기장 세기를 극대화했습니다. 자기장이 공기로 전달될 때는 '자기저항(자기장을 가로막는 성질, magnetic reluctance)'이 크기 때문에 전력 손실이 큽니다. 하지만 페라이트의 자기저항은 공기보다 1000배 작아 전송 효율이 높아집니다.

  •  자기저항(magnetic reluctance)?

자속(magnetic flux)이 통과하기 어려운 정도를 나타냅니다. 자기저항은 자기장이 전파되기 어려운 정도와 비례합니다.

또한 연구팀은 전원장치에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코일을 감는 방식도 달리해 전력 전송 효율을 높였습니다. 판형 구조의 페라이트에 코일을 위아래로 감으면 판을 기준으로 위와 아래의 전류 방향 반대가 돼 자기장이 상쇄되는데요.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일을 비스듬히 감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UNIST 서석태 연구원은 "공기보다 자기저항이 매우 낮은 페라이트를 이용하는 동시에 구조적 설계를 개선한 무선 충전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충전 범위가 넓어지는 데다 충전하고자 하는 휴대기기를 자유롭게 배치 가능한 게 장점"이라고 밝혔습니다.

대 면적(30×130㎠)에 다중 무선 충전 가능성을 가지는 자율 배치 무선 전력 전송 기술 실험 사진.
대 면적(30×130㎠)에 다중 무선 충전 가능성을 가지는 자율 배치 무선 전력 전송 기술 실험 사진. 출처: UNIST

이 시스템의 실현 가능성은 시뮬레이션과 실험으로 확인됐습니다.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자기장과 전기장 노출 역시 국제기준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도 입증됐습니다. 공동 1저자인 UNIST조현경 연구원은 "새로운 무선 충전 시스템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지만 페라이트가 무겁고 가격이 비싸다는 게 한계"라며 "페라이트를 대체할 물질을 찾고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변영재 교수.
변영재 교수. 출처: UNIST

이번 연구를 주도한 변영재 교수는 "넓은 면적에 자율배치가 가능한 무선 충전 원천기술을 확보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책상과 탁자, 벽, 바닥 등에 적용돼 앞으로 다가올 IoT 시대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참고자료##

  • Free Arrangement Wireless Power Transfer System with a Ferrite Transmission Medium and Geometry-Based Performance Improvement(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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