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는 주요 에너지원으로 아미노산 중 글루타민을 사용합니다. 글루타민은 세포 내 에너지 공장으로 잘 알려진 미토콘드리아에서 작용하는데요. 하지만 글루타민이 어떻게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안으로 들어가는지에 대해서는 기존에 밝혀진 바가 없었죠. 연세대학교 한정민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의 주 영양분인 글루타민을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에 전달하는 수송체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해당 연구 논문은 <Cell Metabolism>에 게재됐습니다.
- 글루타민(glutamine)?
혈액에서 가장 많은 아미노산입니다. 특히 암세포의 생존과 성장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아미노산으로 알려졌습니다.
암세포와 글루타민 사이에 존재하는 'SLC1A5'와 'HIF-2α'
연구팀은 SLC1A5 라고 하는 유전자로부터 유전자 변이체가 새로 만들어짐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해당 변이체는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할 수 있는 특정 단백질 서열을 가짐으로써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위치하는 수송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기존 연구들은 세포막 글루타민 수송체로서 SLC1A5의 역할에만 주목했는데요. 그러나 이번 연구는 SLC1A5 유전자에서 나온 변이체가 세포막이 아닌 미토콘드리아에서 글루타민 수송체로서 암세포의 대사를 조절할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해당 수송체는 저산소 환경에서 특정한 전사인자(HIF-2α)에 의해 발현이 증가했습니다. 또한 해당 수송체의 발현이 증가하는 경우 암세포의 글루타민 사용이 늘어나 에너지 호흡이 증가했습니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포도당(glucose) 사용 역시 증가해 암세포의 대사가 전반적으로 활성화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증가한 암세포의 대사적 활성은 췌장암 세포에서 겜시타빈(gemcitabine)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나아가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서 해당 수송체의 발현을 억제한 경우 암 발생 자체가 억제되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글루타민 대사 과정이 더욱 명확히 밝혀졌습니다. 이는 향후 글루타민 의존성을 갖는 암세포에 중요한 항암 표적으로서 활용될 전망입니다.
한정민 교수는 "그 동안에는 암세포 신호전달경로를 억제하는 연구들이 주로 이뤄졌지만 저항성이 쉽게 생길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략하는 대사적 측면에서 접근한 것으로, 암 정복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