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성질로 박테리아 생장 실시간 탐지
도파민 성질로 박테리아 생장 실시간 탐지
  • 함예솔
  • 승인 2020.12.13 09:05
  • 조회수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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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성질을 이용해 박테리아(병원균)를 쉽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KAIST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화학과 이해신 교수 공동 연구팀이 도파민의 반응을 이용해 병원균의 생장과 항생제 내성을 광학적으로 측정하고 맨눈으로 실시간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습니다.

도파민은 자체 중합 반응에 의해 형광나노입자의 발광을 억제하는데, 박테리아 존재시에는 도파민 중합반응이 억제되어 나노입자의 형광 신호가 회복됨. 출처: KAIST
도파민은 자체 중합 반응에 의해 형광나노입자의 발광을 억제하는데, 박테리아 존재시에는 도파민 중합반응이 억제되어 나노입자의 형광 신호가 회복됨. 출처: KAIST

항생제 내성 갖는지 육안으로 탐지 가능

 

박테리아의 항생제 내성 문제는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없다면 30년 이내에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피해가 암보다 더 현대인의 수명을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항생제 내성균의 종류가 점차 늘어나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연간 최소 2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항생제 내성 병원균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도파민은 대다수 생명체에서 신경전달물질로 사용되며, 산소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다른 물질의 도움 없이 자체 중합반응(두 개 이상 결합해 큰 화합물이 되는 일)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중합된 도파민 고분자는 짙은 갈색을 나타내고, 다양한 물질 표면에 흡착해 층을 형성합니다.

a) 좌측은 생체내에서 중요한 생리활성 기능을 가지는 도파민. 우측은도파민의 자체 중합반응 과정. b) 박테리아의 생장, 용존 산소량과 도파민 고분자 센서, 형광나노입자 신호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그래프. 출처: KAIST
a) 좌측은 생체내에서 중요한 생리활성 기능을 가지는 도파민. 우측은도파민의 자체 중합반응 과정. b) 박테리아의 생장, 용존 산소량과 도파민 고분자 센서, 형광나노입자 신호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그래프. 출처: KAIST

연구팀은 이러한 도파민의 성질을 이용해 병원균이 생장하는지와 항생제 내성을 갖는지를 육안과 형광으로 동시에 탐지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현재 사용되는 디스크 확산 검사나 균 배양 분석에 대비해 시간이 짧고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 검사)과 비교할 때도 전처리 과정이 필요 없는 간편한 기술이라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도파민 어떻게 이용했나

 

도파민의 자체 중합반응에서는 개시제 역할을 하는 산소가 필수적인 존재입니다. 연구팀은 박테리아가 생장함에 따라 용액 내의 산소를 소모하는 현상을 이용, 박테리아의 생장 정도를 도파민의 중합반응과 연관 지어 관측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도파민의 구조. 출처: Fotolia
도파민의 구조. 출처: Fotolia

또 박테리아의 생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소재인 덱스트란으로 형광나노입자를 제조해 실험에 사용했습니다. 도파민의 자체 중합반응은 용액 내에 존재하는 형광나노입자 표면에 흡착하고 층을 형성해 입자의 화학적, 물리적 성질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기존에 발생하던 강한 형광 신호를 약하게 만듭니다. 또한, 도파민과 나노입자가 첨가된 용액 내에서는 도파민의 산화와 자체 중합반응 때문에 용액의 색이 짙은 갈색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박테리아가 용액 내에 존재하는 경우 박테리아 생장 때문에 산소가 소모돼 도파민의 자체 중합반응은 저해되고 용액의 색깔은 투명하게 유지됩니다. 나노입자의 형광 신호 역시 원래의 신호를 유지합니다.

a) 도파민 센서를 이용한 박테리아의 항생제 감수성 검출의 원리를 설명한 모식도. b) 형광도 측정시 항생제 내성이 없는 경우 형광 신호 감소, 항생제 내성이 있는 경우 형광 신호 회복하는 결과가 나타남. c) 박테리아의 농도에 따른 나노입자의 형광신호 측정 결과. d) 항생제 내성 유무에 따라 도파민 고분자 생성 여부가 결정되어 육안으로 색깔이 관찰됨. 출처: KAIST
a) 도파민 센서를 이용한 박테리아의 항생제 감수성 검출의 원리를 설명한 모식도. b) 형광도 측정시 항생제 내성이 없는 경우 형광 신호 감소, 항생제 내성이 있는 경우 형광 신호 회복하는 결과가 나타남. c) 박테리아의 농도에 따른 나노입자의 형광신호 측정 결과. d) 항생제 내성 유무에 따라 도파민 고분자 생성 여부가 결정되어 육안으로 색깔이 관찰됨. 출처: KAIST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박테리아의 생장 및 항생제 내성을 탐지하는데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는 '뉴 델리 메탈로-베타락타마제 1 (NDM-1)'을 발현하는 대장균(E. coli)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일반적인 대장균의 경우 카바페넴 계열의 항생제인 암피실린에 의해 생장이 크게 저해되는데,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대장균은 생장이 잘 이뤄집니다. 즉 항생제 내성을 가지는지에 따라 소모하는 산소의 양이 달라지고, 이 차이 때문에 도파민의 중합반응 여부를 육안과 광학적 측정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살아있는 세포의 활성에 따라 일어나는 도파민의 자체 중합반응은 실제로 인체에 존재하는 다양한 '카테콜아민' 물질에서 나타나는 반응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일례로 피부에 존재하는 카테콜아민은 자체 중합반응이 왕성하게 일어나 피부의 색에 큰 영향을 주는 멜라닌 색소를 형성하게 되는데 신경계에 존재하는 카테콜아민은 자체 중합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단일분자 형태로 존재하여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향후 생체 내에서 도파민 등 카테콜아민의 역할과 작용을 다양한 생체 모델에서 밝히는 연구로 발전시킨다면 매우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KAIST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출처: KAIST
KAIST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출처: KAIST

 

 

 

정현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도파민의 자체 중합반응을 생체 시스템에서 규명한 연구로 큰 의미를 가지며, 이를 박테리아 생장 및 항생제 내성의 실시간 검출에 적용할 수 있어 기존의 미생물 배양법보다 신속하게, 그리고 PCR 검사보다 간편하게 진단이 가능해 감염병 확산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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