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령은 단거리 경주라기보다는 인내력을 요하는 운동에 가깝다. 따라서 훈련을 하지 않으면 마치 장거리 경주에서 갑자기 기운이 빠져버리는 것과 같은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약 2주반쯤 지났을 때였다. 나는 아이들 앞에서 어린아이마냥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고 문틀에 서서 난동을 부리니까 남편이 나를 방으로 데려다줬다. 어른이 보일 법한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감정과 스트레스, 불확실한 상황은 나이를 불문하고 다루기 어려운 문제이다. 특히나 (비유하자면) 당신이 이미 이 경주를 달리고 있는데, 결승지점이 계속해서 바뀌는 그런 경주일 때는 더더욱 어렵다.
네이튼 스미스(Nathan Smith) 박사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연구하는 전문가이다. 그는 연구자로서의 대부분의 삶을 물리적, 정신적, 사회적 현실의 가장 끝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즉 우주비행사나 극지방 탐험가와 같이 당신과 내가 일상에서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했다. 그러나 그가 이번에 맨체스터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매우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나에게 꽤나 도움이 되었다.
자가격리는, 스미스 박사가 내가 절박하게 도움을 요청하며 전화했을 때 매우 온화하게 대답해준 바에 따르면, 사람을 미치게 하는데, 이는 우리 인간은 체계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흘러가도록 설계한다. 어떤 사람들은 - 이번에 알게 되었듯 나와 같은 사람들은 - 유연하기 보다는 더 경직되어 있다. 그래서 이 같은 일상이 방해를 받으면 우리는 무너지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불확실성과 무력감까지 첨가하게 되면 자기 파괴가 일어나게 된다.
자가격리는 사람을 미치게 하는데, 이는 인간이 체계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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