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정보통신 입자‘액시톤’ 실온에서 자발적 형성 관측
차세대 정보통신 입자‘액시톤’ 실온에서 자발적 형성 관측
  • 이웃집과학자
  • 승인 2021.07.16 00:00
  • 조회수 21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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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염한웅 단장(POSTECH 물리학과 교수)과 케이스케 후쿠타니, 김준성, 김재영 연구위원은 저항 없이 정보 전달이 가능한 입자 ‘액시톤1)’이 실온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관측했습니다.

자발적으로 형성된 액시톤의 신호. 중앙의 동그란 부분이 액시톤 입자에서 방출되는 광전자 신호다. 가로축은 광전자의 에너지, 세로축은 광전자의 운동량이다. 출처 : IBS
자발적으로 형성된 액시톤의 신호. 중앙의 동그란 부분이 액시톤 입자에서 방출되는 광전자 신호다. 가로축은 광전자의 에너지, 세로축은 광전자의 운동량이다. 출처 : IBS

액시톤은 자유전자(-)와 양공2)(+)이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입자입니다. 주로 반도체나 절연체 물질에 빛을 쏠 때 생기죠. 전하가 0인 액시톤은 물질 내에서 움직일 때 저항을 받지 않아, 에너지 소모 없이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전력 소비가 크고 발열이 동반되는 고성능 소자의 한계를 해결할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레이저로 만든 액시톤은 수명이 매우 짧아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보 처리 소자에 활용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수명이 긴 액시톤을 만들기 위해 전자와 양공을 직접 조종하는 연구가 시도됐으나, 극저온에서만 액시톤을 만들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특별한 전자구조를 갖는 물질에서 자발적으로 생성되는 액시톤을 관측하고자 실험을 설계했다. 1970년대에 제시된 액시톤 절연체 예측 이론3)이 연구의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이 이론은 특이한 전자구조를 가지는 반도체나 반금속에서는 높은 온도에서도 수명이 긴 액시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예견했는데요. 수 년 전 동경대에서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반금속4) 물질을 제안하였으나, 액시톤을 실험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었습니다.

 

연구진은 해당 물질인 셀레늄화니켈다이탄탈룸(이하 Ta2NiSe5)을 고품질로 직접 합성하여 액시톤 신호를 검출했습니다. 액시톤을 빛으로 자극하면 자유전자와 양공으로 붕괴되는데, 이 때 액시톤을 구성하던 자유전자가 빛을 받아 튕겨져 나옵니다. 그러나 이 광전자가 액시톤 붕괴에 의한 것인지 확인하려면 고체에서 나오는 다른 무수한 광전자5)와의 구분이 필요합니다.

관측한 액시톤 입자 모식도. 실험에 사용한 물질인 셀레늄화니켈다이탄탈룸 원자구조와 비교한 액시톤 입자의 모양과 크기. 액시톤 입자의 구성, 결합에너지, 모양, 그리고 크기가 물질의 가장 기본적인 성질을 결정한다. 출처 : IBS
관측한 액시톤 입자 모식도. 실험에 사용한 물질인 셀레늄화니켈다이탄탈룸 원자구조와 비교한 액시톤 입자의 모양과 크기. 액시톤 입자의 구성, 결합에너지, 모양, 그리고 크기가 물질의 가장 기본적인 성질을 결정한다. 출처 : IBS

연구진은 이를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가지는 광전자 분광장치6)를 개발했습니다. 이 장치는 빛의 편광7)을 변화시키면서 광전자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물질의 일반 광전자가 발생되지 않는 편광조건에서도 측정을 할 수 있었으며, 이 조건에서도 매우 강한 광전자 신호를 검출했습니다.  이 새로운 광전자의 에너지와 운동량을 분석한 결과, 이론적으로만 예측되었던 액시톤의 신호로 확인됐습니다. 

실험에 사용된 광전자 분광장치. IBS 원자제어 저차원 연구단에서 제작하여 포항방사광가속기에 연결 및 설치한 세계 최고 수준의 광전자분광장치로 이번 발견이 가능해졌다. 출처 : IBS
실험에 사용된 광전자 분광장치. IBS 원자제어 저차원 연구단에서 제작하여 포항방사광가속기에 연결 및 설치한 세계 최고 수준의 광전자분광장치로 이번 발견이 가능해졌다. 출처 : IBS

교신저자인 염한웅 단장은 “세계 최초로 실온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액시톤 입자를 관측함으로서 1970년대의 소위 액시톤 절연체 예측이 옳았음을 증명했다”며 “수명이 긴 액시톤을 발견함으로써 향후 저항손실 없는 소자와 컴퓨터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의의를 밝혔습니다.

 

본 연구는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쳐 피직스(Nature Physics, IF 20.034) 誌에 7월 16일(한국 시간) 게재되었습니다.

논문명 : Detecting photoelectrons from spontaneously formed excitons

 

[1] 엑시톤: 자유전자와 양공으로 이뤄진 입자. 절연체에 빛을 쪼이면 원자에 속박된 전가가 들뜬 상태로 전이를 하는데, 전자가 원자핵을 중심으로 도는 것처럼 들뜬 전자가 양공 주위를 돈다.

[2] 양공: 전자가 빠져나간 빈 자리. (+)전하를 띤다. 정공이라고도 한다.

[3] 액시톤 절연체 예측: 1973년 소련 과학 아카데미 연구진이 제안한 것으로, 특정한 에너지띠를 갖는 고체에서 액시톤이 자발적으로 형성되리라고 예측했다. Reports in Progress in Physics 지에 실렸다.

[4] 반금속: 금속과 반도체의 중간 성질을 갖는 물질

[5] 광전자: 빛 에너지를 얻어 튕겨져 나온 자유전자. 일반적인 전자와 성질은 같으나, 빛 에너지를 받아 발생했을 때 광전자라고 한다.

[6] 광전자 분광기술: 광전자의 운동에너지를 분석하여 물질의 원자구조나 전자구조를 연구하는 방법

[7] 편광: 전자기파(빛)가 진행할 때 전기장이나 자기장이 한 방향으로만 진동함

 

#연구내용 보충 설명

액시톤은 전자와 양공이 전기적 힘에 의해서 입자로 결합하는 고체(절연체)의 기본적인 들뜸이다. 초전도체, 양자 결맞음 등 다양한 응용분야와 양자정보기술 분야에서 중요성이 크다. 절연체에 빛을 쪼이면 원자에 속박된 전자가 들뜬 상태로 전이하는데, 전자가 원자핵을 중심으로 도는 것처럼 이렇게 들뜬 전자는 양공 주위를 돈다. 엑시톤을 이루는 전자와 양공이 다시 만나면 광자를 내뿜으며 붕괴하고, 이 빛을 감지해 엑시톤의 존재를 알 수 있다.

엑시톤 개념은 1931년 러시아 과학자인 Frenkel에 의해서 제안되었고, 이어서 구체적인 실험결과들이 발표되었다. 2000년대 후반 2차원 물질 분야가 발전하면서 엑시톤 연구는 새로운 중흥기를 맞았다. 2차원 물질을 이용하면 엑시톤의 전자와 양공을 다른 층에 위치시킴으로써 엑시톤의 붕괴를 늦출 수 있어, 더 면밀한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액시톤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었으나, 이전까지는 저온에서 액시톤을 만들어 내는 데 그쳤다. 예컨대 원자막 두 장을 활용하여 강한 전기장으로 전자와 양공을 강제로 결합시키는 방법들이 최근 시도됐다.

 

#연구 이야기

[연구 과정] 새로운 광전자분광장치의 개발·설치 및 성능 고도화에 8년여의 기간과 30여억 원의 연구비가 소요되었다. 이 장치는 현재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공유되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실험은 후쿠타니 케이스케 박사후연구원이 수행했다. 그는 이 연구의 공적이 인정되어 최근 일본 분자과학연구소 조교수로 부임했다. 이는 기초과학연구원이 세계적으로 우수한 젊은 연구자들이 모여들고 또 성장해나가는 연구소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험에 사용된 시료는 본 연구단 김준성 연구위원(POSTECH 물리학과 교수) 연구실에서 물질합성을 통하여 만들어냈다.

[향후 연구계획] 이번에 발견한 액시톤 입자의 성질을 조절하고 이를 활용하는 소자를 제작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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