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인간 실제로 가능하긴 할까?
냉동인간 실제로 가능하긴 할까?
  • 이민환
  • 승인 2023.06.11 21:54
  • 조회수 89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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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패신저스 속 동면장치.
영화 패신저스 속 동면장치.

Cryonics 인체 냉동 보존술

 

우주 SF 영화에서는 외계 행성으로 향하는 거대한 우주선 내부에서 인간들이 모두 동면 장치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이 클리셰입니다. 수십수백 년 거리를 이동하면서 늙지 않게 한다는 설정이죠.

보통 영화 속에서는 동면 장치를 통해 알 수 없는 물질들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묘사합니다. 초저온 기술로 사람을 일시적으로 얼려버리는 영화도 있고 특수 물질로 신진대사를 느리게 만드는 영화도 있습니다.

1호 냉동인간 제임스 베드포드. 출처 - Alcor Life Extension Foundation
1호 냉동인간 제임스 베드포드. 출처 - Alcor Life Extension Foundation

 

현실적으론 인간을 초저온으로 완전히 얼렸다가 다시 해동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는데요. 

보통 물이 얼기 시작하면 육각형 구조로 만들어지면서 뾰족해집니다. 그리고 부피도 커지죠. 그래서 생명체를 얼리면 세포 속 수분들이 얼면서 세포막들을 찢어버립니다. 그렇게 장기와 뇌세포들은 파괴되는 거죠. 반면에 초고속 극저온 냉동을 하면 이론상 물이 육각 구조를 만들기도 전에 얼기 때문에 부피가 커지지 않지만, 동물 실험에서도 극저온 상태에서 일부 장기와 세포들이 파괴됐습니다. 1호 냉동인간도 피부가 변색되고 코피가 흘러나온 흔적이 발견되었거든요. 99% 극저온 냉동이 아닌 100%가 되어야 하는데 안되는 겁니다.

 

인간을 얼리는 것이 아니라 신진대사를 낮추는, 마치 겨울잠을 자는 형태로 만드는 인간 동면 기술도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데요.

왜냐면 인간을 동면 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동면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음식 같은 에너지원을 공급해 줘야 하거든요. 겨울잠 자는 동물들도 에너지를 아예 안 쓰는 것은 아닙니다. 신진대사가 느려져서 에너지를 거의 안 쓰는 것은 그저 덩치가 작은 동물들만이 가능했습니다. 덩치가 클수록 에너지는 더 많이 사용됩니다.

 

왼쪽 : 겨울잠 자고난 후,    오른쪽 :  겨울잠 자기 전. 출처 -Katmai National Park

그래서 곰들은 겨울잠에 들어가기 전엔 완전 비만처럼 살을 찌우고 들어갑니다. 나중에 봄이나 여름이 와서 깨어난 사진을 보면 정말 홀쭉해집니다. 이 말은 겨울잠을 자는 동안 지방을 엄청 소모했다고 볼 수 있겠죠. (흑곰 60kg 기준 에너지 절약률 약 50%, 쥐 종류들은 대부분 에너지 절약률 약 90%)

 

인간으로 변경해서 계산해 보면 성인 몸무게 70kg라면 매일 약 6g 정도의 지방이 들어가야 유지가 됩니다. 이렇게 보면 별거 없는데?라고 할 수 있지만 만약 영화 패신저스처럼 5천 명의 사람이 동면해서 120년 이상 날아가야 한다면 우주선 화물에 실어야 할 지방은 약 1400톤에 이릅니다. 이거 언제 우주에서 다 실어 올리죠?

 

영화 아바타 동면장치
영화 아바타 동면장치 장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태운 스타십이 화성을 넘어 토성, 목성의 위성으로도 탐사를 가기 위해 동면 연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어쩌면 우연한 쥐 실험으로 소형 동물을 강제로 동면을 하는 듯한 상태를 만든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쥐 초음파 실험 자료. 출처 -https://doi.org/10.1038/s42255-023-00804-z

병원에서 몸속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기계로 이미지를 만들어서 확인하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그때 쓰이는 초음파를 실험 쥐의 뇌 특정 부위(체온과 대사조절에 관여하는 시상하부)에 쏘아 봤더니 겨울잠을 자는 듯하면서도 혼수상태에 빠지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정확히는 체온이 내려가서 몸의 움직임이 둔화된 것입니다. 이 초음파가 왜 이런 효과를 내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쥐 실험으로 알게 된 것은 혼수상태에 관여하는 신경 회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앞으로 뇌 상태가 좋지 못한 환자를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이나 여러 동물들의 신진대사를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대로 활용만 한다면 위험할지 모르는 화학물질을 몸에 넣어서 동면상태로 만들거나 세포가 파괴되는 위험을 감수하고 극저온 냉동 수면을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안전하게 우주여행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쥐 초음파 실험 자료. 출처 - https://doi.org/10.1038/s42255-023-00804-z

그런데 부작용도 있습니다. 초음파의 강도와 횟수 조절이 필요합니다. 어찌 보면 초음파는 강력하고도 빠른 진동이잖아요? 그래서 쥐처럼 작은 동물의 뇌는 이 초음파를 계속 맞다 보면 세포들이 타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진 이 뇌에 초음파를 쏘는 연구로 얻은 데이터는 생명체의 체온을 낮춰서 신진대사를 느리게 하는 것뿐, 다른 연구 결과는 나온 게 없으니 너무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Havard 초음파 실험
Havard 초음파 실험 장면. 출처 -Harvard Natural Sciences Lecture Demonstrations

지금까지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민환'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자료

[1] Yang, Y., Yuan, J., Field, R.L. et al. Induction of a torpor-like hypothermic and hypometabolic state in rodents by ultrasound. Nat Metab 5, 789–803 (2023). https://doi.org/10.1038/s42255-023-00804-z

[2] Mueller J, Legon W, Opitz A, Sato TF, Tyler WJ. Transcranial focused ultrasound modulates intrinsic and evoked EEG dynamics. Brain Stimul. 2014 Nov-Dec;7(6):900-8. doi: 10.1016/j.brs.2014.08.008. Epub 2014 Sep 6. PMID: 25265863.

[3] Aiming ultrasound at the brain raises hope of new treat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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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헌 2023-07-04 17:56:03
영원히 산다는거도 머리아프고 죽는거도 머리아프고 생각하면 여러모로 머리터질꺼 같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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