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는 남극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관측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습니다.
남극은 외부 활동이 가능한 시기가 제한되고, 혹독한 환경 탓에 실시간 관측망을 운영하는 것도 쉽지 않죠. 계절에 따른 변화 등 장기 데이터를 취득할 때는, 여름철에 관측 장비를 설치하고 일 년 뒤 수거해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극지연구소 이주한 박사 연구팀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하 해양과기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이하 로봇연)과 함께 남극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관측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해양과기원은 IoET를 위한 극한지 통신과 장비 기술, 로봇연은 극한지 탐사용 로봇 시스템과 운용 기술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연구팀은 남극장보고과학기지에 도착해 기지 인근 연구 거점에서 지진과 기상, 고층대기, 물범, 빙하의 움직임 등 5개 종류의 연구 데이터를 관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치 후,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장보고기지에 모인 뒤, 국내로 전송한다고 합니다.
시스템을 활용하면, 실제 현장에 가지 않고 실시간으로 연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돼 연구 효율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또한, 지진이나 화산 등 기지 안전에 위협이 되는 요소를 파악해 대응하는 데도 도움을 줄 전망입니다. 장보고기지 주변에는 활화산으로 분류되는 멜버른 화산이 존재합니다.
로봇을 활용한 현장 유지보수도 가능합니다. 눈보라나 빙하의 움직임 같은 남극의 특수한 환경의 영향으로 기기 파손, 배터리 방전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함께 배치되는 무인 이동 로봇을 원격으로 조작해 문제를 해결합니다.
연구팀은 1년간 시범 운영 후 2025년부터 시스템을 세종과학기지 등 다른 극지 연구현장에 도입해, 데이터 수집 빈도와 품질을 높일 계획입니다.
세종기지는 지난 2020년 규모 4.0이상의 지진이 100회 이상 계속됐는데, 우리나라는 자체 관측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 미국, 칠레 등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아서 지진 현황을 파악했었습니다.
강성호 극지연구소 소장은 “지금까지 극지연구는 시ㆍ공간적인 특성 때문에 데이터 확보에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쓸 수밖에 없었다. 스마트 관측 시스템은 극지연구 패러다임을 바꿀 특별한 기술로, 여러 정부 부처와 기관이 합심해 준비한 만큼 반드시 이번 도전을 성공시키겠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