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치유와 재생의 비밀 풀리나?
상처 치유와 재생의 비밀 풀리나?
  • 이웃집과학자
  • 승인 2023.12.31 18:10
  • 조회수 1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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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생체조직의 미세환경을 제어해 상처 치유와 재생을 촉진할 새로운 원리를 밝혀냈습니다. 상처 치유 의약품 개발과 섬유화 질환 및 암 연구에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인데요.

 

KRISS 바이오이미징팀은 피부 세포를 이용한 연구에서 상처 치유와 재생에 관여하는 섬유화 현상의 기전을 규명했습니다. 또한 상처를 둘러싼 생체조직의 미세환경을 역학적으로 정밀 제어해 국소 부위에서 섬유화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섬유화는 세포를 둘러싼 세포외기질에 콜라겐 등이 분비돼 생체조직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현상으로, 상처에 생기는 딱지가 대표적이죠. 정상적인 수준으로 일어나면 상처 치유와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과잉되면 간이나 폐, 심장 등 장기가 굳어지는 질환을 초래하거나 피부경화증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섬유화는 섬유아세포가 근섬유아세포로 분화하면서 발생하므로, 섬유화를 조절하려면 이 분화가 발생하는 체내 환경 조건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KRISS 연구진은 광학현미경을 통한 관찰에서 피부 세포외기질의 엘라스틴 양이 20%일 때 섬유아세포의 분화가 가장 활발함을 확인했습니다. 엘라스틴의 정상치는 10%로, 이 수치가 높아지면 생체조직의 탄성이 높아지는데요. 섬유화 현상 조절에 주변 미세조직의 성분 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입증한 성과입니다.

섬유화 현상이 일어나는 생체조직 미세환경의 분석 결과. 좌: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엘라스틴과 콜라겐의 미세구조중간: 비선형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 엘라스틴과 콜라겐의 3차원분포우: 세포 한 개와 세포외기질 간의 상호작용(엘라스틴과 콜라겐)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려면 수일에 걸친 여러 실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비선형 광학현미경 이미징의 경우는 생체분자의 고유 특성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직접 이미징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출처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섬유화 현상이 일어나는 생체조직 미세환경의 분석 결과. 좌: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엘라스틴과 콜라겐의 미세구조중간: 비선형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 엘라스틴과 콜라겐의 3차원분포우: 세포 한 개와 세포외기질 간의 상호작용(엘라스틴과 콜라겐)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려면 수일에 걸친 여러 실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비선형 광학현미경 이미징의 경우는 생체분자의 고유 특성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직접 이미징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출처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은 이에 더해 단백질 정밀 분석을 통해 생체조직의 역학적 탄성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밝혀내고, 이 단백질을 조절해 섬유아세포의 분화를 촉진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습니다.

 

기존의 섬유화 조절 연구는 섬유아세포의 분화를 촉진하기 위해 세포에 EGF 등의 성장인자를 넣는 화학적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상처패치, 재생크림 등에 주로 쓰이고 있습니다. 반면 이번 성과는 국소 부위에서 생체조직의 탄성을 역학적으로 변화시켜 섬유아세포의 분화를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성장인자가 세포 내에서 일으킬 수 있는 예상 밖의 연쇄작용을 방지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안전합니다.

 

이번 성과는 KRISS가 보유한 비선형 광학이미징 기술과 단백질 정밀분석 기술의 결합으로 탄생했습니다. 비선형 광학이미징 기술은 시료 내 콜라겐을 염색 없이 무표지로 관찰할 수 있게 해, 극미량의 시료가 염색과정에서 파손되는 것을 방지압니다. 단백질 정밀분석 기술은 생체시료 내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정확하게 정량분석할 수 있는 기술로, 시료 내 엘라스틴 함량에 따른 세포 내 단백질들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번 성과는 생체조직 미세환경의 제어를 통한 상처 치유 보조의약품 개발과 간섬유화, 폐섬유화, 심장섬유화 등 관련 질병의 치료법 연구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엘라스틴의 양은 암세포 증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암의 성장 제어 연구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세화 KRISS 바이오이미징팀장이 비선형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 생체조직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김세화 KRISS 바이오이미징팀장이 비선형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 생체조직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김세화 KRISS 바이오이미징팀장은 “이번 성과는 KRISS의 독보적인 첨단 바이오 측정기술 융합의 결실”이라며 “향후 피부 세포가 아닌 장기 세포 등을 활용해 다양한 섬유화 기전으로의 확장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 리서치(Biomaterials Research)’에 10월 온라인 게재됐습니다. 

논문명 : Time-sequential fbroblast-to-myofbroblast transition in elastin-variable 3D hydrogel environments by collagen networks

 

#용어 설명

[1] 섬유화(fibrosis): 활성화된 섬유아세포(fibroblast)에 의해 콜라겐(collagen)과 같은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이 분비되는 현상. 지속적인 감염, 자가면역 반응, 알레르기 반응, 화학물질과 방사선 노출 그리고 물리적 상처에 대한 반응의 최종 결과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자극으로부터 회복에는 필수적인 현상이나 자극이 반복적으로 혹은 심하게 일어나거나 섬유화 과정이 제어되지 않을 경우 병리적 현상으로 이어짐.

[2] 생체조직 미세환경(cellular microenvironment): 세포 군집 및 세포 군집을 둘러싼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을 포함한 화학적 또는 기계적 미세환경.

[3] 섬유아세포(fibroblast): 세포에서 콜라겐 등의 조직 성분을 합성해 세포를 지지하는 골격을 만드는 세포. 건강한 조직에서 섬유아세포는 조직의 구조를 유지하거나 상처 치유에 관여함.

[4] 근섬유아세포(myofibroblast): 섬유아세포와 평활근 세포 사이의 상태에 있는 표현형을 가진 세포. 여러 자극을 통해 분화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됨. 간, 폐 등과 같은 기관에서 섬유증에 주된 역할을 함. 상처조직의 치유 과정에서 세포외기질을 생성함으로써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역할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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