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장기 간(肝)은 병이 생겨도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죠. 때문에, 간암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기술 개발이 한창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간암 제어 타겟을 발굴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조현수 박사 연구팀은 경북대 의대 허근 교수 연구팀과 함께 간암 성장을 촉진하는 신규 miRNA(마이크로RNA)를 발굴하고 이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고 밝혔는데요. 이를 통해 향후 간암 성장을 억제하는 치료제와 진단 마커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간암은 최근 10여 년간 발생률이 꾸준히 감소하며 2021년 기준 암 발생 순위에서는 7위를 차지했습니다 다만, 다른 암종에 비해 암세포의 생물학적 다양성이 많고 복잡한 탓에 인구 10만 명 당 사망률이 19.9명으로 암 사망률 중 폐암(36.3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의학과 과학의 발전으로 간암 치료에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지만, 간암의 5년 생존율은 약 39%대로 위(77.9%), 대장(74.3%) 등 다른 주요 암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다양한 후보물질들이 지속 연구되고 있는데요.
연구팀은 miR-1290이라는 miRNA가 간암 세포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제어하여 간암 세포 성장을 저해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miRNA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연구팀은 정상인과 간암 환자를 비교한 결과 간암 환자에게서 miR-1290이 과발현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동물모델에서 miR-1290이 간암 세포 성장 조절 인자 중 하나인 EHHADH(enoyl-CoA hydratase and 3-hydroxyacyl CoA dehydrogenase) 유전자 발현에 관여하는 기전을 규명하며 간암 성장 제어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miR-1290은 과발현 여부를 혈액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 간암의 조기 진단이나 치료 효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써 활용 가능성도 높였습니다. 연구책임자인 조현수 박사는 “후성유전체 기반의 새로운 간암 억제 기술을 통해 간암 치료제의 효능을 높이며 조기 진단을 통해 간암의 위험성을 낮추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3월 18일 의약 분야 저널인 'Cancer communications' 온라인 판에 게재됐습니다.
논문명 : Positive regulation of cell proliferation by the miR-1290-EHHADH axis in hepatocellular carcinoma
#용어설명
1. 마이크로RNA(miRNA)
마이크로RNA는 식물, 동물, 바이러스 등에서 발견되는, 약 22개의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된 작은 비발현 RNA 분자로, RNA 침묵과 전사 이후의 유전자 발현 조절 등의 기능을 한다.
2. 액소좀(exsosome)
세포 내에서 생성되어 외부로 방출되는 세포 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s)의 일종으로, 세포 간 정보교환을 위해 분비되는 소포체로서 크기는 50-150 ㎚(나노미터) 정도인 세포 외 소포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