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파인애플? 후크송의 비밀
사과? 파인애플? 후크송의 비밀
  • 김영돈
  • 승인 2016.10.22 08:30
  • 조회수 23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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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파인애플 애플 펜?

 

장난이 아닙니다. 지난 8월 25일 유튜브에 업로드 된 한 영상이 10월 22일 현재 벌써 누적 오천 구백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영상을 만든 일본의 코미디언 고사카 다이마오(古坂 大魔王)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펜-파인애플-애플-펜' 동영상 재생 수는 전 세계 누적을 따졌을 때 2억 회를 돌파했다"라며 "일본의 유명 인사 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따라하고 있다. 관련 동영상 조회수는 3억 6천 건을 넘어섰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영상엔 별 내용이 없습니다. 노란 옷을 입은 고사카 다이마오 씨가 노래를 부르며 손동작으로 가상의 ‘사과’와 ‘파인애플’에 펜을 꽂고 그 둘을 합치는 행위가 전부입니다. 그럼에도 영상 속 멜로디와 비트가 묘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어 SNS상에선 ‘절대로 한 번만 볼 수 없는 영상’, ‘잠들 때까지 흥얼거리게 되는 영상’이라는 반응을 자아내며 컬트적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중독성 있는 ‘Catch Song’

 

한 번 들으면 머릿속을 맴도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가미된 노래를 국내에서는 ‘후크송’ 이라고 부릅니다. 후크송은 2007년 원더걸스의 ‘Tell me’가 원조 격입니다. 처음에는 ‘음악이 아니다’라는 비판적 견해도 있었지만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비롯해 최근 컴백한 그룹 I.O.I의 ‘너무너무너무’까지 후크송은 꾸준히 사랑 받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후크송과 비슷한 표현으로 ‘Catch Song’이 있습니다.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다는 의미인데요. 이에 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2015년 해외 음악 전문 웹진 <UpVenue>는 런던의 골드스미스 대학교 연구진들이 선정한 역대 10위의 ‘Catch Song’과 관련 연구를 전했습니다.

 

1.Bon Jovi - Livin' On A Prayer 
2.Wheatus - Teenage Dirtbag 
3.Van Morrison - Brown Eyed Girl 
4.Jimi Jamison - I'm Always Here 
5.Kaiser Chiefs - Ruby 
6.The Automatic - Monster7.Europe - The Final Countdown 
8.Sum 41 - Fat Lip 
9.Village People - YMCA 
10.Queen - We Are The Champions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 연구진들이 꼽은 ‘Top 10 Catchiest Songs’>

 

중독성의 비밀은 뭘까?

 

연구팀은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해서 특정한 노래들을 들려주었습니다. 피실험자로 선정된 자원봉사자들은 노래를 듣다 자신이 ‘알고 있다’ 혹은 ‘들어봤다’고 판단한 노래를 기록했습니다. 연구팀은 자원봉사자의 반응 속도가 빨랐던 노래에 ‘Catchy’ 점수를 많이 부여했습니다. 분석 결과 점수가 높았던 10위권 내 노래에는 공통적인 네 가지 요인이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습니다.

 

1) 가사에 인상적인 구절이 있다 
2) 여러 번 변주되는 코러스(또는 훅)가 있다 
3) 남성 보컬이 있었다 
4) 보컬의 음역대가 높은 편이다

 

연구를 총괄한 Mullensiefen 박사는 “모든 히트송은 수학, 과학, 공학 그리고 기술적인 요소에 의존하고 있다”며 “디지털 프로세서와 신디사이저를 이용해 음정과 화음을 대중적인 코드에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Mullensiefen 박사는 또 “인기 있는 노래는 심리학,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잠깐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노래

Hookedonmusic 웹사이트의 대문 페이지
Hookedonmusic 웹사이트의 대문 페이지

MOSI의 연구원들은 <Hookedonmusic>이란 웹사이트를 통해 실험을 진행했으며, 이 사이트는 현재도 여전히 정보를 수집 중입니다. 나이와 성별 등의 간단한 정보를 입력한 뒤 무작위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고 어떤 노래인지 알 것 같다면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수집 된 정보는 후크송에 대한 연구의 데이터로만 사용된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기셨다면 한 번 참여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클릭) 물론 사이트는 영문이고 팝송만 나옵니다.  

 

중독성 있는 노래가 최고는 아냐

 

앞서 후크송에 대한 연구를 했던 골드스미스 대학의 Mullensiefen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인기 있는 노래의 패턴을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라며 “뮤지션들이 판에 박힌(Textbook) ‘Catch song’ 뿐만 아닌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귀에 쏙쏙 박히는 노래가 자꾸 생각나는 건 사실이지만 클래식이나 발라드 같은 장르도 엄연히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밥 딜런의 시적 가사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으로 인정되기도 했죠. 다양한 음악이 사랑받는 풍토가 형성되길 바라며 저는  I.O.I의 신곡 ‘너무너무너무’의 뮤직비디오를 시청하러 가겠습니다.

골드스미스 대학의 과학자들 이전에도 중독성 있는 노래의 특징을 분석하려는 시도는 있었습니다. 맨체스터과학산업박물관(MOSI)의 연구원들은 2014년 <인디펜던트>를 통해 영국의 스파이스걸스(Spice Girls)의 ‘Wannabe’가 가장 중독성 있는(catchiest) 노래라고 전했습니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Wannabe’는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2초 안에 인지할 수 있는 노래”라며 “12,000명의 사람들이 코러스 부분을 듣고 2.29초 만에 해당 곡을 인지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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