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인듯 화성 아닌 '화성실험'
화성인듯 화성 아닌 '화성실험'
  • 이승아
  • 승인 2017.05.01 17:03
  • 조회수 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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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외롭다... 출처 :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보기만 해도 외롭다... 출처 :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화산재 한 가운데에 연구소가?

 

하와이 마우나로아의 화산 인근 사진입니다. 잿빛 흙으로 뒤덮여있습니다. 그 한가운데 흰색 건물이 보이는데요. 이곳은 NASA가 ‘하와이 우주탐사 아날로그 시뮬레이션(Hawaii Space Exploration Analog and Simulation, HI-SEAS)’을 위해 설치한 연구소입니다. 

 

HI-SEAS는 화성 탐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마우나로아 화산 중턱의 모의 화성기지에서 실시하는 고립실험입니다. 이곳은 식물이 거의 없고, 토양 구성이 화성과 유사해 모의 실험 장소로 쓰이고 있습니다.

 

2013년 처음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올해로 5번째를 맞았습니다. HI-SEAS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월, 우주인을 꿈꾸는 6명이 마치 화성에 실제로 간 것처럼 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약 33평짜리 1층 건물에서 생활합니다. 연구를 비롯해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는 일, 그리고 전기 사용까지 제한됩니다. 이렇게 철저히 고립된 상태로 8개월동안 지내게 됩니다. 내년 1월에 한 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연구원 에밀리 윌슨 박사는 HI-SEAS에서 사용될 장비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그녀는 “HI-SEAS는 장비의 성능을 실험하고 연구진이 장비를 가동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라며 “우리가 앞으로 탐험할 우주의 다른 곳들과 유사한 조건에서 실시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래 행성 탐사에 사용될 장비

 

이번 실험에 사용된 장비는 ‘레이저 헤테로다인 복사계(Miniaturized Laser Heterodyne Radiometer, mini-LHR)’입니다. 대기 기둥의 메탄,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측정하는 장비인데요. 밟고 있는 땅 바로 위에 있는 대기를 측정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합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서 이 장비를 이용해 대기를 측정하고 앞으로 진행될 유인탐사의 가능성을 살펴봤다고 합니다.

 

mini-LHR은 먼저 햇빛을 모아 축적시키는데요. 일단 장비 안에 저장되면 빛을 포함한 그 어떤 것도 새어나가지 않습니다. 또 이산화탄소를 1ppm 단위로, 메탄은 1/1000ppm 단위까지 측정이 가능한 아주 민감한 장비입니다.

 

장비 내부에서 햇빛이 레이저 빔과 섞이게 됩니다. 이 과정은 FM 라디오 수신기가 작동하는 방법과 비슷한데요. 라디오는 안테나를 이용해 신호를 받지만 이 장비는 장착된 망원경을 이용합니다. mini-LHR이 약한 신호도 읽어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이동통신에서 사용되는 것과 비슷한 조그만 적외선 레이저가 장착돼 있습니다.

 

mini-LHR은 특정 적외선 파장에서 빛을 흡수해 대기 가스를 측정합니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 듯 대기 가스별로 그 패턴도 천차만별인데요. mini-LHR은 이산화탄소, 메탄뿐만 아니라 일산화탄소와 수증기까지도 측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행성학자 Jacob Bleacher 박사는 에밀리 윌슨 박사와 함께 mini-LHR을 개발했습니다. 그는 “미래에는 mini-LHR이 다른 천체에 배치되어 탐사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기대심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이어 “mini-LHR은 화성을 비롯한 다른 행성의 환경적 요소를 측정하고 적절한 착륙지점을 구분해내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장비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여기가 화성인지 지구인지

 

윌슨 박사와 Bleacher 박사는 HI-SEAS 연구진에 mini-LHR의 사용법을 훈련시켰습니다. 어려웠던 점은 윌슨 박사의 연구진이 HI-SEAS 연구진과 대면으로 만난 적이 없었다는 것인데요. HI-SEAS 연구진은 화성이라는 전제하에 엄격한 생활 규칙을 따라야 했기 때문에 서로 만나기가 힘들었습니다. 

 

따라서 mini-LHR 개발팀과 HI-SEAS 연구진은 이메일이나 ISS에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NASA의 영상 링크를 통해서만 연락했습니다. 지구와 화성의 통신을 현실감 있게 가정하기 위해 이메일도 20분 후에 도착하도록 했습니다. 심지어 숙소에서 나갈 때에는도 우주복을 갖춰 입고 나가야 했다고 합니다.

지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출처 :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지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출처 :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원격으로 장비 사용법을 교육 받다보니 ‘제대로 숙지 못하면 어떡할까’ 걱정이 들기 마련인데요. 연구진은 오히려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HI-SEAS 임무 담당자인 Bryan Caldwell 박사는 “화성에 오랫 동안 머물다 보면 장비를 새로운 방법이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해야 할수도 있다”며 “그 때에도 지금처럼 원격으로 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원격 훈련의 장점을 설명했습니다.

 

HI-SEAS 연구진은 일주일에 최소 한 번씩은 우주복을 차려 입고 굳은 용암 위를 걸어다니며 mini-LHR 장비를 이용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HI-SEAS 연구진이 우주복을 입으면 두꺼운 장갑을 끼어야 하기 때문에 윌슨 박사의 연구진이 장갑을 끼고 있어도 인식이 가능한 터치패드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임무완수를 위한 배려심 돋는 대목입니다.

 

밖으로 나가 자료 수집이 끝나면 HI-SEAS 연구진은 숙소겸 연구소로 돌아와 윌슨 박사의 연구진에게 수집한 자료를 업로드 해줍니다. 지금까지 윌슨은 받은 자료들에 만족하고 있으며 1958년 같은 곳에서 측정한 자료와 비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승아 수습 에디터(singavhihi@scientist.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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