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좋은 초콜릿
최근 심방세동의 위험성을 심심찮게 듣습니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전 세계에 3,300만 명이 앓고 있습니다. 이는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심방세동은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경성대학교 약학대학 연구진의 논문 <심방세동 치료를 위한 미국과 유럽의 심박수 및 율동 조절 약물요법 가이드라인 비교 연구>에 따르면 현재 국내 약 30만명의 심방세동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심방세동은 다른 부정맥 질환과 달리 노화 현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같은 고령화 사회에서 더욱 중요한 보건사회학 문제로 다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연구에 따르면 초콜릿을 주기적으로 먹으면 이러한 심방세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주목됩니다.
애매했던 초콜릿의 역할에 쐐기를 박다
초콜릿은 이미 피의 흐름을 돕고 혈압을 낮춰주며 심장질환, 뇌졸중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 연구를 이끈 하버드 대학의 유행병학자 엘리자베스 모스토브스키(Elizabeth Mostofsky)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적절한 초콜릿 섭취가 심혈관에 좋다는 누적된 증거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덴마크 사람 55,000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의학기록을 조사했습니다. 연구진은 “주 1회 이상 초콜릿을 먹는 여성과 주 4회 이상 초콜릿을 먹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방세동 발병률이 20% 더 낮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모스토브스키 박사는 “이번 연구가 초콜릿의 역할을 명확히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계속해서 “대부분의 초콜릿에는 당분과 지방이 많기 때문에 과도한 섭취는 체중 증가나 신진대사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적절한 양의 섭취를 강조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초콜릿 중에서도 카카오가 풍부한 다크 초콜릿이 좋다”라는 말도 남겼습니다.
실험의 한계
이번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존재했습니다. 듀크 센터에서 심방세동을 연구하는 Jonathan Piccini 박사와 Sean Pokorney 박사는 “이번 연구는 오직 덴마크인만을 대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초콜릿이 심방세동을 예방해준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연구진은 실험 대상자가 유년기에 병을 앓은 경험이 있거나 수면 무호흡 등 다른 요인의 존재를 모르는 상태였다”며 비판했습니다.
Piccini 박사는 “음식섭취나 행동에 관련된 연구에서 주의해야할 점은 그 음식섭취나 행동이 측정하지 않은 다른 행동이나 습관과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예를 들어 몸에 좋은 음식을 먹은 사람이 건강한 이유는 그만큼 건강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운동을 주기적으로 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스토브스키 박사는 이에 “당뇨병, 체중, 알콜 섭취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했다”며 “초콜릿과 건강한 심장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