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이상한 별의 소멸
천문학자들이 거대한 별이 죽으면서 블랙홀로 재탄생하는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이 관측은 거대쌍안망원경(Large Binocular Telescope, LBT)와 NASA의 허블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 스피처우주망원경(Spitzer Space Telescope)를 이용해 관측했습니다.
처음엔 단지 별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 관측을 실시했는데요. 별이 ‘펑’ 터지지 않고 뭔가 다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이 별은 태양보다 25배 거대하기 때문에 밝은 초신성으로 폭발해야 합니다. 초신성 폭발이 바깥 부분에서 일어나면 안쪽에선 블랙홀이 형성되죠.
그런데 이 별은 초신성 폭발은 나타나지 않고 그냥 블랙홀이 됐습니다.
조용히 죽는 별?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천문학자 Christopher Kochanek 교수는 “이처럼 근처의 은하에 일어난 ‘거대한 실패’가 천문학자들이 거대한 별에서 초신성을 관측하기 힘든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거대한 별의 30% 정도가 초신성 없이 조용하게 블랙홀로 붕괴된다고 합니다.
Kochanek 교수는 “일반적으로는 별은 초신성 폭발과 함께 블랙홀이 된다”며 “별이 초신성 폭발 없이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면, 우리가 거대한 별들에게서 초신성을 발견하지 못했던 이유가 설명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아 님은 갔습니다...
연구진이 관측한 은하는 NGC 6946이라는 나선형 은하로, 태양계에서 2,200만 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초신성이 빈번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불꽃놀이 은하’라는 별명도 붙었습니다. 지난 5월 14일에는 SN 2017eaw라는 초신성을 관측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번에 발견한 N6946-BH1은 2009년부터 관측돼 왔지만 2015년부터는 잠적을 감췄습니다.
연구진은 LBT를 통해 관측을 하며 어느 순간 초신성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 지역에서 적외선이 방출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기 위해 허블망원경과 스피처망원경을 동원해 추가 관측을 진행했습니다. 만약 적외선이 방출되고 있다면 우리가 눈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해도 별이 아직은 존재하며 먼지 구름 등 다른 물질에 가려져 있을 수도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실험 결과 N6946-BH1의 존재는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이 별이 소멸의 과정을 거쳐 블랙홀이 되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우주의 의문점 하나 해결?
얼마나 많은 별들이 N6946-BH1처럼 초신성이 되지 않고 블랙홀이 되는 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Scott Adams 박사는 그 양을 잠정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는 “N6946-BH1은 우리가 7년간 연구해오면서 초신성이 되지 못한 유일한 별이었다”며 “7년 간 우리가 모니터링한 은하에서 6개의 초신성 폭발이 발생했는데, 관측한 내용을 분석해보면 거대한 별의 10~30%가 초신성이 되는데 실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기 위한 아주 좋은 동기”라며 “이런 식으로 소멸되는 별들 중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것이 더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천문학자 Krzysztof Stanek 교수는 “이번 발견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거대질량 블랙홀의 기원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거대한 별이 초신성 폭발을 거치면 별 외부 층이 제거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거대한 블랙홀로 만들어질 만큼의 충분한 질량이 남아있는지가 의문이었다”며 “초신성 없이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면 이 의문점도 해결이 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원제 : Collapsing Star Gives Birth to a Black Hole (https://www.nasa.g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