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휴대폰 울리는 소리 들리지 않아?
"어디서 전화 소리 들리지 않아? 진동음이 나는데?" 하지만 휴대전화는 울리지 않았죠.
혹시 제가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느라 전화 소리가 들렸던 걸까요? 정말 그럴지도 몰라요.
예일대학교의 정신학 박사 알버트 파워스( Albert Powers)는 “우리가 특정 소리를 너무 기대해서 뇌가 우리를 위해 소리를 듣는다”고 말했죠. 필립 코르렛(Philip Corlett)박사는 “뇌에서 세상에 대한 기대와 믿음의 정도가 우리 감각이 실제로 인지하는 증거보다 큰 비중을 차지할 때 환청이 일어난다”고 말했어요. 이들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그림과 소리를 노출했다
실험은 1890년대의 연구를 참고했는데요. 당시 연구진들은 실험자들에게 사진과 함께 같은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려주었습니다.
그러다가 과학자들이 소리를 틀지 않고 그림만 보여주었을 때도 실험자들은 이 소리를 들었다고 하는군요. 이번 연구도 이와 비슷한 원리입니다.
원래 듣던 사람이 환청 더 들어
알버트 파워스와 코르렛 박사는 실험자들을 4군으로 나누었습니다. 정상인, 환청증상이 없는 정신병 환자, 환청증상이 있는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 그리고 자기 스스로 초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환청은 들리나 불편을 느끼지 않는 망상증 환자입니다.
연구진들은 사진과 함께 소리를 들려주고 소리를 들으면 바로 버튼을 누르게 했습니다. 사진은 계속 보여주면서 연구진들은 음의 강도를 바꾸기도 하고 소리를 내지 않기도 했습니다.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자기공명 이미지 스캐너를 통해 실험자들이 선택을 내릴 때 뇌에서 벌어지는 활동들을 사진으로 찍어 기록했습니다.
그 결과 평소 환청을 자주 듣는 망상증 환자들과 조현병 환자들이 실험에서도 환청을 많이 들었습니다. 건강한 사람들보다 환청을 들은 횟수가 5배나 많았죠.
환청을 자주 듣는 망상증 환자군과 정신분열증 군은 현실을 감지하는 뇌의 여러 부분에서 비정상적 신경활동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생각이나 믿음이 감각을 압도할 수 있어"
연구진은 환청이 심각할수록 뇌의 뒤쪽에 있는 쭈글쭈글한 소뇌의 활동은 줄어든다고 말했습니다. 소뇌는 미래 활동을 예측하고 조정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고 해요. 소뇌는 현실에 대한 인식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과거에 환청을 많이 들었던 사람들은 소뇌의 활동이 줄어든 경우가 많은데, 미래에도 환청을 자주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해당 실험에서도 이런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 환청을 남들보다 더 많이 듣게 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연구를 진행한 파월스 박사는 이 실험이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인지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생각이나 믿음이 우리의 감각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주장했어요.
또한 소뇌가 이런 환각을 점검하는데 아주 중요한 기관이고도 설명했죠. 코르렛 박사는 앞으로 정신분열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예측해 조기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