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시민권을 부여받은 인공지능 AI 로봇 소피아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서울 시청 인근 호텔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선데요.
소피아는 사람의 질문에 대답하고 상황에 맞춰 얼굴 표정을 바꾸는 등 이전 로봇보다 꽤 '진화'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오드리 햅번의 표정을 본떠 만든 표정은 총 62가지나 지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머리카락은 왜 없지?
그런데 소피아는 머리카락이 없습니다. 간혹 상황에 맞춰 쓰는 경우도 있지만 예외일 뿐 평소에는 머리카락을 씌우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개발사인 핸슨 로보틱스는 "가발까지 쓰면 인간과 너무 똑같아 구별하기 힘들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소피아가 '불쾌한 골짜기'를 비껴가기 위해 불가피하게 가발을 쓰지 않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많이 닮으면 혐오, 완전 같으면 친근
불쾌한 골짜기가 뭘까요? 경희사이버대학교 민경배 교수는 그의 책 <SF영화와 로봇 사회학: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에서 불쾌한 골짜기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로봇이 인간의 모습을 닮을수록 사람들이 로봇에 갖는 호감도가 올라가지만 갑자기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 어느 수준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자세히 정리해보죠.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과 거의 똑같게 재현된 것, 이를테면 인간을 닮은 로봇에서 느껴 지는 묘한 섬뜩함을 일컬어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라고 합니다. 왜 골짜기라는 이름이 붙었냐고요? 처음엔 그 대상이 인간과 닮을수록 친근감이 느껴집니다. 이를 그래프로 표현하면 아래 초반부와 같은데요.
친근감이 x축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상승하죠? 그러다가 어느 수준 이상을 닮게 되면 친근감이 마치 골짜기로 추락하듯 혐오감으로 바뀝니다. 이 때문에 인간을 지나치게 닮아 혐오스럽다는 불쾌한 골짜기가 그려지죠.
이 때문에 소피아도 인간과 너무 똑같지 않게 만들어 불쾌한 골짜기를 피해가려고 헤어스타일을 '시원하게' 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데요. 해당 업체 관계자는 "AI 회로가 작동하면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냉각 차원에서 머리카락을 덮어놓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슈퍼 인텔리전스'가 롤모델이라고 밝힌 소피아. 앞으로 소피아의 행보를 응원하면서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