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도 매료된 '수비학' 뭘까?
뉴턴도 매료된 '수비학' 뭘까?
  • 강지희
  • 승인 2018.04.05 10:41
  • 조회수 209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오컬트 출처 : RebelsMarket
우리가 생각하는 오컬트 이미지? 출처: RebelsMarket

오컬트(Occult)는 물질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하고 초자연적 현상, 또는 그에 대한 지식을 뜻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컬트' 하면 심령이나 흑마법과 같은 음모론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출처 : Wikipedia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출처: Wikipedia

하지만 대중의 생각과 달리 오컬트는 예로부터 많은 수학자와 철학자들이 과학과 함께 세상을 합리적으로 보기 위해 사용한 수단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고대와 중세의 과학자 또는 철학자들은 과학뿐만 아니라 오컬트 연구에도 매진하는 경우가 많았죠.

 

오컬트는 종류가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 숫자를 다루는 오컬트를 '수비학(numerology)'이라고 합니다. 브누아 라토의 책 <수란 무엇인가?>에 따르면, 과거 인류는 숫자가 마법적 힘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이 강했다고 합니다. 수비학은 지금도 생년월일 등으로 운명을 예측하는 점술에 잔재가 남아있는데요. 수비학, 도대체 어떤 학문일까요?

 

수비학의 대표적인 이론

 

그림으로 나타낸 황금비 출처 : Wikipedia
그림으로 나타낸 황금비. 출처: Wikipedia

수비학을 통해 발견한 대표적 이론 중 하나가 바로 ‘황금비(Aurea sectio)’였습니다. 황금비는 어떤 두 수의 비율이 그 합과 두 수 중 큰 수의 비율과 같도록 하는 비율을 말하죠. 김태화의 책 <수학 논리, 그 무한한 힘>에 따르면, 황금비는 가장 조화롭고 아름다운 비율이라는 뜻으로 전해진다고 하는데요. 고대부터 황금비는 기하학의 한 패턴으로 자연, 과학, 인체, 예술 등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발견됐다고 합니다.

 

황금비의 대표적인 예 밀로의 비너스 출처 : pinterest
황금비의 대표적인 예 '비너스' 출처: pinterest

과학자와 수학자도 황금비에 관심이 컸다고 합니다. 유클리드는 ‘극단과 중간의 비’라고 했으며, 요하네스 케플러는 ‘신성한 분할’이라고 불렀을 정도라고 하는군요. 케플러는 더 나아가서 기하학에서의 두 가지 큰 보물은 바로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황금비라고 말했습니다.

 

수비학에 매료됐던 과학자들

 

피타고라스 출처 : Totally History
수비학 좋아했던 피타고라스. 출처: Totally History

수비학은 과거 유명한 학자들을 매료시킨 학문이었다고 합니다. 대표적 인물이 수학자이자 철학자 피타고라스였습니다. 케이 라저키스트의 책 <피타고라스 수비학>에 따르면, 피타고라스는 수비학의 아버지라고 불렸다는군요.

 

피타고라스는 자연은 일련의 수적인 관계이기에 신성한 자연법칙은 정의될 수 있으며, 정확하고, 모든 것은 수로 계산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이름과 수에 대한 과학'을 발전시켰다고 합니다.

 

구자현의 책 <음악과 과학의 길>에 따르면, 피타고라스가 세운 고대 그리스 시대의 아카데미 피타고라스 학파는 이런 수비학적 신념을 바탕으로 수학을 깊이 있게 연구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피타고라스 정리를 발견하기도 하였죠.

 

하지만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인해 피타고라스 학파는 무리수라는 모순을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수비학을 바탕으로 만물이 수로 이루어져 있고 자연수를 유일한 수로 믿었던 피타고라스 학파는 결국 무리수라는 이론을 비밀에 부쳤다고 하는군요.

 

피타고라스 학파의 수비학은 음악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들은 음악의 근본적 원리가 수학과 관계되어 있다고 믿었으며, 음악에서 나오는 수적 질서를 ‘하르모니아(Harmonia)'라고 불렀습니다.

 

피타고라스의 하르모니아 비율 출처 : Kepler's Discovery
피타고라스의 하르모니아 비율. 출처: Kepler's Discovery

피타고라스는 하르모니아가 4보다 작은 자연수의 비에 의해 표현된다는 주장을 했는데요. 동종이라는 악기의 두 현의 길이의 비가 1:1, 1:2, 1:3, 2:3, 3:4 등과 같이 표현될 때 두 현의 소리가 조화를 이루고 이보다 큰 수의 비를 이룰 때 두 현의 소리는 불협화음을 일으킨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타고라스가 만든 피타고라스 음계는 지금은 오류가 있다고 하지만, 음악을 다루는 학문 중 하나인 ‘화성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아이작 뉴턴 출처 : La Repubblica
아이작 뉴턴. 출처: La Repubblica

I. B. 코언의 책 <수의 승리>에 따르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진 과학자 아이작 뉴턴도 수비학에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뉴턴은 수메르, 고대 이집트 등에서 널리 쓰이고 성경에도 나온 단위인 큐빗(Cubit)이 실제 얼마 정도 크기였는지 알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또한, 뉴턴은 솔로몬 성전의 크기와 구조를 계산한 내용으로 책 3권을 쓰기도 했다고 합니다. 뉴턴의 전기학자인 R. S. 웨스트폴은 솔로몬 성전의 크기와 규모에 관한 수적 연구는 뉴턴의 헤브라이어 연구와도 관련이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하는군요.

 

수비학의 잔재

 

666과 함께 화제가 된 영화 '오멘' 출처 : 네이버 영화
666과 함께 화제가 된 영화 '오멘' 출처: 네이버 영화

수비학은 지금은 사라진 학문이지만, 현대에도 여러 방면의 잔재로 남아있습니다. 수비학이 적용된 대표적인 예가 바로 행운을 부르는 숫자 7, 죽음을 부르는 숫자 4, 그리고 성경의 요한 묵시록에 나온 숫자 666입니다.

 

존 앨런 파울로스의 책 <숫자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우아한 생존 매뉴얼>에 따르면 기독교 신비주의자들은 사도 요한이 묵시록에서 적은 666의 비밀을 해독하는데 많은 힘을 쏟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666은 수많은 음모론을 만들고 있죠.

 

출처 : Quora
출처: Quora

수비학은 현재 사이비 과학 중 하나로 불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연금술로 인해 화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듯, 수학도 수비학을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의의가 있을 지도 모릅니다.

 

<외부 필진 콘텐츠는 이웃집과학자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웃집 필진 강지희(jihee0478@naver.com)

경희대학교 원예생명공학과·생물학과 4학년

이웃집대학생 1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