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목 매기' '진드기 키우기' '관종 과학자' 천태만상
'자기 목 매기' '진드기 키우기' '관종 과학자' 천태만상
  • 이상진
  • 승인 2019.02.10 08:00
  • 조회수 13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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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람들, 그 가운데 괴짜! 출처: pixabay

사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살아갑니다. 대부분은 '보통'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습니다. 대중의 상식과 지식, 창의력이 비슷한 까닭일 텐데요. 하지만 보통 사람들에 비해 지식이나 창의력 부분에서 뛰어난 사람들은 종종 괴짜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는 합니다.

 

대표적으로 20번 가까이 자신의 목을 매는 실험을 한 과학자가 있습니다. 그는 교수형을 당할 때 인체에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관찰하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실험 중이라는군요. 출처: weirdexperiments

이런 괴짜 실험을 한 주인공은 1905년 해당 실험을 한 니콜라스 미노비치라는 루마니아 과학자입니다. 미노비치는 교수형과 인체의 반응에 대해 거의 광적으로 집착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실험대상이 된다고 감히 나서지 못하는 상황. 그는 기꺼이 자신의 연구를 위한 제물이 되고자 했죠.

 

미노비치의 연구 기록에 따르면 그는 천장에 줄을 매달고 올가미를 달았습니다. 그리곤 목을 맸죠. 곧 그의 얼굴은 좀비처럼 변하고 시야가 흐려졌는데요. 이런 실험을 6~7회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고통이 2주나 갔다고 하는군요. 미노비치 교수는 자신의 실험 내용을 <Etude sur la pendaison, (haning on haning)>라는 책으로 펴냅니다.

 

진드기를 자신의 귀에 넣고 실험한 수의사도 있죠. 영국의 일간지인 <가디언>에 따르면 수의사이자 마라톤 선수이고, 14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인 로페즈는 어느날 귀진드기로 고생하는 고양이를 치료하게 됩니다. 문제는 고양이의 주인도 같은 증상으로 고통받았다는 건데요. '왜 주인과 고양이가 같은 병세를 보일까?'하는 의문을 풀기 어려웠던 로페즈는 스스로 자신의 귀에 진드기를 넣고 실험을 진행합니다. 

 

진드기 연구의 공로로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로페즈 박사. 출처: 이그노벨상공식홈페이지

로페즈는 6주 동안이나 자신의 귀에 진드기를 키웁니다. 진드기는 로페즈의 귓속을 물고 할퀴며 온갖 염증을 일으켰죠. 3주가 지나자 그는 청력이 사라졌다고 하네요. 연구의 공로로 이그노벨상을 받았으니, 위안이라 해야 할까요?

 

메뚜기에 푹 빠진 이른바 '관종 스타일 과학자'도 눈에 띕니다. <메뚜기를 잡으로 아프리카로>의 저자 마에노 울드 코타로 박사입니다. 그는 특이하게도 메뚜기떼를 연구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간 일본인입니다. 

 

연구를 위해 기꺼이 괴짜가 되는 고타로 박사. 출처: '메뚜기를 잡으러 아프리카로'

고타로는 메뚜기떼를 연구하고자 무작정 메뚜기떼 피해가 극심한 아프리카에 가기로 결심합니다. 아프리카에서는 많게는 100억마리에 이르는 메뚜기떼가 30~100km를 이동하며 작물에 피해를 입힙니다. 

 

고타로는 어릴 때 파브르에 대해 소개하는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곤충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하는데요. 그 뒤 그는 일본에서 대학에 진학해 곤충학을 전공하고 사막메뚜기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아프리카 모리나티로 향합니다.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아직 멋진 논문을 쓰지 못한 고타로는 아프리카에서 비정규직 박사의 설움을 듬뿍 받습니다. 연구비와 생활비 걱정은 예삿일이고, 메뚜기를 쫓다가 지뢰밭을 밟을 위험에 처하기도 했는데요. 전갈에 물리기는 일은 예사라고 합니다. 심지어 메뚜기떼를 연구하고자 찾은 모리나티에 전례가 없을 정도의 극심한 가뭄이 들어 메뚜기가 씨가 말라 허탕치기도 했죠. 그는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 절실한 지원이 필요했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메뚜기떼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연구비 지원이 없어 불쌍한 고타로 박사. 출처: '메뚜기를 잡으러 아프리카로' 

결국 고타로는 연구비를 지원받기 위해 스스로 대중 앞에 나서는 관종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에세이도 쓰고 아프리카 전통 의상을 입고 방송에 출현해 메뚜기에 대해 알리기도 하는 등 백방 뛰어다니죠. 현재도 그는 비정규직박사지만, 자신과 자신의 연구가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품고 메뚜기를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메뚜기여 내게로 오라!
메뚜기 혹은 정규직이여 내게로 오라! 출처: '메뚜기를 잡으러 아프리카로'

메뚜기떼 문제에 대한 집요한 열정과 자부심이 엿보이는 고타로 박사인데요. 그는 현재 '기간제 연구원'이지만 5년 안에 어떻게든 성과를 올리면 종신고용이 약속된 '무정년'이 돼 정식으로 곤충학자로 불릴 수 있습니다. 과연 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참고자료##

 

마에노 울드 고타로, <메뚜기를 잡으러 아프리카로>, 김소연, 서울:해나무,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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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2-10 21:23:09
자기 몸은 자기가 부여받은 한 마음껏 쓸수 있으니.. 이해는 해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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