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의 림프절 전이, '지방산이 핵심'
암세포의 림프절 전이, '지방산이 핵심'
  • 이상진
  • 승인 2019.02.18 06:55
  • 조회수 2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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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 연구팀이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하기 위해 지방산을 핵심 연료로 활용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습니다.
 

암세포의 림프절 전이 과정 모식도.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진은 흑색종(피부암)과 유방암 모델 생쥐를 이용해 림프절에 도달한 암세포가 지방산을 에너지로 삼아 주변 환경에 적응하고 대사(metabolism)를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요. 이번 연구는 폐나 간 등 장기로의 전이에 집중하던 기존의 암 연구와는 다른 접근법으로, 면역 기관인 림프절에 도달한 암세포의 생존 전략을 규명해 향후 암 연구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림프절 전이의 단계 및 지방산 산화 억제제에 의한 림프절 전이 억제 효과.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암의 림프절 전이 정도는 암 환자의 생존율을 예측하고,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하지만 암의 림프절 전이 과정과 기전 등 암세포가 어떻게 각종 면역세포가 있는 림프절에서 생존하는지는 지금까지 거의 밝혀지지 않았죠. 기존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암세포는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쓴다는 게 정설이었으나 연구진은 RNA 분석과 동물 실험을 통해 림프절에 도달한 암세포가 '지방산'을 주 에너지원으로 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더 이상 태울 연료가 없어진 암세포는 전이가 억제됐습니다. 출처: pixabay

연구진은 흑색종과 유방암 모델 생쥐에 지방산 대사를 억제하는 약물을 주입하자 림프절 전이가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는데요. 이는 암세포가 더 이상 연료를 태울 수 없어 전이가 진행되지 않는 셈입니다. 특히 림프절에 도달해 자라는 암세포에서 YAP 전사인자가 활성화되어 있음을 발견해 YAP 전사인자가 암세포의 지방산 산화를 조절하는 인자임을 확인했어요. 이에 따라, 암세포 내 YAP 전사인자의 발현을 억제하자 암의 림프절 전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관찰했습니다.

 

고규영 단장은 "이번 연구는 암 전이의 첫 관문인 림프절에서 암세포가 대사를 변화시켜 지방산을 주 에너지원으로 쓴다는 현상과 그 기전을 처음으로 밝혔다"며 "추후 림프절 전이를 표적으로 삼는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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