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잔틴 제국 쇠퇴 이유, 쓰레기서 찾았다
비잔틴 제국 쇠퇴 이유, 쓰레기서 찾았다
  • 이상진
  • 승인 2019.04.01 06:25
  • 조회수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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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자들이 쓰레기 더미를 뒤져 비잔틴 제국이 레반트(Levant) 지역에 대한 패권을 상실한 이유를 밝혀냈다고 합니다. 비잔틴 제국은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의 사망 이후 동·서로 분열된 중세 로마제국 중 동(東)로마 제국을 가리킵니다.

 

비잔틴 제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설이 있지만 역사학계는 비잔틴 제국이 보통 기원 전 330년에 건국돼, 기원 후 1453년까지 존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비잔틴 제국은 그리스부터 이탈리아, 발칸반도, 아시아, 북아프리카, 레반트 등의 지역을 다스렸는데요. 비잔틴 제국의 땅 가운데 동부 지중해 연안의 땅인 레반트 지역은 7세기에 이슬람 세력의 침략으로 영향력을 잃었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레반트 지역은 고대로부터 동방과 서방을 잇는 중요한 무역 거점이었는데요. 오늘날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정도가 이 지역에 해당합니다.
 

쓰레기 더미가 비잔틴제국의 몰락 원인을 밝혔습니다. 출처:fotolia
쓰레기 더미가 레반트 지역에 대한 헤게모니 이동의 원인을 밝혀냈습니다. 출처: fotolia

그런데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비잔틴 제국이 레반트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잃은 이유가 이슬람 세력 때문이 아니라 자연재해가 원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해당 연구 결과는 <PNAS>에 발표됐습니다.



이스라엘 하이파대학 고고학연구소와 텔아비브대학 고고학과 등 공동 연구팀은 비잔틴 제국이 지배했던 고대 레반트 지역에 속한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도시 엘루사(Elusa)의 쓰레기 더미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7세기 이슬람 세력의 침입이 있기 1세기 전인 6세기에 이미 비잔틴 제국이 해당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잃기 시작했다는 증거가 나왔는데요.
 

연구대상 고대도시 엘루사의 위치. (자료=구글지도 활용)
레반트 지역에 속한 고대도시 엘루사의 위치. 출처: Google 지도 활용

엘루사는 비잔틴 제국 시절 레반트 지역에서 융성했던 대표적인 도시 가운데 하나입니다. 엘루사의 행정 중심지와 농장 등에는 체육관과 극장, 공중목욕탕, 교회 같은 공공 장소가 있었습니다. 과거 엘루사의 사람들이 꽤 높은 수준의 문명 사회를 이룩해 살았다는 점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유적인데요. 

 

하지만 연구팀은 이슬람 세력이 들어오기 1세기 전부터 이미 엘루사 곳곳에 대량의 쓰레기 더미가 방치된 흔적을 발견했다고 해요. 연구에 따르면 도자기와 조각부터 바다 건너 나일강에서 수입된 고급 사치품들도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됐습니다.

 

기후 변화가 레반트에 대한 지배권 잃게 해

 

고고학자들은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해당 쓰레기 더미가 6세기 중반쯤부터 도시에 방치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해당 시기는 소빙하기에 속합니다.
 

비잔틴제국은 기후변화와 전염병으로 쇠퇴했습니다. 출처:fotolia
비잔틴 제국은 기후 변화와 전염병으로 레반트 지역의 지배권을 상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fotolia

536년에는 아이슬란드에서 재앙적인 수준의 화산 폭발이 일어나 연평균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11월 하버드대학 등 공동 연구팀이 <앤티쿼티>에 발표된 연구를 보면 스위스에서 채취된 빙하 코어 분석해보니 코어에 산소·수소·온실기체·화산재·금속원소·먼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공동 연구진은 이 속에 담긴 화산암 입자가 영국 서북쪽 아이슬란드에서 날아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요. 536년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연평균 기온이 1.5도에서 2.5도까지 떨어졌다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그 영향은 고구려에까지 영향을 끼치지도 했죠. <삼국사기>에 따르면 536~537년 고구려는 대기근으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541년에는 전염병이 돌기도 했습니다. '유스티니안 역병(Justinian Plague)'이라 불린 일종의 흑사병이었는데요. 590년까지 지속되면서 비잔틴 제국의 인구 절반이 목숨을 잃습니다. 화산 폭발과 유스티니안 역병 등으로 인류는 1억 명이 넘게 사망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레반트 지역이 6세기 중반에 기후변화와 전염병으로 쓰레기 더미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는 것을 나타낸다"며 "이는 7세기 이슬람 제국의 침입 전에 비잔틴 제국은 이미 레반트 지역에 대한 패권을 잃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Guy Bar-Oz et al, Ancient trash mounds unravel urban collapse a century before the end of Byzantine hegemony in the southern Levant, PNAS,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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