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염둥이 판다, 사실 '거친 녀석'
귀염둥이 판다, 사실 '거친 녀석'
  • 이상진
  • 승인 2019.04.22 20:10
  • 조회수 3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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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둥순둥 보동보동 귀염둥이 대왕판다. 출처:fotolia
순둥순둥 보동보동 귀염둥이 대왕판다. 출처: fotolia

판다는 대나무 잎만을 먹는 유순하고 어수룩한 동물이라는 이미지가 일반저입니다. 귀여운 외모와 앙증맞은 행동 덕에 남녀노소 동서고금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데요. 사실 판다는 고기맛을 잘 아는 잡식성에 거친 성관계를 즐기는 동물이라고 합니다.

 

'판다'라는 이름, 오해에서 비롯돼

 

판다의 존재가 과학계에 알려진 것은 19세기 후반이었습니다. 1869년 프랑스 선교사였던 아르망 다비드 신부가 중국 쓰촨 지방의 한 산간에서 현지 사냥꾼 집에서 차를 한 잔 얻어 마시다가 검고 흰 특이한 모피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이 곰에게 호기심이 동한 프랑스 선교사들은 그로부터 며칠 후 곰을 잡아옵니다. 바로 우리에게 판다로 알려진 동물이었죠. 현재 판다의 정확한 명칭은 대왕판다입니다. 하지만 판다라는 이름 자체가 사실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처음 대왕판다를 발견한 다비드 신부는 대왕판다의 이름을 '우르수스 멜라놀레우쿠스(검고 하얀 곰)'이라고 지었습니다. 다비드 신부는 우르수스 멜라놀레우쿠스를 프랑스 파리의 국립자연사박물관 관장이었던 알퐁스 밀네두아르스 신부에게 보내는데요.

곰과의 대왕판다(왼쪽) 너구리과의 레서판다(오른쪽). 출처:fotolia 활용
곰과의 대왕판다(왼쪽), 너구리과의 레서판다(오른쪽). 출처: fotolia 활용

다비드 신부가 보낸 동물을 본 멜네두아르스 신부는 우르수스 멜라놀레우쿠스가 곰의 일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멜네두아르스 신부는 너구리와의 일종으로 생각해 레서판다과(Ailuriddae)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에게 알려진 판다라는 이름이 붙었고 레서판다과 구별해 대왕판다라고 불리게 됩니다.

 

하지만 후에 분리생물학자들이 대왕판다의 미토콘드리아 DNA와 혈액단백질, 게놈 열기서열을 해독한 결과 대왕판다는 너구리과가 아니라 곰과라는 것이 분명해지죠. 그것도 약 2,000년 전에 큰곰 계통에서 파생된 곰이었어요. 대왕판다는 현재 생존하는 다른 모든 곰들의 조상격인 것이죠. 비록 오해에서 비롯된 이름이지만 현재까지도 대중에게는 판다 또는 대왕판다로 불리고 학명으로는 Ailuropoda melanoleuca로 명명됩니다.

 

'고기 맛' 아는 판다, 한나절에 40시간 짝짓기하기도

 

판다에 관한 우리의 가장 흔한 이미지는 댓잎을 먹으며 여유롭게 숲에 앉아있는 모습입니다. 또 판다는 짝짓기에 큰 관심이 없어 번식하기 어렵다는 편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판다에 고정관념은 모두 현대판 미신이라고 하는데요.

 

판다는 두 종류로 나뉘어 볼 수 있습니다. 동물원에 살면서 스타 대접을 받는 판다와 숲속에 사는 자연 상태의 판다 말이죠. 동물원에 사는 판다는 우리의 예상을 충족시키는 모습입니다. 대게 느릿느릿 나뭇잎을 먹고 짝짓기가 어려워 멸종을 걱정해야 할 판인 이미지와 다르지 않죠.

 

하지만 사실 판다는 다른 곰들과 마찬가지로 잡식성입니다. 자연상태의 판다도 대나무 잎을 먹긴 하지만 그건 본래 자신이 거주했던 중국의 숲에 댓잎이 풍부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판다와 마찬가지로 다른 곰들도 거주지에 따라 먹이를 가려먹습니다. 

 

예를 들어 느림보곰은 흰개미만 먹는데요. 흰개미를 혀로 잘 흡입하기 위해 앞니가 퇴화하기도 했죠. 또 북극곰도 흔한 먹이인 고리무늬물범을 주로 먹습니다. 때문에 판다도 댓잎이 주변에 흔한 까닭에 먹는 것이지 다른 먹이를 못 먹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야생상태의 판다를 생포해 연구하기 함정을 놓을 때 염소고기를 미끼로 사용하는데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또 관찰 결과 판다는 죽은 사슴고기로 끼니를 해결하기도 한다고 하니 판다가 댓잎만 먹는 동물이 아닌 것은 확실하죠.

 

왕성한 짝짓기

 

판다가 짝짓기에 소극적이라는 편견도 정확한 것은 아닌데요. 이런 편견에는 판다의 성별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과 특정 동물들은 동물원의 제한된 환경에서 짝짓기를 하기 어렵다는 두 가지 점이 작용했습니다. 

동물원이라는 제한된 환경에서 판다를 짝 맺어주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출처:fotolia
동물원이라는 제한된 환경에서 판다의 짝을 찾는 일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출처: fotolia

미국과 러시아 등지에서 초기에 판다를 동물원에 데려와 번식시키려고 했을 때 암컷과 수컷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해 같은 성별의 판다를 서로 맺어주려고 했다고 해요. 

 

20세기 초반 미국의 시카고동물원은 판다 메이메이와 메이란을 짝지어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들은 결국 좌절하게 되는데요. 그 이유는 메이메이와 메이란이 모두 수컷이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미국 뉴욕 브롱크스동물원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판다를 짝 맺어 주는 데 실패하죠. 브롱크스동물원은 암컷 두 마리를 수컷 한 마리와 암컷 한 마리로 착각했습니다.

 

이들 동물원이 판다의 성별을 정확히 구별하지 못한 배경에는 판다 수컷이 판다 암컷의 생식기와 구분하기 어려운 형태의 음경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판다 수컷과 판다 암컷을 정확히 맺어주었을 때도 판다들은 짝짓기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요. 이는 일부 동물들이 동물원이라는 환경에서 짝짓기를 하지 않는 특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야생동물을 사육장에서 번식시키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동물들이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흰코뿔소는 사육 상태에서는 번식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코뿔소는 무리동물인 까닭에 수컷이 발기하기 위해서는 다른 수많은 암컷들과의 탐색 과정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동물원의 사육장은 이런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죠. 판다의 경우에도 이와 유사한데요. 다만 판다는 암컷이 여러 마리의 수컷 가운데 하나를 선택합니다.

 

야생 판다 암컷은 높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 소리를 지릅니다. 그러면 여러 수컷 판다들이 암컷이 올라간 나무 밑으로 몰려들어 나무에 소변을 보기 시작합니다. 서로 오줌 줄기를 통해 모종의 힘을 겨루는 과정입니다. 나무의 가장 높은 곳에 오줌을 남긴 수컷이 승자가 되죠. 수컷들은 조금이라도 더 높은 곳에 오줌을 누기 위해 스쿼트 자세를 취하기도 하고 한 쪽 발을 들어올리기도 하고 심지어 물구나무를 서기도 합니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승리한 수컷 판다는 오후 한나절에만 암컷과 40번이 넘는 교미를 하죠. 야생 판다의 교미과정은 상당히 거칩니다. 물어뜯고 교성을 지르는 저돌적인 행위가 수반됩니다. 또 수컷 판다의 정액은 인간의 10~100배가 넘는 정충을 포함하고 있죠. 

또 판다는 유순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동물원에서 판다가 사람을 공격한 여러 사례들이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중국 청두시의 판다 번식센터에서 아기 판다와 놀던 한 관광객이 아기 판다로부터 공격을 당했습니다. 해당 사고 몇 개월 전 같은 번식센터에서는 관광객이 판다에게 물어뜯겨 엄지손가락이 절단되기로 했죠. 

 

중국 베이징동물원에서는 술에 취해 판다 우리로 떨어졌던 남자가 '구구'라는 이름의 판다에게 물러 다리를 잃은 사례도 있습니다. 판다의 무는 힘은 육식동물 가운데 5위를 차지하는데요. 이는 사자와 재규어 사이에 자리합니다.


##참고자료##

 

  • 루시 쿡, <오해의 동물원>, 조은영, 곰출판, 2018.
  • jaadkins2006, Panda Attacks Tourist, Youtube,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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